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리 국가의 최고 지도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공격은 이란 국가와의 전면전과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랑하는 이란 국민들의 삶에 고난과 어려움이 있다면 그 원인 중 하나는 미국 정부와 그 동맹국들의 오랜 적대와 비인도적인 제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메시지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정권 교체’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이란의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할 때”라며 사실상 정권 교체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을 언급하며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그(하메네이)의 죄는 나라를 완전히 파괴하고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폭력을 사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돼 대규모 사상자를 낸 이란 반정부 시위는 최근 소강 국면에 접어들지만 이란 당국은 책임을 미국·이스라엘 등 외부로 돌리고 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 연계 세력이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고 수천명을 죽였다”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국민에게 가한 인명 피해, 손해, 중상모략에 대해 유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의 음모”라며 “미국의 목표는 이란을 삼켜 이란을 다시 군사, 정치, 경제적 지배 아래 놓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6.01.18. 13:53
1억 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돈을 건넨 인물로 지목된 김경 서울시의원을 상대로 17시간에 걸친 조사를 벌였다. 또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도 이날 다시 경찰에 출석했다. 하지만 이들 간의 진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기대됐던 대질 신문은 무산됐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8일 오전 김 시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9일 오전까지 마라톤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세 번째 소환으로, 경찰은 김 시의원을 상대로 자금 전달의 대가성과 구체적인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이날 오전 2시 52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시의원은 "사실대로 진술했다"고만 짧게 답했다. 그는 오전 출석 당시 "하지 않은 진술과 추측성 보도가 난무해 안타깝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강 의원에게 직접 돈을 건넸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이날 경찰은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전날(18일) 오후 7시께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출석한 남씨는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1시 17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남씨는 '김경 시의원에게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했느냐', '돈은 강선우 의원이 직접 받았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고 차에 탔다. 경찰은 두 사람 사이의 대질 신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양측의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두 사람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 시의원은 "남씨가 먼저 강 의원의 사정을 언급하며 '한 장(1억 원)'이라는 액수를 요구했고, 돈을 주고받는 현장에도 남씨가 함께 있었다"고 주장한다. 남씨는 "돈을 요구한 적도, 오간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며 "강 의원의 지시로 물건을 옮겼을 뿐 당시에는 돈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 의원은 남씨가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고, 남씨가 보고하기 전까지 자신은 해당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제 수사는 이번 의혹의 최종 윗선인 강 의원을 향하고 있다. 경찰은 오는 20일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남 씨가 한자리에 모이는 '3자 대질'이 성사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1.18. 13:46
[OSEN=조형래 기자] 일본 언론도 경계를 할 수밖에 없는, 한국 대표팀의 천군만마 전력이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18일,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라일리 오브라이언 합류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오브라이언의 어머니는 한국 출신으로 WBC 규정에 따라서 한국 국적을 소지하지 않더라도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WBC에서 명예회복 노리는 한국 야구계에서는 오브라이언의 선발을 오랫동안 간절히 기다려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WBC 2연패 목표로 하는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의 ‘이바타 재팬’ 입장에서도 새로운 난적이 출현했다’라며 ‘일본과 한국은 3월 7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오프닝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투수력 강화가 중대한 과제였던 만큼, 불펜에 강력한 카드 한 장이 더해진 것은 매우 큰 전력 보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데릭 굴드 기자는 1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에 ‘라일리 오브라이언은 한국 대표팀 투수로 뛸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브라이언은 국가대표팀 요청을 수락했으며 아시아에서 열리는 오프닝라운드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로써 2023년 WBC 대회 토미 현수 에드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귀화 선수가 탄생했다. 오브라이언은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우완 투수로 ‘준영’이라는 한국식 미들 네임도 갖고 있다. 2017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29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된 뒤 2020년 8월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고, 2021년 9월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2022년 4월 신시내티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시애틀 매리너스로 다시 트레이드됐다. 투수력이 좋은 시애틀에선 대부분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지만 2023년 시즌 후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됐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잠재력이 터졌다. 오브라이언은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42경기 48이닝 3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06, 45탈삼진, 22볼넷, WHIP 1.15의 성적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01마일(162.5km)의 싱커를 바탕으로 세인트루이스의 뒷문을 책임졌다.3개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한 한국이다.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류지현 감독의 WBC 대표팀은 투수진에 확실한 필승카드를 얻었다. 이미 사전 교감 단계에서도 긍정적이었는데 오브라이언이 화답한 것. 류지현 감독은 지난 9일 사이판 1차 캠프 출국 당시 “오브라이언과 존스는 지난해부터 우리가 소통했을 때 굉장히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가고 있다. 큰 문제가 없으면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 만났을 때는 본인도 팀 내 입지가 아주 탄탄한 상황은 아니라 조금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하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KBO가 진심을 다해 설명했고, 그 이후로는 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오브라이언을 설득하는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조형래([email protected])
2026.01.18. 13:40
[OSEN=정승우 기자] "TV에서는 뭐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얼굴 보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28, 맨유)가 외부 비판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말뿐인 평가에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영국 'BBC'의 18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어디든 와서 직접 말하면 된다. 우리 집도 괜찮다"라며 맨유 '전설'들을 저격했다. 그는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이날 홈에서 열린 더비에서 맨유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엘링 홀란(26, 맨시티)을 효과적으로 묶으며 팀의 시즌 세 번째 리그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이 결과는 후벵 아모림 감독 경질 이후 두 경기 동안 대행 체제를 거쳐, 마이클 캐릭 감독에게 안긴 '꿈같은 출발'이기도 했다. 경기 전 마르티네스는 일부 전직 맨유 출신 패널들의 조롱 섞인 발언을 들었다. 니키 버트는 한 팟캐스트에서 "홀란이 마르티네스를 들어 올려 달릴 것"이라며 "어린아이 다루듯 할 것"이라고 했고, 폴 스콜스 역시 "그를 골문에 던져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마르티네스는 단호했다. 그는 "TV에서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여기서 얼굴을 마주하면 아무도 직접 말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말들에 신경 쓰지 않는다. 내 퍼포먼스와 팀 퍼포먼스에만 집중할 뿐이고, 이 클럽을 위해 마지막 날까지 모든 걸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팬과의 '연결'을 강조했다. "중요한 건 연결이다. 우리가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대표하느냐의 문제"라며 "팬들이 우리가 그렇게 싸우는 모습을 본다면, 그들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력이 항상 완벽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팬들은 태도와 투지, 태클, 맨유의 DNA와 피를 기대한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승리는 맨유에게 의미가 컸다. 최근 7경기에서 1승에 그쳤던 흐름 속에서 나온 반등이었다.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관중의 소음과 맨유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고, 기대득점(xG)은 과르디올라 체제 리그 경기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에 머물렀다. 마르티네스는 "때로는 '우리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면서도 "그래서 더 싸워야 한다. 그게 이 클럽을 대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말보다 경기로 답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2026.01.18. 13:29
