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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부끄런 정치’에 당부한다

정치가 부끄럽다.” 몇해전 한 초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 말이다.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꿈꿨지만 쉽지 않았다”며 불출마하겠다는 의원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부끄러운 정치가 안 되도록 국민은 두 눈을 부릅떠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의원의 말을 글로 옮기며 ‘부끄러운 정치’를 ‘부끄런 정치’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두 의원이 우리 정치의 ‘부끄런 속살’에 절망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와 같이 표기해선 안 된다. ‘부끄런’은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부끄럽다’는 ㅂ불규칙활용을 하는 형용사다. 어간의 끝소리인 ㅂ이 ‘아’나 ‘아’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선 ‘오’로, ‘어’나 ‘어’로 시작되는 어미와 매개모음을 요구하는 어미 앞에선 ‘우’로 변한다. ‘부끄럽-+-어’는 ‘부끄러워’로, ‘부끄럽-+-으니’는 ‘부끄러우니’로, ‘부끄럽-+-은’은 ‘부끄러운’으로 바뀐다.   이때 ‘부끄러운’을 ‘부끄런’으로 줄여 쓸 수 없다. 어간의 끝소리인 ㅂ이 ‘오/우’로 바뀌는 과정에서 이들 모음이 줄거나 탈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활용형인 ‘부끄러우니’를 ‘부끄러니’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ㅂ불규칙용언인 ‘가깝다’ ‘쉽다’를 활용한 ‘가까운’ ‘쉬운’을 ‘가깐’ ‘쉰’으로 줄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사랑스런 강아지” “갑작스런 이별” “걱정스런 표정”처럼 쓰면 안 된다. 우리 맞춤법에선 ㅂ이 바뀐 ‘오/우’가 그 앞의 모음과 어울리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러운’을 ‘-런’으로 표기할 수 없다. ‘사랑스러운’ ‘갑작스러운’ ‘걱정스러운’으로 고쳐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정치 당부 우리 정치 우리 맞춤법 초선 의원

2025.05.12. 18:57

[정책리부트] 교황이 가르쳐준 정치의 목표

부활절 다음날, 세상은 ‘국민 교황’으로 여겨졌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작별을 고했다.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었던 그는 사제가 되면서 청빈의 삶을 서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가 그러했듯이, 모든 사람에게 겸손한 종복으로서의 여정을 시작했고 마무리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혼돈과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 가치를 기억하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그의 삶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도자가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세상에 가르쳤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공식 발표하며, 전 세계에 걸친 애도의 물결을 전했다. LA의 로저 마호니 추기경은 최근 로마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기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거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오늘 칼럼에서는 마호니 추기경의 말씀을 빌리고자 한다. “성 요한 23세 교황께서 ‘교회의 창문을 열어 성령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라’고 하셨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에 ‘모든 사람이 들어오도록 문을 열고 세상의 먼 곳까지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라’고 독려하셨다.”     이는 교황이 재임 기간 중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세상 속으로 다가가고자 했던 노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은 이사야 61장 1~4절에 기록된 것처럼 “고통받는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마음 상한 자들에겐 치유를, 포로 된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기 위해” 예수가 왔다는 현실에 집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 신념을 묘사한 많은 뉴스 보도와 기사를 접했다. 그의 삶은 종종 가난하고 세상에 보이지 않으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그는 과거 다른 교황들이 방문하지 않았던,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던 세계의 여러 곳을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도 이민자였으며, 전 세계의 이주민과 이민자들을 박해하는 대신 포용하도록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한 장벽이 아닌 다리를 건설해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 것을 호소해왔다.   특히 그는 2015년 미국 의회 합동 연설에서 정치 지도자들에게 그들의 기본적인 소명을 상기시켰다. 당시 교황은 모든 의원들이 “동료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보존하는 일에 부름받았으며, 이는 공동선을 위한 지칠 줄 모르는 고된 추구이자 모든 정치의 주요 목표”라고 강조하며,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역설한 바 있다. 그의 말은 아주 단순하지만 정치인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과제들이었다.   그는 마지막 길도 민중 속으로 가길 원했다. 대부분 전임 교황이 묻힌 성베드로 대성당 지하 묘지 대신 평소 즐겨 찾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장지로 택했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묻히는 건 1903년 로마 라테라노 대성당에 안치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운구 행렬의 종착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앞에서는 난민과 수감자 등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 40여 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생전 교황의 유언에 따라 교황청 특별 초청으로 참석했다.   그의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찰스 3세 국왕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50명의 국가 원수와 10명의 군주들이 참석했다. 그날 이들에게 어떤 생각들이 스쳐 갔을지 궁금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가르친 교훈, 그리고 서민들에 대한 그의 연민과 사랑이 정치인들의 마음속으로 옮겨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부디 평안히 잠드시기를, 프란치스코 교황님.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당신이 하신 모든 일에 감사 드린다. 석명수 / 정치 컨설턴트·LA메트로 위원정책리부트 교황 정치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특별 생전 교황

2025.05.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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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문화와 정치 그리고 종교

어떤 말은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지만 정확한 의미를 모르거나 오해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 것이 삶을 제대로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다루고자 하는 낱말은 우리말에서 매우 중요한 어휘입니다. 아니, 인간의 언어와 삶에서 매우 중요한 어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문화와 정치 그리고 종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문화 없는 하루하루는 상상하기 어렵죠. 정치가 없다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종교가 우리에게 주는 위안과 마음의 평화는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가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라는 말이나 정치, 종교라는 말을 잘 이해하고 있을까요?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의미를 깊게 들여다보지 않는 듯합니다.     말의 원래 의미와 사용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문화와 정치, 그리고 종교라는 말은 결국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문화(文化)의 방향은 글이고, 정치(政治)의 방향은 올바름이고, 종교(宗敎)의 방향은 높음입니다. 한자로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각각 다른 방향이 아닙니다. 같은 방향을 달라 표현하고 있을 뿐입니다. 문자로 보면 글로 하는 게 문화고, 바르게 다스리는 게 정치이고, 가장 높은 가르침이 종교입니다.      문화는 근본적으로 동물과 달라진 것을 말합니다. 자연 상태에서 벗어난 겁니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Culture’가 ‘재배, 경작’과 ‘교양’의 의미도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에서 벗어난 가장 중요한 증거는 ‘말’입니다. 인간은 말로 서로 소통합니다. 그야말로 말을 하며 울고 웃습니다. 강하게 말하자면 말이 곧 인간입니다. 그런데 말을 한다는 것은 폭력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줍니다. 싸우는 것이 아니라 말로 하는 겁니다. 문화는 주먹으로 해결하는 폭력이 아닙니다. 폭력을 부추기는 문화, 싸움으로 가득한 화면이 떠오릅니다.    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두 번 놀랐습니다. 하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고 알았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잘못 알고 인생을 보내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정치적이 좋은 의미라는 점입니다. 하도 우리말 표현에서 정치적이라는 말이 부정적이어서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정치적’이라는 표현은 최고의 찬사입니다. 폭력이 아닌 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인간이 가지는 겁니다. 폭력을 벗어나야 비로소 정치가 시작됩니다. 야유가 아닌 설득이 정치의 기본입니다. 멋진 수사학과 연설의 기법이 정치의 묘미인 셈입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우리 정치가 가슴을 답답하게 하네요. 소리 지르고, 야유하고, 비꼬는 낮은 수준의 언어 구사력입니다.    종교는 사실 좀 어려운 영역입니다. 분명 가르침을 좇아야 하는데 의외로 믿음이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믿음이 시각을 좁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믿음은 이단이 되고, 사이비가 됩니다. 다른 종교의 책은 읽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심하게는 버리거나 불태우거나 금서로 만들기도 합니다.     종교를 믿는 사람이 서로의 믿음에 대한 존중이 없습니다. 참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종교에서 가장 멀리 해야 할 것은 폭력과 폭언, 악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종교를 떠올리면 폭언과 악담의 장면이 떠오릅니다. 우리 종교 현실이 또 떠오르네요.      문화와 정치, 종교가 향하는 곳은 평화입니다. 원래 이 세 어휘는 모두 평화를 향하고 조화를 향합니다. 싸우지 않아야 하고 서로를 존중하여야 합니다.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폭력을 조장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폭력의 언어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설득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종교는 평화입니다. 종교는 사랑입니다. 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말대로 살아가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문화 정치 정치 종교가 종교가 우리 우리 정치

2025.05.04. 17:40

[종교와 트렌드] 정치적 이념으로 본질 잃은 기독교

최근 미주 지역에서도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았다.   한국에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연말연초에 나라가 분열된 가운데, 한인 사회에서도 이런 불씨가 타오르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 이러다 한인 사회에서도 한국처럼 한국 대통령의 탄핵 찬반 맞불 집회들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한국의 계엄 뉴스와 탄핵 뉴스를 보면서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서 미국인들에게 얼굴이 뜨거운 창피한 일들이라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에는 현재 각종 무당과 주술이 판치는 상황에서 기독교 단체들까지 가세하면서 보수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극우 기독교 단체의 전광훈 목사가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면서, 기독교의 안 좋은 모습들을 비추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가 전광훈 같은 사람들의 행동을 묵인하고, 본인들 또한 자기 사리사욕을 챙기는 집단이 되면서 주술과 미신의 집단과 기복 신앙의 교회가 암묵적인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주 한인 교회들도 일부 목사님들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강단에서 설교나 기도 등을 하면서 실망하는 교인들이 많다. 기독교인이 자기의 견해에 따라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교회 단상에서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한쪽에 치우쳐서 나라를 걱정하는 것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교인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진리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상식과 합리적 사고도 없고,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우기면 진리다. 예수님의 귀한 가르침은 사라지고, 당장 나의 안위와 내 가족, 내 교회, 내 밥그릇만 안전하면 남은 어떻게 되었든 상관없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의 본질인 사랑과 포용은 어디 갔는지 없고, 혐오와 독선이 판치는 세대다.   요즘 제일 돈 버는 사람들이 유튜버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시청자 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사람들을 현혹하고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제는 가짜 뉴스인지 알면서도 그냥 믿고 싶은 대로 보기 때문에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요즘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세계는 더욱 퇴보하는 것 같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NS나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인해 이제는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사리분별이 어려워진다.   보수와 진보는 필요하고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순수한 정신보다는 보수와 진보가 종교화되어 극우, 극좌로 나뉘어 그냥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한국 사람들이 원래 샤머니즘 민족이다 보니 정치든, 어느 종교든 궁합이 잘 맞는다.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다”라고 성경 로마서에 얘기하듯이, 세상의 존경을 받지는 못해도 욕먹는 집단이 되지 않기를 꿈꾼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기독교 정치 기독교 단체들 극우 기독교 정치적 견해

2025.01.13. 17:49

추수감사절 정치 얘기, 가족 불화 우려 커졌다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정치적 견해가 달라 가족 간 불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끼리 정치 이야기를 할 때는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공영방송 NPR, LA데일리뉴스 등은 지난 5일 선거 결과를 놓고 가족 간에도 정치 성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진영이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감정의 골도 깊어진 양상이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은 ‘미국 가정이 정치적으로 갈라졌다(politically divided family)’고 진단했다.   실제 폴리티코는 일리노이주 센트랠리아의 테드(59)와 프레드(63) 존슨 형제 사례를 전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정치적 분열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테드 존슨은 “형과 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이슈를 놓고 의견이 달랐다”며 형제끼리 지난 몇 년 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테드와 프레드는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후보 지지 여부를 놓고 대립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뉴욕대학교 심리학 전문가인 존 조스트는 “정치적 불일치로 대화가 경직되면서 가족 간 유대가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NPR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가족이 모일 때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긴장을 완화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NPR은 최근 몇 년 동안 선거 캠페인이 계속되면서 미국인의 정치적 대립이 깊어졌다며, 추수감사절 기간 정치 이야기를 할 때는 ▶반대하는 견해에 즉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감정이 고조될 때는 심호흡을 하고 ▶대화와 토론의 목적에 집중하고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한편 지난 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본선거에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커뮤니티가 공화당으로 부쩍 기운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시티(The City) 집계에 따르면, 뉴욕 한인 밀집지인 플러싱 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47.08%를 득표해 2020년(32.15%)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칼리지포인트(57.6%), 머레이힐(51.77%) 등에서도 트럼프 당선인 득표율이 50%를 훌쩍 넘어섰다. 한인들은 각종 범죄 증가, 서류미비자 증가, 물가 인상, 공립학교 성 정체성 교육 등을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지지 이유로 꼽았다. 김형재·김은별 기자추수감사절 정치 추수감사절 가족 가족 추수감사절 추수감사절 기간

2024.11.25. 20:21

대학 지원자 4분의 1, 정치적 성향 고려해 학교 선택

대학 지원자 4명 중 1명은 학교 선택 시 정치적 성향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컨설턴트 업체 ‘아트&사이언스 그룹’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28%의 학생들이 대학의 정치 성향, 법적 상황 등을 이유로 지원 시에 특정 학교를 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학생 3명 중 2명은 학교에 대한 검색을 시작할 때부터 정치 성향, LGBTQ·낙태 이슈 등을 고려해 특정 대학을 지원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이 진보적이라고 밝힌 응답자 4명 중 3명은 ‘낙태권과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학교는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보수 성향을 가진 응답자 3명 중 2명은 ‘성소수자에 지나치게 관대한 학교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주에 있는 학교 전체를 배제해버린 경우도 있었는데, 15% 넘는 응답자들이 정치 성향에 따라 제외시킨 주는 뉴욕·텍사스·캘리포니아·앨라배마·플로리다 등 5개주였다. 특히 보수 진영과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의 경우, 31%의 학생들이 정치 성향에 따라 이들 주의 대학에 모두 진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치 이슈에 대한 대학 측 태도에 대해 62%의 학생들은 ‘학교가 정치 이슈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지원자 정치 대학 지원자 정치적 성향 정치 성향