"피부를 찌를 뿐인데 (각종 균이) 옮겨질까 싶죠? 무심코 한 행동으로도 에이즈 같은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의협) 주관 문신사 위생안전교육 현장. 강연자로 선 이재만 의협 정책이사는 문신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히 위험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 "반대 장본인 의사" 나타난 문신사 교육 현장 이날 교육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 제정안이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열린 대한문신사중앙회(이하 중앙회) 차원의 경기도 지역 첫 공식 교육이다. 해당 법안 통과로 문신사들은 33년 만에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앙회는 그동안에도 위생 교육을 이어왔지만, 내년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교육의 성격과 내용을 한층 강화했다. 서울 명동에서 교육을 들으러 왔다는 반영구화장 시술 문신사 김병희씨는 "직업적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이제는 떳떳하게 시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의료인의 문신행위 합법화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피부를 침습하는 행위는 의료인의 고유 영역이라는 판단에 따라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의협은 지난해 8월 문신사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자 "의료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천만한 입법 시도"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이날 교육장에는 의협 정책이사 2명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강단에 올랐다. 이재만 이사는 "(문신사법 통과는) '죽어도 안 된다'며 반대했던 장본인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현장에서는 시술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며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자는 방향으로 (의료계가)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와 문신사) 두 직역 간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이 컸다"라면서도 자리에 앉아 있는 문신사들을 향해 "이제는 국가가 자격을 주는 사람이다. 어깨를 펴도 된다"고 덕담을 건넸다. 문신사법은 국시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한 사람에게만 문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염 관련 강의를 맡은 김강현 의협 재무이사 겸 정책이사는 "문신 시술을 하다 보면 보균자나 감염자를 만날 수 있고, 접촉 과정에서 (감염병을) 옮길 수도 옮을 수도 있다"며 "감염을 피하는 것은 결국 안전의 문제고, 안전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의협 이사들은 이날 기자와 만나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자는 취지에서 교육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문신사법 제정은 비의료인 위주로 대중화한 문신 시장을 더는 외면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된 조치로 평가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반영구 화장을 포함한 문신 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1300만 명, 문신사는 35만 명으로 추산된다. 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교육에는 문신사 140여명이 참석했다. 5시간 동안 이어진 강의에서 문신사들은 강의 내용을 사진으로 촬영하거나 필기하며 집중했다. 30년 가까이 문신사로 활동했다는 김동복씨는 "작업할 때 쓰는 조명까지 소독해야 하는지 미처 몰랐다"라며 "이번 교육을 계기로 위생에 대한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10월 29일 법 시행 전까지 제도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하위 법령 마련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말 문신사 국시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시가 본격적으로 치러지더라도 법 시행 후 최대 2년까지는 기존 문신사에게 임시 등록이나 면허 취득 유예와 같은 특례가 주어질 예정이다. 이 기간 문신 행위는 '회색 지대'에 놓이게 된다. 임보란 중앙회 회장은 "합법화를 아무 제약 없이 시술할 수 있다는 뜻으로 오해하는 일부 문신사가 있지만, 어렵게 얻은 권리인 만큼 책임이 반드시 따른다는 마음으로 법 시행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채혜선([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고용노동부가 약 870만 명에 이르는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 등을 규율하기 위한 ‘일법 패키지’를 추진한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장관은 “법의 보호 밖에 놓인 노동자가 800만 명을 넘는다는 것은 일터에서 헌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일법 패키지는 이재명 정부의 1호 노동법안으로, 이르면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법 패키지’는 일단 모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용자가 반증하도록 하는 ‘근로자 추정제’와, 그래도 근로자가 되지 못한 노동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규정을 담은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이하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포괄한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면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퇴직금,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강행 규정이 일괄 적용된다. 근로자 추정제 도입 시 다수의 특수고용직이 근로기준법 체계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노동 전반에 큰 변화가 불러올 법안이다. 일하는 방식이나 계약 조건이 제각각인 이들을 근로자로 묶어 법을 강제하게 되면 소송만 늘고 기업은 오히려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크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근로자 추정제는 여전히 논쟁적인 제도다. 스페인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딜리버루 등 일부 배달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서 철수했다. 국내 입법의 참고 모델로 거론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ABC 테스트’ 역시 예외 업종이 광범위하게 설정되면서 전면적으로 확산하지 못했다. 김 장관도 “한국 입법과 유사한 수준의 선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근로자의 날’에서 명칭이 바뀐 올해 ‘노동절’ (5월 1일)에 맞춰 속도감 있게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의 반발이 크다. 경영계는 법이 통과될 경우 인력 운용이 경직돼 신산업 추진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노동계는 처벌 조항을 포함한 보다 ‘강한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정년 연장, 근로시간 규제 등 주요 노동 현안을 둘러싼 노사 간 대립도 여전히 첨예하다. 김 장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 노동 현장 출신 장관으로서 1호 노동법안이 왜 일법 패키지인가. A : 한국은 플랫폼 노동 확산 속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다. 시급한 문제로, 선도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Q :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통과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A :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이 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 본인의 업무와 경력 정보에 관한 권리, 공정한 계약 체결과 적정 보수를 보장받을 권리,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등 8가지 권리 보장을 담았다. 가장 큰 변화는 사용자에게 서면계약서 작성·교부와 합리적 이유 없는 계약 해지·변경 의무가 생긴다. 법이 통과되면 프리랜서도 일종의 해고와 같은 계약 해지를 당하면 노동위원회를 통해 조정을 받을 수 있다. Q : 하지만 노동계는 근로자가 아닌 ‘제3의 신분을 만드는 것’이라며, 또 기본법에는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A : 과거 ‘종속적인 근로관계’만을 전제로 설계된 근로기준법을 무한정 확장 적용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기본법인 만큼 처벌규정을 도입하는 것도 맞지 않다. 향후 다수의 후속 입법을 통해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전 국민 산재보험 도입, 프리랜서에 대한 모성 보호 지원, 국가 차원의 경력 관리 체계 구축 등을 고민하고 있다. 예컨대 웹툰 작가도 나라가 공식적으로 경력을 증명해주는 시스템 등을 생각하고 있다. Q : 근로자 추정제를 둘러싼 논란이 많다. 형사처벌 규정이 있는 등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매우 엄격하다. 이에 특고 노동자를 일단 근로자로 보고 사용자에게 반증 책임을 지우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라는 지적이 있다. A : 형사처벌 규정에는 근로자 추정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을 봐도 적용 범위를 ‘이 법과 관련한 분쟁 해결’ 즉, 민사로 한정했다. 근로자 추정제 도입으로 기업과 사용자들이 형사소송의 불확실성에 노출될 일은 없다. Q : 여전히 사용자 입장에서는 퇴직금 소송 등 법적 불확실성에 노출되게 될텐데. A : 출퇴근 기록 등 핵심 자료를 충분히 보유한 사용자가 해당 인력이 ‘진정한 프리랜서’임을 반증하는 것이 과도한 부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계약체결 단계에서부터 당사자 모두가 적절한 계약형태를 점검할 수 있다. 실질에 맞는 계약을 체결해 분쟁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현장의 시각은 다르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장은 “애초에 프리랜서 계약이라면 사용자에게 출퇴근 기록 등 관련 자료가 있을 리 없는데, 반증이 쉽다는 건 현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근로자 여부에 대한 법원 판단이 사안마다 달라 사용자가 결론을 예측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기업이 인력 활용에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변하면서 소송은 늘고 일자리는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근로자 추정제을 도입할 경우 이에 맞게 근로기준법을 유연하게 적용하는(유연성)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고 제한과 근로시간 규제가 엄격한 현 제도를 그대로 둔 채 근로자 범위만 확대하면, 사업자가 고용을 아예 줄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김 장관은 “근로기준법이 경직돼 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유연성’에 대한 논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화 과제로 넘겼다. Q : 빠르게 늘어난 특수고용직 등 플랫폼 노동은 경직적인 한국 노동법이 낳은 ‘풍선효과’라는 지적이 있다. A : 근로기준법이 경직돼 이런 상황이 초래됐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데 이런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노동법이 엄격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람을 채용하지 않게 된 원인을 법의 경직성에서 찾기보다는, 기술 변화가 이런 흐름을 촉진한 측면이 크다고 본다. Q : 대통령이 강조한 ‘유연안전성’을 언급했는데. 