2024.10.16. 19:26

[문학으로 세상읽기] 정치는 지옥인가

한국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 정치권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말이 정말로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저에게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지옥’이라는 말입니다.   ‘좋은 지옥’이라는 말은 형용 모순입니다. 지옥이 어떻게 좋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하지만 백 년 전에 루쉰이 쓴 산문시 ‘잃어버린 좋은 지옥’을 보면 ‘좋은 지옥’이라는 말도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말을 통해서만 진실이 포착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의 화자 ‘나’는 지옥 근처에서 지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들려오는 지옥의 소리는 지옥답습니다. 그때 홀연 마귀가 나타납니다. 한때 지옥의 통치자였으나 이제 지옥을 인류에게 빼앗기고 도망쳐온 마귀가 “이제 다 끝났네, 이제 다 끝났어! 불쌍한 귀신들은 그 좋은 지옥을 잃어버렸어!”라고 비분강개하며 ‘나’에게 그 전말을 알려줍니다.   원래 지옥은 천신(天神)의 것이었습니다. 마귀가 천신과 싸워 이겨 빼앗았던 것이죠.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지옥의 통치는 해이해졌습니다. 그러자 칼의 숲은 빛을 잃었고, 끓는 기름도 식었고, 불구덩이도 미지근해졌고, 비록 작고 창백하지만, 만다라 꽃이 움텄습니다.   해이해진 지옥에서 귀신들이 깨어났습니다. 깨어난 귀신들은 갑자기 인간 세상을 기억해내고 지옥에 반대하는 절규를 터뜨렸습니다. 인류가 그 소리에 응해 일어났고, 마귀와 싸웠고, 싸워 이겼습니다. 최후의 승리는 인류의 것입니다.   이제 인류가 지옥을 통치합니다. 그런데 지옥의 상황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집니다. 인류는 마귀보다 더 무서운 통치자가 됩니다. 귀신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다스림을 받는 자일 뿐이며, 인류의 무서운 통치 아래 더욱 무력해지고 더욱 고통받습니다. 귀신들이 지옥에 반대하는 절규를 터뜨려도 이제는 소용이 없습니다. 인류의 반역자로 낙인찍혀 영원한 고통이라는 벌을 받고 칼의 숲 복판으로 쫓겨날 뿐입니다. 이러한 지옥의 현재 모습을 마귀는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만다라 꽃은 금세 시들었어. 기름은 똑같이 끓었고, 칼은 똑같이 날카로웠고, 불은 똑같이 뜨거웠고, 귀신들은 똑같이 신음했고, 똑같이 몸부림쳤고, 심지어 잃어버린 좋은 지옥을 기억할 겨를조차 없어졌어.”   마귀가 통치하던 과거의 지옥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지옥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여기에 이르게 되면 ‘좋은 지옥’이라는 형용 모순이 확실히 성립됩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천신을 청나라, 마귀를 베이징 군벌정부, 인류를 국민당 우파와 그들이 장악한 국민정부라고 보는 해석인데, 흥미롭기는 하지만 그럴듯하지는 않습니다. 루쉰이 이 작품을 쓴 때가 1925년 6월이었고, 국민당 우파의 쿠데타는 1927년 4월이었으니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해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루쉰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며 그 통찰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억지인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권력은 동일하며 단지 위치가 바뀔 뿐이라는 보편적 진실입니다. 청나라나 베이징 군벌정부나 국민정부나, 그 이후 지금까지의 여러 형태의 정부들도 모두, 나아가서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각종 정부도, 그 보편적 진실에 비추어 보면 다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루쉰의 이야기를 다시 곱씹어 봅시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통치자가 누구든 간에 피통치자는 언제나 귀신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지옥의 주민은 누구입니까? 귀신들입니다. 그렇다면 귀신들이 스스로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일까요? 자치(自治)는 불가능한가요? 왜 통치를 귀신들 자신이 아니라 천신이 하고 마귀가 하고 인류가 해야 하는 건가요?   귀신들이 자치하지 못하고 통치받는 자로서만 존재하는 한에는 다 똑같은 지옥이고, 통치 기술이 갈수록 더 발달하기 때문에 지옥은 오히려 점점 더 나빠질 것입니다.   자문해 봅시다. ‘나’는 귀신인가요, 인류인가요? ‘우리’가 사는 이곳을 지옥이라고 부른다면 지옥의 주민인 ‘우리’는 인류가 아니라 귀신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인류라고 믿었다면 그것은 큰 착각일 수 있습니다. 지옥의 귀신들에게 ‘잃어버린 좋은 지옥’이라는 말은 너무나 슬픈 말입니다. 성민엽 / 문학평론가문학으로 세상읽기 지옥 정치 해이해진 지옥 지옥 근처 한때 지옥

2024.09.02. 16:37

캠퍼스서 ‘정치적 또는 사회적’ 성명 금지

 텍사스 대학교(University of Texas/UT) 이사회는 최근 언론의 자유 정책을 개정해 텍사스대 시스템내 14개 대학 및 의료 관련 기관이 캠퍼스 운영과 관련 없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입장(political or social positions)을 취하는 것을 금지했다. 텍사스 트리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UT 이사회는 지난 22일 열린 회의에서, 이 대학 시스템의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성명에 “대학은 공식적인 자격으로 대학 커뮤니티의 일부 구성원에게 아무리 매력적일지라도 오늘날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거나 표명해서는 안된다”는 문구를 새로이 추가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 규정(policy)은 개별 교수, 직원 또는 학생의 언론의 자유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공식적인 대학 성명, 행사, 의식 및 출판물’에만 해당된다. 대외 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총장인 폴 콜리스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규정은 시카고 대학의 칼벤 보고서에서 제시된 원칙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1967년 대학의 정치적, 사회적 행동에서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로, 대학이 핵심 사명을 이행하고 모든 학생, 교수, 직원이 자신의 정치적 또는 사회적 견해를 가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관적 중립성’(institutional neutrality)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2022년 UT 시스템은 ‘시카고 성명’(Chicago Statement)의 버전을 채택한 바 있다. 이는 기관의 자유로운 언론에 대한 헌신을 확인하는 원칙을 모은 것이다. 이는 ‘공격적, 현명하지 못함, 부도덕함 또는 잘못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도 언론(표현의 자유)을 보호하고 불법적, 명예훼손적 또는 괴롭힘적 언론에 대한 제한을 요구한다. UT 시스템의 규정 변경은 거점(flagship) 대학인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충돌의 진지가 된 후 처음으로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하는 산하 대학에서 가을 학기 첫 주에 이루어졌다. 현재 중동지역의 갈등은 텍사스와 미전국의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와 이스라엘 지지 학생들이 시위와 격렬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자유로운 언론 규정을 시험했다. 학교 지도자들은 캠퍼스에서 지적 토론의 중재자와 촉진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0월 7일에 전쟁이 시작된 후, UT-오스틴 총장인 제이 하첼은 벌어지는 갈등과 관련해 대학 커뮤니티에 두 가지 성명을 발표했다. 첫 번째 메시지에서 그는 캠퍼스의 유대인 학생들을 위한 안전 조치를 설명했다. 두 번째에서 하첼은 대학이 캠퍼스 커뮤니티와 관련이 있거나 공공 안전 문제가 아닌 한 주요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반유대주의나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행동’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봄 학기 동안 UT-오스틴과 UT-달라스를 포함해 전쟁에 대한 대응으로 미전역 캠퍼스에서 긴장이 폭발했다. 4월에 수백명의 학생들이 UT-오스틴에서 수업을 중단했고 경찰이 해산 명령을 내린 후 57명이 체포됐다. 며칠 후 시위대가 캠퍼스에 장기적인 시위 진영을 구축하려한 후 약 80명이 더 체포됐다. 학생들이 캠퍼스에 진영을 세우고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과 관련이 있는 미국 기업에서 대학이 투자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 후 UT-달라스에서도 시위대가 체포됐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시스템과 와이오밍 대학을 비롯한 미국내 다른 대학들은 이전에 중립을 유지하기 위한 입장을 채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스탠포드 대학과 노스웨스턴 대학을 포함한 다른 대학들도 이에 가담했다. 하버드 대학은 5월에 교수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더 이상 정치적 성명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기관적 중립성’을 완전히 수용하지는 않았다.   손혜성 기자캠퍼스 정치 대학 성명 텍사스 대학교 정치적 사회적

2024.08.28.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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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복룡의 신 영웅전] 왕양명의 정치 비판

왕희지(王羲之)의 후손인 왕수인(王守仁·1472~1528)은 저장(浙江)성 콰이지(會稽) 출신으로 호가 양명(陽明)이다. 17세에 장가가는 날 어느 고명한 선생을 만나 학문을 배우다가 장가가는 것도 잊고 다음 날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무과에 급제해 촉망받았으나 환관의 잘못을 비판하다가 변방의 역참(驛站) 관리로 좌천됐다. 3년 만에 병부에 복귀해 두 번의 반란을 평정했다.   전선의 별빛은 인간을 고뇌하게 만들고, 그 고뇌에서 철학이 나온다. 그래서 무인 중에 철학자가 많고, 조선 왕조의 이름 있는 현판 중에는 무인의 글씨가 많다. 그는 남들처럼 주자학을 공부했으나 미심쩍은 점이 많았다.   특히 왕실에서 『주자대전(朱子大全)』으로 과거를 치르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주자는 『대학』을 편집하면서 ‘백성을 사랑하라’(親民)는 구절은 비슷한 글자를 잘못 읽은 것이라며 ‘백성을 가르치라’(新民)로 바꿔 해석했는데, 이를 두고 왕양명은 ‘그 바람에 주자가 선비들의 입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왕양명은 “허다한 진리를 어찌 그대만 알고, 그대만 옳은가”라며 주자에 항명하니 후세가 이를 양명학이라 불렀다.   그의 제자들이 『전습록(傳習錄)』을 지어 후대에 남겼다. 제자들이 “왜 세상이 이토록 어지럽습니까”라고 여쭈니 왕양명은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학문을 바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天下不治 學術不明)”이라며 정치인들을 나무랐다. 그러면서 왕양명은 아는 것과 행실이 같지 않은 무리를 경계했다.   지금 한국 정치는 해방 정국보다 나을 것이 없다. 정치인이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도서관 대출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어를 전공한 어느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비서진을 호가호위(狐假虎威)한다”며 사자성어를 잘못 사용했다. 듣고 있는 국민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이 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복룡의 신 영웅전 왕양명 정치 정치 비판 한국 정치 호가 양명

2024.07.28. 19:00

[아름다운 우리말] 문맹과 문해력 그리고 정치

문맹(文盲)이라는 말에는 차별의 감정이 들어있습니다. 글을 못 읽으면 맹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문맹은 퇴치해야 하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말에서는 글을 못 읽으면 까막눈이라고 표현하는데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보고 있지만 못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 문맹입니다. 그렇게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문해력(文解力)이라는 단어에도 차별이 느껴집니다.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문해력은 평가의 대상이 됩니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고, 문해력이 낮은 사람은 부족한 사람 취급을 당합니다. 문해력이 언론에 등장하는 것도 대개는 이런 평가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청소년은 어른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 못 한다고 합니다. 문해력의 문제를 올바로 보려면 소통의 문제를 보아야 하는 겁니다.   문맹을 퇴치하자거나 문해력을 높이자는 문제는 정치와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알고 보면 글의 문제는 정치의 방향과 관련이 됩니다. 예전의 문자는 지배층의 독점 수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글을 아는 것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한자가 어려운 것은 독점의 강화로도 보입니다. 모국어가 아닌 라틴어나 한자가 주요 소통의 수단이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식인만 공유하는 문자 체계를 원했던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 문자 운동은 언제나 혁명적입니다. 기존의 정치체계를 깨뜨리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배층의 문자를 민중의 문자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세종의 한글 창제를 높이 기리는 것은 문자 생활의 대상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한자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문자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특히 우리말에 맞는 문자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죠.     한자의 문제는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한국에서도 고민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한자 사용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한자 없이 쯔놈이라는 문자 체계를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알파벳을 변형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어의 병음 표기도 알파벳입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도 아예 알파벳을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타자기라는 문명 앞에서 한글은 매우 고민거리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용어이지만 2벌식, 3벌식이란 말은 이런 고민을 보여줍니다. 한글이나 한자는 컴퓨터 시대에 와서 다시 더 살아나게 됩니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쉬운 글자와 쉬운 말 쓰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무래도 사회주의 사상이 인민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중국에서 간체자를 사용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한자를 쓰지 않고, 쉬운 말로 바꾸는 ‘말다듬기 운동’을 실시하는 것도 정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글에서도 자연스럽게 한자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데, 모르는 사이에 영어 사용은 폭넓게 들어와 있습니다. 신문이나 책을 보면 한자는 없는데 알파벳은 엄청 많습니다. 저는 한자도 알파벳도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다고 봅니다.   문해력을 높이자고 이야기하면서 청소년, 청년의 언어에 관심이 없는 것은 모순입니다. 일방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문맹이 꼭 나쁜 것도 아닙니다. 문맹 중 많은 사람은 시간이 없어서 못 배운 게 아닙니다. 필요가 적어서 안 배운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종종 글 읽기가 필요한 세상이 좋은 세상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글보다는 말로 소통하는 세상이 어떨까요? 우리는 지나치게 글에 의존하면서 사람 사이의 정을 잃고 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문맹이나 문해력은 내가 원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가 주입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 문맹도 문해력도 어쩌면 정치의 영역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문맹 정치 한자 사용 문자 체계 문자 운동

2024.05.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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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정치’ 대화와 타협 모습 보여야