노동부는 ‘유연성’에 대해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반도체 주 52시간제 예외 등을 검토할 수 있을까. A : 반도체 분야에서 주 52시간제 예외가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본다. 이미 특별연장근로 제도가 마련돼 있는 만큼 현행 제도를 활용하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유연 안전성’ 발언은 노사 간 ‘대화’를 해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추진하기보다 터놓고 논의하자는 의미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사회적 대화 2.0’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 산재 과징금 입법 역시 기업이 부담을 호소한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하한선 30억원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A : 현재로써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다만 300명 규모의 대규모 사업장, 또는 2~3명을 고용한 소규모 사업장을 동일 기준으로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고용 인원 규모에 따라 과징금 수준을 달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Q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은 시행 전부터 노조가 시행령 폐지를 요구하는 등 혼란이 크다. 원·하청 교섭 모범 사례는 찾았나. A : 노조가 우려하는 원·하청 노조는 분리할 수 있도록, 경영계가 우려하는 원청 안에서 분리는 없도록 수정해 올해 1월 안에 재입법예고할 것이다. 제도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지만 그렇다고 폐지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 노란봉투법에 여전히 기업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모범사례는 섣불리 전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Q : 노란봉투법으로 산업통상부가 진행하고 있는 석화 구조조정이 어려워질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 A : 산업부와는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1월 중 노동부도 조만간 산업부와 함께 기업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우려에 직접 답하고, 중재자 역할을 할 계획이다. Q : 정년연장 역시 노사의 대립이 팽배해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A : 정년 연장과 재고용을 병행하자는 노사 양측의 요구는 더불민주당이 수용했다. 남은 쟁점은 재고용 기간 근로자의 선택권과 임금 결정 방식 정도다. 사실상 결단만 남은 상황으로, 추가적인 해법이 더 나올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정부가 나서면 오히려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지원자 역할만 할 계획이다. Q : 산재 은폐 등 쿠팡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크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개인에 대한 제재도 노동부는 고민하고 있나. A : 노동부 입장에선 산재 은폐와 관련해 현장을 훼손해 중대재해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 역시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다. 김범석 의장도 만약 해당한다면 당연히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하는 동일인 지정 여부와 이는 상관없다. 현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전담팀이 꾸려졌고 경찰과 공조해 해당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인천의 한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입소자들이 시설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적 학대를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 대학 연구팀이 지방자치단체 의뢰로 진행한 피해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9월까지 시설에 있던 여성 장애인 17명 전원과 퇴소자 2명 등 19명이 성적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 모두 사실일 경우 9명의 성적 피해자가 나온 이른바 ‘도가니 사건’을 뛰어넘어 국내 장애인 시설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 중 최다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지역에선 이미 ‘인천판 도가니 사건’이란 평가가 나온다. 피해자 진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해당 조사 보고서를 중요 자료로 활용해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8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인천 강화군 장애인 거주시설(색동원) 입소자 심층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해당 시설에 입소해 있던 여성 장애인 전원이 시설장 A씨로부터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는 입소자 17명과 퇴소자 2명 등 총 19명이 참여했고, 전원 여성 장애인이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작성됐지만, 조사를 의뢰한 강화군이 내용을 전면 비공개해 피해 사실이나 규모 등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의사 표현이 가능한 장애인에겐 성폭행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들었고,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의 경우 놀이나 그림·사진 조사 등 전문 기법을 활용해 피해 상황을 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B씨(40대)는 “원장님이 성적으로 만지려고 한다”며 “하지 말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만져줘’ ‘또 하자’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C씨(40대)는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만졌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범행 장소로 방과 소파, 2층 카페 등을 특정했고 다른 장애인들이 A씨에게 성폭행당하는 장면도 묘사했다. 50대 장애인 D씨는 “성폭행 당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조사에 참여한 19명 중 14명의 얼굴에 동그라미를 치기도 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들은 “원장님이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상의를 들어 올리거나 성기에 손을 가져다 대는 등 비언어적 표현으로 범행 상황을 재연했다. 보고서엔 A씨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흉기를 들이밀며 “(피해 사실을) 엄마나 아빠한테 말해도 너 안 데려간다”고 협박했다는 진술도 담겼다. ━ 피해 당시 상황도 재현 피해 장애인 중 일부는 A씨를 ‘아빠’라고 불렀다. A씨가 옷을 벗고 성기를 보여준 장소를 특정하며 “아파 아파” “아빠가 바지 속에 손을 넣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한 장애인은 아빠가 어떻게 했는지 보여달라는 물음에 상의를 들어 올리고 양손을 누르며 범행 당시 상황을 알렸다. 조사에 참여한 장애인 19명은 30~60대 여성이다. 이 중 13명이 부모나 형제가 없는 무연고자다. 시설에서 짧게는 5년 길게는 16년 이상 거주했다.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설을 찾아오는 가족도 거의 없는 등 외부인과의 접촉이 적어 A씨를 비롯한 시설 종사자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상황이었다. 입소자들이 의식주를 제공하는 A씨를 단순 보호자 이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한 40대 피해자는 조사에서 아빠(A씨) 이름을 말하지 못하게 하고, 다른 장애인이 진술할 때 비명을 지르는 등 방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입건하고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신고를 접수한 뒤 같은 해 9월 해당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강제수사가 시작되며 신고 7개월 만에 여성 입소자 17명에 대한 분리조치도 이뤄졌다. ━ 경찰 수사 난항에 의혹만 커져 그러나 경찰은 이후 발달장애인들로부터 피해 진술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수사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관할 지자체인 인천 강화군도 경찰의 강제수사 착수 2주 전 이 시설을 지도·점검했지만, 학대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의혹만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장애인단체와 성폭력상담소 등으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전문 기관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고, 강화군이 지난해 12월 대학 연구팀에 조사를 의뢰했다. 해당 팀은 과거 국민적 공분을 산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학교 사건)과 신안 염전 강제노역 사건 등의 피해 사실을 심층 조사로 규명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고서를 중요 참고자료로 활용해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를 통해 입소자들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내 장애인 시설에서 일어난 성범죄 사건 중 중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지난 2005년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경우 최초에 교직원들로부터 성폭행 등 학대를 당한 피해자가 30여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수사 기관에서 확인한 피해자는 9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 사건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와 동명의 영화로도 알려졌다. 장종인 공대위 위원장은 “색동원을 퇴소한 장애인도 다수 있어 도가니 사건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수사 인력을 증원하는 등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 차원의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민철([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조셉 윤 전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포함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와 관련해 “한국은 최소한 일본과 같은 20% 우라늄 농축 능력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사는 15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도 한국의 필요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US side completely understands the need for Korea). 해당 합의 조항이 반드시 이행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개정된 현행 원자력협정은 미국의 사전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할 수 있게 했다. 