한국의 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10일(한국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며 제1당의 자리를 지킨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미국 언론도 한국 총선에 관심이 높았다. 개표가 막바지에 이르자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은 ‘야당의 큰 승리’라며 관련 내용을 속보로 전했다. 특히 AP는 통신사답게 출구 조사 결과 내용부터 상세히 전하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언론들은 여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전망도 내놨다.     미국 메이저 언론들의 이런 모습은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처럼 한국 내 주요 이슈들은 이제 미국에도 실시간 전달이 된다. 미국 내에 ‘한국 뉴스’ 고정 소비층이 형성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뉴스’ 소비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관심이 꼭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인 내용의 뉴스로 인한 타격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잦아지면 어렵게 높여놓은 한국의 위상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총선 관련 보도에서 일부 미국 언론은 한국 정치인들의 수준 낮은 막말 논란도 전했다. 그 내용을 접한 독자들은 한국 정치 수준을 어떻게 보겠는가?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에도 여소야대의 국회와 함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충돌과 갈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제 총선은 끝났다. 곧 새로운 모습의 국회가 구성되는 만큼 한국 정치권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승자와 패자, 반목과 대결이 아니라 민생을 위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야 재외 한인 사회 위상도 올라간다.   사설 한국 정치 한국 정치권 한국 정치인들 한국 총선

2024.04.10. 19:07

[FOCUS] 기득권 정치 허문 앤디 김, 한인 첫 상원 입성 기대 고조

오는 11월 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로 치러질 대선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빅 이벤트다. 그런데 올해 대선의 경우 필자는 대선뿐 아니라 같은 날 함께 치러질 상·하원 선거에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다. 사상 첫 한인 상원의원의 탄생 가능성 때문이다.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이 그 주인공이다. 앤디 김을 포함, 지금까지 한인 연방 하원의원은 5명에 달했지만, 상원에 들어간 인물은 아직 없다. 섣부른 예상이지만 그가 상원 입성에 성공할 경우에는, 2028년 대선 주자의 반열에도 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투표 용지 후보 배치 차별   50개 주 중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돈이 정치를 지배하는 곳 중 하나가 뉴저지주다.     당내 주요 인사들에 의해 선출직 공천이 좌지우지된다. 특히 뉴저지주는 유일하게 정당이 투표용지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허용한 지역으로, 이는 선거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투표용지의 후보 순서를 임의대로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자금을 많이 기부하거나 당 간부들과 가까운 후보의 이름을 맨 앞 열에 배치하고, 정치 신인이나 당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인물을 뒤쪽 열에 배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파티 라인(party line)’이라고 부르는데 당이 후보들을 차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주지사와 당 인사들이 밀착해 허가권이나 계약 등은 물론 임명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에 개입해 이권을 챙기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뉴저지주 정치를 기득권의 금권정치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유독 뉴저지주에는 뇌물 혐의로 사퇴한 고위직 정치인들이 많다. 2003년에는 밥 토리첼리 상원의원이 비리로 사임했다. 지난해 9월에는 로버트 메넨데즈 연방 상원의원의 집에서 현금과 금괴가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파티 라인을 통해 의사당에 입성한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메넨데즈 상원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되자 가장 크게 격분한 사람 중 한 명이 앤디 김이었다. 메넨데즈 상원의원의 비리가 공개된 직후 경선에 뛰어든 앤디 김은 뉴저지주의 기득권 정치와 맞서 싸우겠다면서 자신의 도전은 상원의원 이상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돈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민주당의 금권정치도 언론을 통해 속속 드러났다.   앤디 김의 경쟁자로 출마를 선언했던 태미 머피는 뉴저지 주지사의 부인으로 행정 경험이 전무한 인물로 남편의 후광으로 민주당 조직을 장악했다. 이에 맞서 앤디 김은 상원의원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당내 권력자들이 누려온 정치권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외쳤다. 이로 인해 선거판은 시작부터 주지사 부인인 태미 머피의 기득권 정치와 풀뿌리 시민들을 대변하는 앤디 김의 시민 정치의 대결 구도로 짜여졌다.   이로 인해 뉴저지주 상원의원 선거는 순식간에 전국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국의 신문과 방송에서는 부패한 정치 기득권과 무모하게 보이지만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앤디 김의 대결을 보도했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선거운동은 앤디 김을 전국적인 정치 스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 앤디 김이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일반 유권자들이 잘 모르던 뉴저지주의 부패한 정치의 연결 고리가 점점 더 적나라하게 알려지면서 앤디 김의 지지율이 올라갔다.   ▶시위대 쓸고 간 의사당 청소 화제   결국 민주당의 공식 후보 등록 마감일 하루 앞둔 지난 3월 24일 태미 머피는 후보에서 사퇴했다. 일요일인 이날 전국의 모든 언론 매체들은 정치권 토픽으로 앤디 김에 대해 보도했다. 한인의 연방상원 입성이 가까워진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후엔 연방법원이 기존 방식의 뉴저지주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하며 위헌적이다”라는 이유에서다. 기존 투표용지 사용을 금지해달라고 소송을 냈던 앤디 김이 또 다른 승리를 거둔 것이다.   앤디 김은 2018년에 뉴저지주 최초의 아시아계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2018년 트럼프가 대선에서 6%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지역에서 현직인 톰 맥아더 의원을 1%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2020년에는 9%포인트로 차이로 벌리면서 재선에 성공했고, 2022년엔 상대를 15%포인트 차이로 승리해 자신의 지역구를 민주당 선거구로 바꾸었다. 미 정계에서 의원들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상대 당 지역을 자신의 소속당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앤디 김은 2021년 1·6 의사당 폭동 때 폭도들에 의해 아수라장이 된 의사당을 치우는 모습이 포착돼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의정 활동을 더 높게 평가한다. 그는 떠오르는 전국적인 정치 스타 10명 안에 항상 거론되곤 한다. 1982년 한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앤디 김은 조지 W 부시 집권 때 국무부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일했다.   앤디 김은 외교·군사 전문가로 백악관에서 일한 경력을 기반으로 연방하원에 세 번이나 당선됐다. 상원 입성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은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아시아계 이민자로 막 40대에 접어든 새 시대 정치인의 선두권 주자다. 그에게 더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이유다.     ━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1985년 미국으로 건너와 학업을 마치고 1996년 한인유권자센터를 설립해 한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해 왔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하는 등 워싱턴 정계에 인맥이 두텁다. 한·미관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김동석 /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FOCUS 기득권 정치 한인 상원의원 뉴저지주 정치 기득권 정치

2024.04.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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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정치: 악연 혹은 필연?

    최근 반유대주의 (antisemitism) 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으로 인해 미국 대학가에 칼바람이 불고있다.  반유대주의를 지지 하는 것 또한 교육기관에 속해있는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일수 있다는 몇몇 대학총장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매우 거세다.    그로 인해 최근 유펜 (University of Pennsylvania) 총장은 모교 고액기증자들의 반발에 힘입어 사퇴했다.    하버드 총장 역시 비슷한 처지로 인해 사퇴 하였다. 교육기관 중에서 가장 우두머리에 위치해 있는 대학기관의 수장으로서 정치적인 압박과 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서 표현의 자유 혹은 표현의 다양성을 지킨다는 게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크게는 무언 (無言) 혹은 소극적인 긍정이 부정으로 인식된다.   라틴어 diversus 에 어원을 둔diversity (다양성) 라는 단어는inclusion (포함/소속감)이라는 단어와 함께 크게 교육이라는 맥락 안에서 단골 단어로 쓰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 교육기관 (예컨데 대학교)이 내세우는 교육철학 혹은 비전안에서 반복적으로 앞서 언급한 키워드를 내세운다. 문화적, 정치적 그리고 역사적 관점으로 보았을때, 크게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내세우고 좋아하는 키워드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영화 혹은 매체에서 여러 다양한 인종, 출신을 반영하기위해 그리고 한 인종만 혹은 다수의 인종만을 위한 정책을 하지 않기 위해 미국 사회 곳곳에서 diversity & inclusion을 외친다. 특히 교육기관에서 diversity & inclusion이라는 이른바 슬로건 비슷한 아니 그 이상을 넘어 잭팟 처럼 까지 받아들여지는 이 키워드는 더욱 더 빛이 난다.    미국 대학에서 특히나 좋아하는 이 키워드 diversity & inclusion. 학업 내 외 적으로 중요한 가치임에 틀림이 없다.    나만의 아이디어 혹은 주장이 최고가 아니라는, 다른 누군가의 주장도 나의 주장만큼 혹은 나의 주장보다 더 타당할수 있다는, 한 문제에 대해 여러 답이 있을수 있다는, 완전한 혹은 변하지 않는 관점 및 사상 보다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discussion을 통해 현실적인 중도를 함께 갈구 및 고찰(考察)하는 과정. 이러한 가치있는 교육활동들이 앞서 언급한 키워드 안에서 가능하다. 아니 그 키워드 안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그 키워드는 학생들에게 자유를 준다.    생각의 자유. 사상의 자유. 믿음의 자유. 발언의 자유. 교육이라는 반물질적인, 대학교라는 물질적인 큰  틀 안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고 자유로워야만 한다.     비지니스 측면에서 보았을때, diversity & inclusion은 표현의 자유 그 이상이다.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모든 나라에 있는 대학기관이 어느정도 그렇다 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대학기관은 대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게 운영된다.    학생 한명 한명이 수입원으로 적나라하게 계산되고, 대학은 그 돈으로 더 좋은 기숙사, 연구실, 강의실, 뛰어난 운동선수들 그리고 더 저명한 교수들을 초빙하기 위해 힘쓴다. 자본주위 경제체제 안에서의 대학교육은 철저히 자본이라 쓰고 자본이라 읽는다.    더 비싸게 부를수 있는, 더 많은 “큰고기들” 혹은 International students (외국/유학생들)를 유치하기 위해 diversity & inclusion이라는 키워드 외에 더 효과적인 문구가 있을까? International students 와 더불어 고액 기부자들 또한 또 다른 중요한 수입원이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다.    돈을 무기로 이들은 한 대학교의 핵심 비전 그리고 철학을 수정 혹은 부정하거나 더 나아가 짓밟기까지 한다. 한 기업에 큰 돈을 투자한 갑질하는 Investor와 하나 다를게 없다.   세상에는 서로 섞이지 말아야 할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교육과 정치가 아닐듯 싶다.    정치적 이념에 쏠려 돈을 무기로 교육의 핵심비전, 철학 및 다른 중요한 교육가치들을 짓밟는 만행을 저질러서는 안될것이다. 반유대주의를 비판하고 그에 맞서 투쟁하라는 말은 곧 반유대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부정하라는 말과 같다.    한 인종을 위해 다른 인종이 희생양이 되는 이런 딜레마 같은 상황. 현실적인 더 나은 방안, 공공의 이익, 다양성의 존중보다는 개인적인 혹은 한 집단의 이익, 탐욕을 전제로 하는 이러한 당파싸움은 정치판에서만 보고싶다.    교육과 정치 교육과 정치 키워드 diversity 정치적 이념

2024.01.22.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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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감성과 정치

감성이란 감각적 자극이나 인상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성질을 의미한다. 그런데 동일한 자극도 사람에 따라 느낌과 반응이 다르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감수성이 풍부해 자극을 잘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자극과 이에 대한 반응은 우리 인체에서도 일어난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면 방광과 요도가 연결된 신경이 뇌와 척추에 있는 배뇨 중추에 신호를 보내 배뇨감을 느끼게 해 소변을 보게 된다.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또 눈물샘에서 나오는 눈물은 안구 건조를 방지하고 노폐물이나 이물질을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슬픈 일을 당하거나 서글픈 노래를 들을 때도 눈물이 난다. 이는 다른 형태의 자극과 반응이다. 가수 이미자씨의 오래된 노래 가운데 ‘모정’이란 곡이 있다. 옛날에는 그 노래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11살밖에 안 된 빈예서라는 소녀 가수가 부르는 ‘모정’을 우연히 듣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대중가요를 듣고 눈물짓는 내 모습이 스스로 민망하기까지 했다. ‘낯선 타국 바다 건너 열세살 어린 네가 오직 한번 꿈에 본 듯 다녀간 이 날까지….’ 어리고 가냘픈 목소리로  부르는 그 소녀의 노래는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시니어가 되다 보니 내 마음도 약해졌나 보다. 소녀의 노래를 듣고 혼자 눈물을 닦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소녀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 속에 불현듯 치밀어 오르는 무엇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다.     놀라운 감성으로 자극을 받게 되면 눈물은 나오게 마련이고,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해의 시작과 함께 추운 겨울도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 주변 곳곳에는 소외 계층도 늘고 있다.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아마 이들 소외된 이웃들의 마음은 겨울바람처럼 스산할 것이다. 올해에는 하루속히 경제가 호전되어 이들에게도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에서 큰 선거가 있다. 선거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양국의 유권자들은 본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을 뽑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올해는 모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녀 가수가 노래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자극을 주듯이 말이다. 소녀의 노래가 가슴 속에 무엇인가 치밀어오르는 듯한 자극을 주었듯이 선거가 거짓과 위선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감성의 힘으로 무장하면 정치권을 바로 세우는 것은 물론 우리 삶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열린광장 감성 정치 소녀 가수 자극도 사람 노래 가운데