윤 전 대사는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건조 계획에 대해서도 “실현될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 합의와 원잠이 핵무기 탑재 잠수함과는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저는 매우 낙관적(very optimistic)이다. 실행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은 원잠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말기인 지난해 1월 지명돼 트럼프 행정부 초기 대(對)한국 외교를 총괄한 고위 관료 출신 인사가 원자력협정 부분 개정과 한국의 원잠 건조를 낙관하며 힘을 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동맹 현대화론…李정부 출범 전 소음” 윤 전 대사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 조정을 골자로 한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에 대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탄핵이라는 정부 진공 상태에서 워싱턴에서 있었던 약간의 소음(noise)”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국이 강력한 동맹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 주한미군 규모 축소 논의는 사실상 사라졌다. 주한미군 규모를 축소해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논의는 모두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와 관련해서는 “한국군과 미국군 모두 전작권 이양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며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 “‘李 친중파’ 얘기 없어져…대미관계 성공” 윤 전 대사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케미’와 관련해서는 “한국 대선 전에는 이 대통령이 친중파라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없어졌다”며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구축에 놀라울 정도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은 방어 책임이 있는 동맹국이 그에 대한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같은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3.5%로 늘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사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국제 안보 질서의 변화를 진단하고 한·미 동맹의 미래를 조망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15일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까지 주한미대사대리를 지낸 윤 전 대사는 미국의 대북 비핵화 협상과 동아시아·태평양 외교 최일선에서 활약한 미국 내 대표적 한반도·아시아 전문가다. Q : ‘트럼프 1년’ 동안 미국의 외교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인가. A : “트럼프 1기와 2기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대통령 본인이 정부 운영에 훨씬 더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1기 때에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처럼 외교안보 정책에서 트럼프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 Q :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A :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관계를 기본적으로 국내 관점, 즉 국내 정치·예산·(비용)계산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 동맹국들이 더 많은 방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표적 사례인 한국을 비롯해 일본, 나토 같은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GDP 대비 최소 2%를 원했는데, 지금은 3.5%다” ━ “주한미군 축소·조정 논의 이제 사라져” Q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가 가속화됐는데 주한미군의 규모·역할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A :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한국은 사실상 정부 공백 상태였다. 그 시점에 워싱턴에서 ‘한·미 동맹 현대화’ 얘기 등 소음이 조금 있었는데, 이는 한국에 정부가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취임한 이 대통령과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능력과 역량 모두 강화된 강력한 동맹을 원한다는 한국 측 입장을 분명히 하자 더는 주의를 분산시킬 요소가 없어졌다. 주한미군 규모를 축소해야 하느냐는 논의는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 내 병력 일부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느냐는 문제도 해결됐다.” Q : 한·미 전작권 전환 논의에 대한 전망은. A : “이미 20년 넘게 진행돼 온 문제다. 한국군과 미군 모두 전작권 이양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Q : 한·미 간 논의 중인 원잠 건조는 실현 가능한가. A : “저는 매우 낙관적이다. 한국은 원잠을 만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 간 합의가 있으니 이 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원잠과 핵무기 탑재 잠수함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의 요구는 핵무기 탑재가 아니라 단지 원자력 추진 동력이다.” 윤 전 대사는 다만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잠수함 내 소형 원자로 안전 등 일정한 규제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들이 해결되는 과정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美도 韓 ‘우라늄 20% 농축’ 필요성 이해” Q : 한·미 정상회담 합의 팩트시트에 담긴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는 어떻게 전망하나. A : “협정을 전면 개정하거나 또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특정 부분만 합의하는 등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하다. 미 측도 분명히 약속했듯 한국은 적어도 일본과 동일한 수준인 최대 20%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도 한국의 필요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 저는 이것이 이행될 것으로 확신한다.” Q : 미국 내 핵 비확산론자들의 시각은. A :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깊은 우려를 가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제안한 원잠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원자력 발전과 같은 실질적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반대의견이 없다고 생각한다.” Q : 지난해 1월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적이 있다. A : “아주 사소한 이슈다. 에너지부는 해당 목록을 매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 재검토 시점도 곧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현직을 떠난 지 두 달 정도 돼 어떤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 “트럼프 ‘조지아 사태 큰 실수’ 언급…긍정적” 9개월의 미대사대리 이력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A : “한국 대선 전에는 워싱턴에 ‘이재명 후보는 친중파’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 미국 모든 사람들은 그가 실용주의 정치인이며 한미 동맹을 위해 기꺼이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을 안다. 관세 협상에서 매우 좋은 합의를 거두고 양국 동맹을 통해 안보 측면을 강화한 점에 대해 그는 충분히 축하받아야 한다.” Q :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어떤가. A :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한국과 관련해 언급한 매우 중요한 대목이 있다. 지난해 조지아주 한국 공장에서 있었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구금을 거론하며 ‘큰 실수였다. 왜냐면 한국은 투자하길 원하고 초기에는 설비와 건설 인력이 필요한데 그 일을 할 미국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게 핵심 포인트다. 트럼프가 기존 선입견에서 상당히 멀리 와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조셉 윤=서울 출신으로 영국 웨일스대 학사, 런던정경대 석사학위를 마친 뒤 1985년 미 국무부 근무를 시작해 동아태 부차관보, 주말레이시아미국대사 등을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대북정책특별대표로서 북핵 외교를 주도했으며, 지난해 1~10월 주한미대사대리로 재임하면서 한ㆍ미 간 전략적 소통과 동맹 관리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지난해 6월 초순 어느 평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한학자(83·구속 기소) 총재가 당시 기거하던 경기 가평 천정궁에 지역 교구장들과 목회자 등 40여명이 모였다. 검찰 수사에 이어 김건희 특검팀 출범을 앞둔 예민한 시기였다. 한 총재는 모여든 이들에게 고가의 손목시계를 일일이 ‘하사’했다. 한 총재가 건넨 시계 중엔 1000만원을 훌쩍 넘는 까르띠에 등 명품 시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천정궁을 나와 각지로 돌아온 이들은 주변에 “총재님이 명품 시계를 주셨다”며 “4~5년 지나 팔아도 수천만 원은 간다더라”고 했다고 한다. 18일 복수의 통일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총재가 내실에 보관하던 시계를 간부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진 시점은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지난해 6월 5일)한 즈음이다. 특검팀 출범 이후 가평 천정궁 한 총재 내실 금고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지난해 7월 18일)하기 한 달여 전이기도 하다. 시점상 특검 수사를 앞두고 정치인 등 금품 로비 흔적을 지우려 한 정황으로 볼 여지가 있다. ━ “장기 보관하다 나눠줄 때 시계 수리공 불러 수리” 시계 수리공이 천정궁에 출장 수리 목적으로 방문했다는 전언도 있다. 장기간 보관하다 시·분침이 안 맞거나 미작동하는 시계 수리를 위한 출장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통일교 관계자는 “시계 수리공을 불러 고친 뒤 6월 초순 평일에 교구장들을 모이게 했다”며 “일정 때문에 못 간 한 인사는 대신 보낸 후배 목회자가 1000만원 넘는 시계를 받아오자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한 총재의 시계 선물은 신뢰와 결속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방문객도 기념품으로 살 수 있는 천정궁 기념 손목시계나 자체 브랜드(프랑스 기반 크리스천 베르나르) 시계를 나눠주는 일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명품 시계를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하사했다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통일교 간부급 관계자는 “100만원짜리 스위스 브랜드 시계를 주신 적은 있었지만, 10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시계를 주신 건 여태 없었던 일”이라며 “수십명이 명품 시계를 받아왔다면 벌써 소문이 나야 했는데, 잠잠하다면 입단속 등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TM(True Mother·참어머니라는 뜻으로 한학자 총재를 지칭하는 말) 보고서에도 한 총재의 손목시계 하사에 관한 이야기가 수차례 등장한다. 2018년 6월 22일 통일교 일본 책임자는 “지난번 참어머님께서 책임자들에게 손목시계를 하사해주신 것처럼 탁상시계를 준비했다”고 보고했다. 이 인사는 2019년 7월에도 “참어머님으로부터 받은 시계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황송하다”고 썼다. ━ “VIP 주고 남은 까르띠에 시계” 특검 수사를 앞둔 시점까지 보관한 고가 시계 40여점은 정·관계 등 인사들을 위한 선물용 시계였을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통일교 특검을 부추긴 의혹의 중심에도 명품시계가 있다. 한일해저터널 등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전 의원에게 2018~2019년 현금과 불가리 또는 까르띠에 시계를 전달했다고 특검 조사 당시 진술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지난 7일 “까르띠에 손목시계를 한 총재로부터 하사받았다”는 통일교 원로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원로는 2018년 8월 정원주(70·불구속 기소) 당시 총재 비서실장 연락을 받고 천정궁을 방문했을 당시 한 총재로부터 VIP를 주고 남은 시계라며 1000만원 초반대 까르띠에 시계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2018년 8월은 윤 전 본부장이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시인한 시점(2018~2019년)과 가깝다. 한편 통일교 측은 특검 압수수색을 앞둔 시점의 한 총재의 고가 시계 하사에 대해 “당시 수사 압박이 심해지던 시기였고, 간부들에게 명품 시계를 나눠줬는지 등은 잘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손성배.정진호([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지방선거를 4개월 남짓 앞둔 상황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리더십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번째 축은 ‘내란종식’ 프레임이다. 민주당은 16일 2차 종합특검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법안은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 17가지를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로, 지방선거까지 특검 수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권 관계자는 “내란종식 구도는 여야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당내 메시지와 대응이 당 대표 중심으로 수렴되며 구심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축은 ‘당원 주권 정당’ 구상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16일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 대표는 이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1인1표제의 헌법 정신을 받들어 진정한 당원 주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당의 주요 정책에 대해 전당원 투표를 시행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당헌 개정안은 19일 당무위원회, 22~24일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달 2~3일 중앙위원회 투표를 거칠 예정이다. 1인1표제는 ‘20대1’로 돼 있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똑같이 바꾸는 제도다. 최종 확정될 경우 강성 지지층인 권리당원 영향력은 더 커진다. 앞서 정 대표는 1인1표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지난해 12월 5일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됐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불과 40여일 만에 1인1표제를 다시 꺼낸 건 지난 11일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청계가 선전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부 반발도 적지 않다.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로 ‘비청(非정청래)’ 의원들이 1인 1표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서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 출마가 기정사실화됐는데 바로 1인1표제를 적용하면 이해충돌이 아니냐”고 따졌다고 한다. 강 최고위원은 18일 페이스북에 “1인1표제 찬성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현 지도부에서 결정하고, 그 결과를 곧바로 현 지도부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당원들이 가질 수 있는 이해충돌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 점을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1인 1표제가 결국 정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로부터 연임의 연은커녕 ‘이응(ㅇ)’도 들어본 적 없는 게 사실”이라며 “직접 질문한 적 있는데 ‘어떤 자리 목표를 정해놓고 일한 적 없다. 오늘 일에 사력을 다하고 내일은 내일 일에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본인 연임을 투트랙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라며 “딴지 커뮤니티에 찬성투표를 올리는 등 추진을 강행하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프레임이 강해지는 게 정 대표에게도 그다지 좋은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성국.오소영([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미국이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사실상 의무화하겠다고 엄포하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정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예의주시하겠다”는 ‘로키(low-key)’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예정에 없던 신규 투자 압박에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주요 반도체 생산국에 대해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며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포고령을 내렸다.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하는 반도체 포고령은 당장은 대만에서 인공지능(AI) 칩을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온 뒤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는 엔비디아의 ‘H200’ 등이 대상이지만,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관세 수익을 넘어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반도체 업계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추가 투자 여력이 적은 와중에 미국 투자를 늘려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각각 360조원, 600조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한 상태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고객사인 빅테크가 주로 미국에 있기 때문에 추가 투자 자체는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과 인력 수급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TSMC를 앞세워 미국과 밀착한 관계를 과시하는 대만의 행보도 한국에는 부담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TSMC가 2500억 달러, 대만 정부가 보증하는 대만 중소기업이 2500억 달러 등 총 5000억 달러(약 737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 대신 미국은 대만 기업이 반도체 공장을 짓는 동안 생산능력의 2.5배까지 관세를 면제해주고, 이를 넘어선 물량은 우대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공장 완공 후에는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약 1650억 달러(약 243조4600억원)를 투자했는데 추가 투자를 예고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6개의 반도체 공장(완공 포함)을 건설하는데, 이번 무역협정으로 5개를 추가로 짓기로 했다. 이 경우 TSMC의 미국 내 공장 수는 기존 계획의 두 배인 11~12개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 정부도 반도체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관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조인트팩트시트(JFS)에서 반도체 관세는 추후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no less favorable)’ 적용을 명시했다”며 “이 원칙에 기반해 미·대만 간 합의사항을 면밀히 분석하고 업계와 소통하며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의 대미 반도체 투자액이 대만보다 적다면서 추가 투자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측할 수 있는 건 모든 게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 뿐”이라며 “수시로 협상 골대를 옮기기 때문에 여러 시나리오를 면밀히 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반도체 기술력, 역(逆)지렛대 삼아야”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반도체 기술력에서 앞서 있는 만큼, 협상에서 이를 역(逆)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품귀 현상을 빚는 만큼, 국내 기업에 관세를 과도하게 부과하면 그 비용은 미국 빅테크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자국 기업을 때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단 점을 부각해 실익을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주장은 넌센스”라며 “공급망 우위를 앞세워 냉정히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는 29일 2025년 4분기 실적발표와 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 관련 소식을 전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두 기업이 같은 날 실적발표를 하는 건 처음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사가 이날 실적과 전망 발표를 넘어 미국 투자 확대 계획 등 이례적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올해로 19년째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하는 이광재(60)씨는 지난해 8월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의 중형 전기 세단 ‘씰’을 구매했다. ‘니로EV’와 ‘EV6’를 몰다 씰로 갈아탄 이씨의 차량 선택 이유는 ‘성능’과 ‘가격’이다. 그는 출고가 4690만원 씰(Seal)을 전기차·택시 보조금과 택시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 등을 활용해 실체감가 3721만원에 구매했다. 이씨는 “국산 차보다 보조금 액수는 적지만 최초 출고 가격 자체가 낮아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말했다. “10년간 대기업 운전기사로 일하며 여러 외제차를 몰아봤지만, 씰의 승차감·품질에 만족한다”는 그는 “손님들도 ‘이 차가 무슨 차냐’며 묻고는 중국차라고 하면 놀란다”고 했다. 특히 큰 호응을 보인 건 40~50대 소비자다. 중앙일보가 수입차협회 BYD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구매자 중 4050 비율이 65.2%였다. 