2024.01.11. 18:43

IL 정치 거물 매디간 재판 6개월 연기

마이클 매디간(사진) 전 일리노이 주 하원의장에 대한 재판이 연기됐다. 뇌물 사건과 관련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 때문이다.     3일 시카고 다운타운 덕슨 연방 법원에서 열린 매디간 전 하원의장 재판 심리에서 담당 존 로버트 블레이크 판사는 당초 4월 1일 시작 예정이었던 재판을 6개월 미뤄 10월 8일 시작한다고 결정했다.     블레이크 판사는 이날 “두번 하는 것보다는 한번 제대로 하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담당 판사가 매디간 전 의장의 뇌물 혐의를 다루는 재판을 연기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이와 유사한 사건이 현재 연방 대법원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디애나 주 포티지 시의 제임스 스나이더 시장에 대한 재판이 바로 그것인데 이 사건이 매디간 전 의장건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즉 선출직 공무원이 대가를 바라고 어떤 행위를 하거나 약속한 것을 연방법에서 말하는 뇌물이라고 규정한 것이냐는 법 조항에 대한 해석 때문이다.     대가성 없이 이를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뇌물법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곧 나오기 때문에 이 결과를 지켜본 후 매디간 전 하원 의장의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재심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판사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디간 변호인단은 담당 판사에게 이를 요청했고 판사가 수용함에 따라 6개월 뒤로 본재판이 밀리게 됐다.     한편 이날 연방 법원에 출두한 매디간 전 하원 의장은 본재판 연기에 찬성하는지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동의한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당한 뒤 매디간 전 하원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말문을 처음으로 연 것이었다.     올해 81세인 매디간 전 하원 의장은 2021년 자진 사임할 때까지 50년간 주 하원 의원으로 재임했으며 이 중 36년을 하원 의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컴에드사와 AT&T사로부터 자사에 유리한 법안을 마련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대가성 지원을 받았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법무법인에 일감을 달라는 강요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본재판을 앞두고 있다.  Nathan Park 기자정치 거물 하원의장 재판 정치 거물 블레이크 판사

2024.01.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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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정치적으로 가장 부패한 도시

결국 에드워드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21일 시카고 다운타운 덕슨 연방 법원에서 열린 버크 전 시의원에 대한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갈취와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로 인해 버크 전 시의원은 내년 6월로 예정된 형량 선고로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하게 됐다.     이번 재판으로 버크 시의원은 부정부패 혐의로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된 전 현직 시카고 시의원 중 38번째가 됐다. 그만큼 긴 부패 정치인의 리스트에 에드워드 버크라는 이름이 추가된 셈이다.     지금까지 부정부패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시카고 정치인 리스트에는 로드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의 빈 자리에 후임을 임명할 권한이 주어지자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인물을 고르기 위해 각종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화 내용이 연방검찰에 의해 도청되었고 재판 과정에서도 공개됐는데 ‘FXXXXXX golden’이라고 말한 내용이 재판만큼 유명한 문구가 됐다.     블라고야비치는 결국 14년형을 선고 받고 징역형을 살았고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의해 감형돼 석방됐다.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 일리노이 주지사는 블라고야비치가 네번째였다.     더 최근으로는 2017년 기소되어 일곱 건의 위증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패트릭 데일리 톰슨 전 시의원이 있다. 리차드 J 데일리 전 시장의 손자이자 리차드 M 데일리 시장의 조카이기도 한 톰슨 전 시의원은 지역내 은행으로부터 21만달러를 대출 형식으로 받고 이를 제대로 갚지 않은 상태에서 연방은행 당국에 거짓 진술을 하고 세금 보고를 허위로 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가 받은 형량은 4개월의 징역형이었다.     아마도 최근 시카고 시의원 중에서 재판이나 부패 혐의로 가장 자주 언급된 인물은 대니 솔리스 전 시의원일 것이다. 그는 에드워드 버크 전 시의원과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하원 의장이 유죄를 선고 받거나 기소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무려 6년간이나 연방 수사 당국에 협조하며 유력 정치인들의 부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도록 협조했기 때문이다.     그런 본인 역시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런 혐의로 인해 수사 당국에서 제안한 도청 장치 착용에 찬성했고 그 댓가로 자신은 기소되지 않기로 타협을 한 것이다. 이런 공로로 인해 솔리스 전 시의원은 최근 수십년간 연방 정부의 입장에서 활동한 가장 거물급 정보원이자 증인으로 인정받았다. 솔리스 전 시의원 역시 조닝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 전 시의원 만큼의 거물급인 매디간 전 의장 역시 내년 4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전력 공급사인 컴에드로부터 자사에 유리한 법안을 지지해 달라며 막대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가장 큰 혐의다. 지금까지 파악된 증거와 진술들만 보더라도 매디간 전 의장도 유죄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매디간 전 의장까지 부정부패 혐의가 인정된다면 시카고와 일리노이 유력 정치인이 모두 재임 중 발생한 이권을 챙긴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셈이다.     두 정치인의 공통점이라면 시카고 특유의 머신 정치의 수혜자라는 것이다. 머신 정치란 리차드 J 데일리 시장 당시 생겨난 현상으로 시카고 정치 스타일을 뜻한다. 최종 보스 한 명을 중심으로 피라미드식 서열이 존재하면서 자신에게 기여한 인물들에게 이권을 나눠주며 공고한 권력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뇌물과 선거 캠페인 지원은 필수였고 대대로 지역구를 나눠가지는 현상도 비일비재했다. 버크와 매디간 모두 각자 지역구를 오랫동안 좌지우지 하면서 선거에서는 상대 후보가 출마조차 하지 않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지금은 일리노이 정계에서 머신 정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우선 현재 정치권이 새로운 인물로 많이 바뀌었고 머신 정치가 버려야 할 악습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시청이나 주의회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윤리 규정이 마련되면서 부정부패가 싹을 띄울 가능성을 애초부터 잘라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     이번 버크 전 시의원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면서 가장 부패한 도시로 시카고가 4년 연속 선정됐다는 보도를 떠올리게 된다. 이 보고서는 일리노이대 시카고에서 매년 발행하는데 불법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를 확정 받는 것도 기준이 된다.   이 보고서는 일리노이 주민들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의심을 하곤 하는데 이는 종종 정당화되곤 한다"며 부정부패 정치인들의 불법성을 꼬집었다. 버크 전 시의원의 유죄를 결정한 북일리노이 연방 법원에서만 1976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1824건의 연방 부정부패 사건이 유죄로 결정났다고 한다. 가장 최근 10년인 2010년부터 2021년까지만 보더라도 339건으로 집계됐다.     언제까지 시카고 부정부패 사건이 계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선출직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게을리한다면 유사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시의원인 아버지가 재임 중 갑자기 사망하면서 지역구에 출마해 정치를 시작했던 젊은 검사 출신 버크 전 시의원도 처음부터 타고 난 부정부패 정치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정치 부패 부정부패 혐의 시카고 정치인 부패 정치인

2023.12.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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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는 지역사회를 바꾸는 일” 한인회 리더십 심포지엄 개최