지난해 26개 수입차 브랜드 중 4050 구매 비율이 높은 1위는 페라리(70.7%)였는데, 이를 연간 개인 판매 1000대 이상 16개 브랜드로 좁혀보면 BYD의 4050세대 판매 비율이 1위였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실수요를 목적으로 BYD를 선택한 것을 유의미하게 본다. ‘중국차의 역습’이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4050세대는 가격 뿐 아니라 품질면에서도 중국차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됐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특별한 문제없이 판매량이 쌓이면 보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BYD 역시 한국 시장 라인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올해는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출시를 준비 중이다. 돌핀은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침에서 109만~132만원 국고 보조금을 책정받았다. 해외 시장도 비슷하다. BYD는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지난해 3870대를 팔며 전년대비 62% 성장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BYD는 올여름 일본에 경차 전기차를 도입해 시장 확대를 노릴 것”이라 전망했다. 국산차보다 보조금이 적은 것이 오히려 중국차의 ‘자생력’을 높이며 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위협이 될 거란 전망도 있다. 자동차 정보 플랫폼 NICE블루마크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이 대부분 소진된 지난해 12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순위 톱3에 테슬라 ‘모델Y(3478대)’에 이어 씨라이언7(641대)과 아토3(459대)이 2·3위에 올랐다. 기아 ‘PV5(326대)’는 5위였는데, 씨라이언7 판매량이 전월 대비 5.7% 감소할 때 PV5는 74.6% 줄었다. 조철 연구위원은 “보조금이란 게 계속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가 지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값싼 중국차에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은 중국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탄탄하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중국 전기차 주차장 주차 금지’ 공고가 붙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해부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수입·제작사 평가가 바뀐 것도 변수다. 법인별로 사업계획과 지속가능성, 일자리 창출 기여도 등을 평가해 탈락할 경우 보조금이 없는데, 매년 이 시험대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수정([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당원게시판 의혹’과 지도부의 제명으로 인한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장동혁 대표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징계 취소, 수위 조절, 제명 강행 등이 선택지로 거론된다. 일단 한 전 대표를 제명하지 않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방법이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당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 가천대 교수)의 징계안을 의결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 기회에 제명 논란을 끝내야 내분을 추스르고 보수 야권 연대를 구축해 대여 투쟁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장 대표의 단식 현장을 격려 차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무도한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멈추려면 보수의 힘이 강해져야 한다. 보수가 커지는 데 방향이 초점 맞춰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는 취지의 말을 드렸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사과에 대해선 “당의 화합을 위한 바탕이 마련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럴 경우 문제는 장 대표를 떠받치고 있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원칙적 처리’를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얻었다. 징계가 무산되면 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영남 중진 의원은 “가뜩이나 정치적 기반이 넓지 않은 장 대표 입장에선 가장 확실한 우군이 이탈하는 부담을 떠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적을 박탈하는 제명 대신 징계 수위를 낮추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제명 외의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탈당 권유가 있다. 당내에선 경고 수준이라면 파국은 피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최고위가 임의로 징계 수위를 낮출 수 없고, 한 전 대표가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야권 관계자는 “한 전 대표는 윤리위가 조사 결과를 조작했다고 주장 중이라 재심을 청구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화약고의 폭발 가능성은 남게 된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제명 확정은 보류하되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한 전 대표의 재심 청구와 소명을 거듭 요구하면서 긴장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신동욱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한 전 대표가 소명하는 방식으로 의혹을 검증하는 걸 제안했는데,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합리적 제안이다. 한 전 대표가 이런 검증에 임할 지도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사과를 “결국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사과는 생략됐다”(당 관계자)고 평가하는 당권파의 시선과도 같은 맥락이다. 지도부 관계자도 “의혹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통합하라고 하는 게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랬다가는 당내 분란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심 청구는 이달 24일까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제명 논란이 여권발 악재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 간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한 전 대표 제명 논란이 불거진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구글 트렌드 평균 지수를 살펴보면 ‘한동훈’은 33으로 ‘김경’(12), ‘김병기’(11), ‘이혜훈’(7) 등 여권발 논란을 모두 압도했다. 제명 논란이 전인 9일~13일에는 김경(46), 이혜훈(46), 김병기(45)의 구글 트렌드 지수가 한동훈(33)을 앞섰는데 뒤집힌 것이다. 구글트렌드는 검색한 단어의 언급량을 지수화한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다.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24%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각각 2%포인트와 4%포인트씩 떨어졌지만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제명 논란으로 내홍이 커지면 지방선거 준비는 물론이고 선거 패배도 불 보듯 뻔하다”며 “양쪽 다 공멸의 길로 가지 않도록 정치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 현대차연구2 : 자율주행 」 지난해 여름 어느 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회장 집무실. 공기는 유난히 무거웠다. 현대차그룹의 SDV(소프트웨어정의차량) 전환과 자율주행의 전권을 쥐고 있던 송창현 당시 사장(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 들고 온 보고서는 정의선 회장의 인내심을 임계점까지 밀어붙였다. “회장님, 현재 우리 기술력으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중국 샤오펑(XPENG)의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샤오펑.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에 견줄만한 자율주행 솔루션 ‘XNGP’를 자체 개발한 업력 11년 차 ‘괴물’. 2000만원 대 보급형에도 고성능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든 기업. 송 사장은 테슬라를 추격할 ‘지렛대’로 샤오펑에 기대를 걸었다. 이를 정 회장도 이해할 거라 믿은 걸까. 하지만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정 회장은 격노했다. 차분한 성품의 정 회장이 다른 사람도 아닌, 송 사장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낸 적은 없었다. “그날 송 사장이 회장에게 엄청나게 깨졌다고 해요.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했는데, 그 결과가 중국 기술 수입이라니. 정 회장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포티투닷 전직 임원 A씨의 말이다. 당시 송 사장이 샤오펑과의 협업 범위를 중국 출시 차량에 한정했는지, 국내 판매용 차량에도 적용하자고 했는지에 대해선 관계자들의 말이 다소 엇갈린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확했다. 송 사장의 샤오펑 보고가 정 회장이 주문한 ‘기술 내재화’라는 대전제에 근본적인 균열을 냈다는 점이다. 독자적인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그룹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일종의 ‘자백’이자, 중국 업체의 기술력에 기대겠는 ‘후퇴’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돌아보면, 정 회장이 그럴만도 했다. 2019년 송 사장이 네이버 퇴사 후 창업한 포티투닷(42dot)에 현대차는 20억원을 투자했다. 갓 설립된 스타트업에 정 회장이 시드투자자(종잣돈 투자)로 나선 건 송 사장 한 사람 때문이었다. 정 회장은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제조업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송 사장의 통찰을 오래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이후 정 회장은 삼고초려 끝에 2021년 송 사장을 현대차그룹에 영입했고, 이듬해엔 현대차·기아가 4300억원을 공동 투자해 포티투닷 지분 93.2%를 인수해 그룹 자회사로 들였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창업 4년차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에 기업가치 5700억원을 인정한 건, 시행착오를 줄일 시간과 소프트웨어 인재에 대해 값을 치른다는 의미였다. 이후 정 회장은 2024년 그룹 내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한데 모은 AVP본부를 만들어 송 사장에게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전권을 줬다. 포티투닷에만 누적 1조 5397억 원(2025년 8월 기준)을 투입했고,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맡겼는데 그 결과가 ‘중국 기술과 협업해야 한다’는 보고라니⋯. 정 회장은 깊은 배신감을 느꼈을 터였다.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3일. 송 사장은 정의선 회장과 면담을 마친 이후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현대차그룹을 떠난다는 이메일 보냈다. 그는 “테크 스타트업과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도 없이 충돌했다” “보이지 않는 수도 없는 벽에 부딪혔다”라며 그간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미래차 전환을 이끈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내비쳤다. (계속)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샤오펑 자율주행 갖다쓰시죠" 송창현 이말, 정의선 격노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8409 더중앙플러스 [현대차연구2 :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선굵은 인사를 잇따라 내고 있습니다. R&D 본부장에 애플카 프로젝트 출신을 앉힌 데 이어, 자율주행 기술개발 사령탑까지 교체했습니다. 