“정치 참여는 지역사회를 바꾸는 일이며, 정치인이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지난 16일 가든그로브의 OC한인회관에서 열린 차세대 정체성 및 리더십 심포지엄에 패널로 참석한 한인 시의원, 보좌관 등은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역설했다.   심포지엄 1부 패널을 맡은 프레드 정 풀러턴 부시장, 태미 김 어바인 시의원, 조이스 안 부에나파크 부시장은 시의원 선거, 시 커미셔너가 되는 길, 커미셔너의 역할 등에 관해 설명했다.   안 부시장은 “내년에 재선에 도전하는 정 부시장과 김 시의원을 도와달라. OC에서 한인 인구 1, 2, 3위인 어바인, 풀러턴, 부에나파크에 한인 대변자가 꼭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시의원은 “시의원은 각 도시를 대표하지만 OC정부의 여러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커뮤니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정 부시장은 내년 선거에 여러 한인이 출마한다며 “한인사회는 정치에 관한 한, 베트남계에 비해 리소스가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2부에선 최은애 영 김 연방하원의원 보좌관, 이벳 김 태미 김 시의원 수석보좌관, 스티브 강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대외협력 디렉터가 패널로 나와 다양한 정치 참여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강 디렉터는 “투표하는 한인이 늘면서 타인종도 한인사회를 주목하고 있다”라며 “정치인이 되지 않더라도 커미셔너가 되거나, 보좌관이 돼 정책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 보좌관은 많은 정치인이 제공하는 인턴십, 멘토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했다.   김 수석보좌관은 “보좌관으로 일하는 건 힘들고 어려운 것에 비해 보수가 적은 반면 매우 보람이 큰 일”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OC한인회가 한미문화센터, 코리안커뮤니티센터와 함께 마련했다. 약 40명의 참석자 중엔 고교생들과 타인종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조봉남 한인회장은 “내년 선거를 계기로 한인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지역사회 정치 정치 참여 시의원 수석보좌관 한인 시의원

2023.12.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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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서비스 정치로 기존 정치 바꿀 것”

내년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앤디 김(민주·뉴저지 3선거구·사진) 연방 하원의원이 고객서비스 정신으로 보통 유권자에 귀를 기울이는 정치를 펼치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10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고객서비스 거버넌스’를 믿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역인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의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뉴저지주는 더 나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앞선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달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의 부인 태미 머피가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경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김 의원은 하원의원으로서 이룬 성과를 부각했다. 펠 그랜트(Pell Grant)를 두 배로 늘리는 정책, 시니어 처방약 본인 부담금을 연간 2000달러로 제한한 정책 등을 강조했다.   공화당이 우세한 선거구에서 세 차례 당선된 점도 “유독한 당파적 정치”와 거리가 먼 강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하은 기자 [email protected]정치 고객서비스 고객서비스 정치 정치매체 폴리티코 당파적 정치

2023.12.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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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와 경제의 불가분 관계, 그리고 대선

지난달 18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표지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옆 모습 실루엣이었다. 이 주간지는 부편집인 톰 스탠대지가 쓴 38번째 ‘새해 예측(the World Ahead 2024)’를 소개했고, 이 중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트럼프가 될 것”이라는 부분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뉴욕타임스는 마가(MAGA) 지지자와 공화당 의원들이 이미 트럼프 2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승리하면 1기와 달리 충성심 높은 지지자들로 내각을 구성해 극단적인 정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권위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얄팍해진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연관이 있다. 유권자는 무엇보다 경제에 민감하다. 자본주의 경제 원칙은 공급과 수요 법칙을 따르는 시장의 힘이 경제를 이끄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은 이런 원론대로 움직이지 않고 정치적 영향 아래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미국인의 삶의 질이 지금처럼 개선된 적이 없지만 개인들이 누리는 혜택은 고르지 않다. 올해 3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4.9%에 달했지만, 많은 사람은 이를 체감하지 못했다. 지난 9월 센서스국이 발표한 2022년 가계 수입 통계를 보면 경제적 불평등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소득 상위계층 5%가 전체 가계 수입의 23.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상위 20%로 확대하면 비율은 절반이 넘는다. 반면 소득 하위계층  40%의 소득은 전체 가계 수입의 11.2%에 그쳤다.     이런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 현상은 정치적으로 결정된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 1950년대와 1960년대,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보수 경제학자들은 낮은 세금과 최소한의 정부 규제가 국민에게 번영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후 1970년대 발생한 석유파동과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의 대통령 당선은 전환점이 됐다. 경제 정책은 무간섭주의, 신자유주의, 시장 친화적, 노동조합 단속 등으로 변화됐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계속된 실책으로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사람이 증가했다. 자본주의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한 실패, 정치적 이유로 공정한 정책을 택하지 않은 실패, 이익 우선주의로 인한 사회의 취약성, 극단주의 득세로 인한 대화와 타협의 부재 등이 지적된다.     현재 미국 경제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고 소득 상승, 직업 만족도 증가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기대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체감 경제가 나빠지면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로 주머니가 얇아진 탓이다. 이는 바이든의 지지율 상승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트럼프와 공화당이 주장하는 경제 위기 주장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유권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현재 신자유주의적 보수 경제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이 많다. 트럼프는 자유 무역과 이민 반대 등을 앞세워 농촌과 산업 지역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포퓰리즘적 주장과 달리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 감면, 오바마케어 폐지 등 보수적 정책을 펼쳤다.     정치는 경제 정책, 각종 규제, 세금 등 비즈니스 환경에, 경제는 여론, 정부의 정책 선택 등에 영향을 미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리온하트는 “미국의 정치 체계가 오늘날의 문제를 만들었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정치뿐”이라고 주장한다.  불행히도 민주·공화 양당 모두 젊고 유능한 대선 후보를 양성하지 못했다.     만약 정치와 경제 정책을 멋대로 바꾼 전력이 있고, 정치적 보복을 시사하고 있으며, 4차례나 기소된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면 미래에 대한 예측은 너무 쉽다.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것이고 갈등과 혼란은 증폭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정 레지나기고 불가분 정치 경제 정책 보수 경제학자들 경제적 불평등

2023.12.0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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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청년을 위한 정치는 없다

제왕적 리더십의 또 다른 폐해는 ‘편 가르기’입니다. 분열과 갈등은 제왕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좋은 핑계입니다. 또 이것이 자신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절대적 충성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보수-진보, 영남-호남, 여성-남성 등 사람들이 나뉘어 서로 적대합니다. 상대 집단을 증오하는 사람들은 자기편을 대표하는 사람이 강하기를 바랍니다. 곧 방송이나 온라인 공간에서 상대를 세게 공격할수록 지지자가 늘어납니다. 이 방법은 또한 무능한 정치인이 권력을 쉽게 쥘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싸움만 잘하는 무능한 제왕이 우두머리가 됩니다.   라종일 외 『청년을 위한 정치는 없다』   A가 싫어서 B를 찍고, 내로남불식으로 자기편을 눈감아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걸까. 세상은 A, B 말고도 다양한데 A, B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선거판의 전제부터가 잘못된 거 아닐까.   진짜 청년 정치, 새 정치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책이다. 인용문은 이나미 경희사이버대 외래교수의 글. 돌보면서 함께 성장하는 ‘집사 리더십’을 주문하며, 정치의 양극화를 비판한다. “양극성은 실제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권력의 필요에 따라 현실을 왜곡시킨 것입니다. 누구 편인가를 묻는 여론조사도 사회를 양극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또 제왕적 리더십은 정치를 “싸워서 정권을 잡는 것, 혹은 지배권력을 놓고 특정 이해집단끼리 대개는 교활하고 부정직한 방법으로 겨루는 것으로 정의”(브루스 립튼 외 『자발적 진화』)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청년 정치 진짜 청년 제왕적 리더십 집사 리더십

2023.09.2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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