지난 13일 엔비디아 부사장 출신 박민우(49) 사장을 AVP(첨단차플랫폼)본부장에 선임한 겁니다. 전임 송창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후 41일 만입니다. 박 사장은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초기 설계자이자, 직전까지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상용화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이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죠. 사실 이는 급변침입니다. 지난 수년간 현대차그룹이 공 들인 기존 자율주행 모델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단 의미거든요. 정 회장은 왜, 그토록 신뢰했던 자율주행 사령탑을 교체했을까요. 테슬라가 한국에 버젓이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때까지 현대차그룹은 뭘 하고 있었을까요. 더중앙플러스가 [현대차연구] [정의선연구]에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을 분석한 데 이어, [현대차연구2 : 자율주행]에서 그룹 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 비화와 갈등을 파헤치고,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진단합니다. ① “샤오펑 자율주행 갖다쓰시죠” 정의선, 송창현 이 말에 격노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8409 김효성([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한편 유럽 나토 동맹에 병력 파견을 요청했다. 핀란드·독일·스웨덴 등이 파병을 선언했지만, 장교 몇 명에 그치고 있다. ①덴마크, 그린란드 문제에 대응하려 유럽 나토 회원국에 파병 요청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덴마크가 자체 군사력 증강과 함께 유럽 나토 회원국에 병력 파견을 요청했다. 군사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1월 14일(이하 현지시간)에 덴마크 정부가 나토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그린란드·인근 해역에 군사력을 즉각 증강한다고 발표했다. 덴마크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병력 증강의 목적은 북극의 특수한 환경에서 작전 수행 능력을 훈련하고 유럽·대서양 안보를 위해 북극 지역에서 나토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극과 북대서양 지역에서의 군사력 증강의 하나로 훈련 활동을 통해 병력과 장비를 배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향후 그린란드·인근 해역에 나토 동맹국을 포함한 항공기·함선·병력의 군사적 주둔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도 덴마크의 파병 요청에 대해 반응하고 있다. 핀란드 외무장관은 언론에 덴마크의 그린란드 파병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독일은 13명의 병력을 파병하기로 했다. 스웨덴도 장교 여러 명을 파견할 예정이며, 노르웨이도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장교 2명을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도 파병을 발표했지만,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과 덴마크,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가 만나 회담을 열었다. 그러나 근본적 입장차만 확인한 채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났다. 회담 직후 덴마크는 그린란드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에 덴마크와 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를 거론하며 “이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국가들은 감당할 수 없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며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 10% 부과 방침을 밝혔다. 관세 부과 통보를 받은 8개 국가 모두는 미국의 핵심 안보 동맹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다. 한편, 미 의회에서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려던 움직임은 난관에 부딪혔다. 1월 14일 미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추가 공격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의 전쟁 권한 결의안이 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민주당과 함께 결의안을 추진했던 공화당 상원의원 5명에게 강한 압력을 가했고, 그중 두 명이 입장을 바꿨다. 공화당의 법안 부결 동의안을 통해 50대 50으로 동률을 이룬 상황에서 상원 의장을 겸한 JD 밴스 부통령의 반대투표로 부결에 이르렀다. 디펜스 뉴스는 이번 표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것은 대통령의 공격적인 외교 정책에 대한 의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②미 해군 참모총장, 중동 문제로 포드 항모전단의 부담 가중될까 우려 군사 매체 더 워존에 따르면, 대럴 코들 미 해군 참모총장이 미 해군의 최신 항공모함인 USS 제럴드 R. 포드함과 여러 함정으로 구성된 포드 항공모함 타격단(CSG)이 중동으로 배치될 경우 장기 배치가 초래하는 부담과 그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이번 발언은 1월 14일 버지니아주 앨링턴에서 열린 해군수상함협회(SNA) 연례 심포지엄에서 코들 참모총장이 기자들과 만나 포드 항모타격단과 호위함 현황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나왔다. 포드 항공모함 타격단은 2025년 6월 버지니아주 노퍽을 출항한 뒤 200일 이상 항해 중이며, 현재는 미국 남부사령부(SOUTHCOM) 작전구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타격단은 최근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인 절대적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작전에 참여했다. 코들 참모총장은 포드 항모타격단을 현재 작전중인 항모가 없는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CENTCOM)으로 추가 투입하는 연장 배치에 대해 항모의 전술적 가치는 매우 크다면서도 배치 연장은 강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장 배치는 단순히 기간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승조원과 전투력 유지, 선체 정비 등 전반적인 군사력 준비 태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였다. 코들 참모총장은 연장 배치가 병사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보통 항모 타격단의 정상적 배치 기간은 7개월 정도로 계획하지만, 이 기간을 넘기면 병사들의 개인적인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배치 기간이 늘어날수록 체력과 정신적으로 승조원들이 피로해질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문제로 정비·유지보수의 어려움도 지적했다. 항공모함과 그를 호위하는 함정들은 출항 전후로 항구에 정비 기간이 계획돼 있으며, 이는 민간 조선소·정비업체와의 계약에 맞춰진다. 배치가 연장하면 예정된 정비 시점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며, 결과적으로 선체 부품과 장비의 마모가 가속하고, 정비 비용과 시간이 매우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사태는 다음 임무 준비 능력과 전력 유지능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 중부사령부 지역에는 항모는 없지만, 아라비아해·홍해·인도양 일대에는 구축함과 연안전투함 등 여러 전투함이 운용 중이며, 미사일과 드론 방어 그리고 해상 작전 지원 등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일정 수준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코들 참모총장의 발언은 단순한 군사적 의견을 넘어, 미 해군의 글로벌 전력 운영 부담을 보여주는 사례다. 포드 항모타격단이 서반구 작전에 장기간 투입되면서 아시아·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의 해군 전력 공백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③파키스탄은 JF-17 수출 확대 노리고, 인도는 라팔 추가 수입 결정 군사 매체 디펜스 블로그와 아미리코그니션에 따르면 파키스탄이 중국과 함께 개발한 JF-17 전투기의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JF-17은 중국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과 파키스탄 항공산업단지(PAC)가 공동개발한 4세대 다목적 전투기다. 2007년 양산을 시작했다. 2020년부터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 러시아제 RD-93MA 엔진, 첨단 항전장비를 장착한 블록 3 생산 중이다. 지금까지 JF-17이 수출된 국가는 아제르바이잔·미얀마·나이지리아 정도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에 16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파키스탄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판매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외신에 따르면 수단 공군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파키스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빌린 차관을 상환하려고 판매를 제안했다. 모두 40억 달러에 달하는 포괄적인 패키지의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단과 깊은 역사·종교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수단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JF-17을 판매하려는 다른 국가로는 인도네시아와 이라크가 있다. 인도네시아와는 최근 열린 회담에서 40대 판매 가능성을 협의했다. 회담에서 구체적인 물량·인도 일정·금액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논의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한다. 이달 초, 파키스탄 합동참모본부는 바그다드에서 열린 고위급 공군 회담에서 이라크가 미국제 F-16IQ를 대체할 기체로 JF-17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과 적대적 관계인 인도는 자체 개발한 테자스 경전투기(LCA)의 추가 개발·배치와 함께 실질적인 전력으로서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최대 114대의 추가 도입을 협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90대는 현재 생산 중인 F4 표준이고, 나머지 24대는 개발 중인 F5 표준에 대한 옵션이다. 이번 협상은 인도 공군의 노후 미그-21, 미그-27, 재규어, 미라지 2000 전투기를 대체하는 다목적 전투기(MRFA) 프로그램과 연관됐다. 최현호([email protected] )
2026.01.18. 13:00
우상호 청와대 정무수석이 19일 홍익표 신임 정무수석에 대한 인수·인계를 마지막으로 이재명 정부 청와대 근무를 끝낸다.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지사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서다. 우 수석은 18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처음 정무수석으로 임명되었을 때 정무수석실 직원이 네다섯 명 정도밖에 없어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일을 시작했다”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원만하게 일을 그만둘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특히 각 정당의 지도자·관계자께서 잘 대해 주시고 협조해 주셔서, 대화와 소통이 끊기지 않고 진행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4선 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우 수석은 그간 여야 정치권과 청와대의 ‘막후 조율자’ 역할을 해 왔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시동을 건 대전·충남 행정 통합 논의를 정부의 ‘5극 3특’ 지역균형 전략과 연계해, 반대하는 민주당 대전·충남 의원들을 설득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4년간 20조원의 ‘통합 인센티브’를 내걸자 광주·전남은 물론, 대구·경북까지 ‘행정 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과 야당, 광역단체장의 입장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한 건 우 수석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중수청·공소청 법안과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이른바 ‘개혁 입법’을 두고 당·청 엇박자가 돌출할 때마다 간극을 메꾸기 위해 뛰어다닌 것도 우 수석이었다. 다만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당·정·청 온도 차가 부각된 ‘검찰청 폐지’ 입법 과정에선 당내 강경파와 조율이 쉽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정청래 대표의 ‘추석 전 입법’ 발언으로 1차 당·정 갈등이 불거졌다. 정부 출범 100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입법 방식과 속도를 두고 고조되던 갈등은 ‘정부조직 개편은 당이, 후속 입법은 정부가 맡는다’는 역할 분담으로 겨우 봉합됐다. 하지만 국무총리 직속 검찰개혁추진단이 지난 12일 내놓은 입법안을 계기로 재점화한 여권 내 갈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우상호·정청래 충돌설’까지 나오면서, 일부 강성 지지층이 대통령의 참모인 우 수석을 공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향후 당으로 복귀하는 우 수석의 1차 숙제는 강원지사 후보로 확정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낙하산 공천은 없다”며 “기초·광역의원, 기초·광역단체장 모두 경선이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빨리 공천하고 가장 긴 기간 우리 후보들이 뛸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드리도록 하겠다”며 조기 경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우 수석은 그간 청와대 업무에 발이 묶인 탓에 인지도와 비교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G1방송·리얼미터의 가상대결 조사(1~2일, 무선전화 ARS)에선 우 수석이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우상호 46.3%, 김진태 38.1%’로 조사됐다. 우 수석 지지율이 8.2% 포인트 앞섰으나,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때의 12.5% 격차(이광재 49.5%, 김진태 37.0%)엔 미치지 못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공교롭게도 민주당 경기 성남분당갑 지역위원장인 이 전 지사는 지난 15일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 3년 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지역에서 ‘이광재 출마설’이 퍼진 이유다. 강원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강원지사 선거는 늘 어려운 선거였던 만큼, 두 사람이 어떤 형태로든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만약 우 수석과 이 전 지사가 경선에서 맞붙으면 조직이 둘로 쪼개져 본선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AI와 안전하게 공존하기 경제+ “30년 내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은 10~20%다.” 딥러닝(AI 학습법) 개념으로 AI 발전의 토대를 닦은 ‘AI 대부’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의 경고다. AI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AX(AI 전환)’가 화두인 요즘, 고성능·고효율 그 이면의 부작용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곪고 있다. 개개인의 AI 과의존과 중독을 넘어, 해외에선 자해·자살 같은 사회적 사건까지 번지며 경고 신호가 터져 나오고 있다. AI의 위험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위험성을 아는 사람만이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안전한 AI를 위한 개발자·정부의 고군분투부터 개인이 해야 할 일까지, AI와 건강하게 공존하기 위한 모든 것을 담았다. ◆AI발 디스토피아의 시작?=“선생님, 챗GPT가 이 약 먹지 말라는데요?” 서울의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환자로부터 이 같은 당황스러운 말을 들었다. 그는 “AI와 대화했더니 기분이 나아져 병원에 오지 않겠다고 하는 등 AI로 인해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며 “환자들이 어떤 말을 해도 AI는 대부분 다 맞다고 해주니, 정신질환적 측면에선 피해의식이나 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오픈AI가 지난 6일 공개한 ‘의료 지원 서비스로서의 AI’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와의 대화에서 개인의 건강 문제를 상담하는 비중은 5%를 넘겼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예전엔 환자들이 네이버에 검색하는 정도였다면, 요즘엔 챗GPT에 아예 질환 상담을 한다”면서 “직업윤리와 책임감 없는 AI에 치료를 의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AI 의존도가 높아지면 인간 지능의 퇴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스위스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게를리히 교수 연구팀이 666명 참가자 대상으로 기억·정보 검색·의사결정 같은 인지 작업을 AI에 맡기는 정도를 달리해 가며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AI에 더 많이 위임할수록 참가자들의 문제 해결 및 비판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변순용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AI에 의존하는 것은 마치 답안지를 보고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며 “자기 생각과 논리를 갖고 정답을 찾아 나가야 하는데, 고민하는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자아가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AI 중독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들에게 실존 인물처럼 롤플레잉(역할놀이) 하는 AI 챗봇은 강한 몰입과 정서적 의존을 유발한다. 2024년 미국 플로리다에선 AI 챗봇 캐릭터에 별명을 붙이며 깊은 교감을 나누던 14세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유족은 “AI가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극단적 선택을 유도했다”며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 ‘캐릭터.AI’와 구글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캐릭터.AI는 18세 미만 사용자가 챗봇과 로맨틱한 또는 치료 목적의 대화를 하지 못하게 제한했다. ◆‘불완전한 인간’을 닮은 AI=생성AI 기반 챗봇이 친밀함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은 인간과 유사하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정보과학연구소가 1만 7000건의 AI 챗봇과 인간의 대화를 분석했더니, 챗봇은 사용자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정서적 동기화’ 경향을 보였다. 일례로 “누군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라고 말하면 “맞아, 그런 사람들이 진짜 문제야”라고 동조해 공감하며 관계를 깊게 만드는 식이다. 문제는 인간과 달리 AI는 사용자의 지배적인 감정을 거울처럼(미러링) 따라간다는 점이다. 이는 감정을 증폭시켜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부정적 감정에 빠져들거나 AI의 표현을 사랑 같은 진심으로 착각·맹신할 수 있어서다. AI의 가치관을 특정 집단·조직에 유리하게 설계해 이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인간의 성격과 감정을 모방해 사용자와 교류하는 AI 서비스에 대한 규제안(AI 기반 대화형 서비스 관리를 위한 규제)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규제는 표면적으로 사용자 중독과 과몰입 방지가 목적이다. 하지만 본질적 메시지는 따로 있다. AI가 가져야 할 가치관을 국가가 명시적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AI가 국가 안보를 해치거나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는 내용을 생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중국의 역사·전통·체제 안정에 부합하는 데이터로 학습하도록 요구한다. 딥시크 등 중국 AI 모델들은 천안문 사태, 시진핑 국가 주석 등 체제와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거나 우호적인 답변만 하도록 설계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안전벨트 채우려는 인간들=AI 모델 개발사와 서비스 사업자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AI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자체 모델 ‘카나나’ 기반 AI 가드레일(안전필터) 모델을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모델은 총 세 가지다. 폭력 등 유해 콘텐트는 ‘세이프가드’, 개인정보·지식재산권 등 법적 측면은 ‘세이프가드-사이렌’, 해킹 등 온라인 공격은 ‘세이프가드-프롬프트’로 막는다. 김경훈 카카오 AI 세이프티 리더는 “AI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다양해 각각에 특화된 방어 모델로 막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서비스에 따라 필요한 가드레일을 골라 쓰면, 호출량에 따라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등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지난달 챗GPT의 말투를 이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GPT-4o’ 업데이트 이후 모델이 “지나치게 아첨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사용자를 과도하게 칭찬하거나 무조건 긍정하는 말투는 확증편향과 정서적 의존을 강화해 AI 중독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국내 AI 캐릭터 플랫폼 ‘제타’를 운영하는 스캐터랩의 경우 AI 위험 방어 체계인 ‘어뷰징 탐지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출시한 이루다 1.0이 선정성·편향성·개인정보 침해 논란 끝에 출시 3주 만에 중단됐다. 그 이후 1년여간 생성AI 기반 새 버전을 준비하며 어뷰징 탐지 모델도 함께 개발했다. 하주영 스캐터랩 변호사는 “이루다 시절부터 축적한 악성 이용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은 단순히 특정 단어를 막는 게 아니라 문맥까지 분석해 선정적·공격적·편향적 표현을 걸러낸다”고 말했다. 제타는 현재 이용자 90% 이상이 미성년자고,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2시간 30분에 달한다.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보다 높은 수치다. AI 모델의 안전성을 평가하려는 시도는 정부 차원에서도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카카오의 ‘카나나’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AI 안전성 평가를 실시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AI안전연구소가 각각 개발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평가한 결과다. 카나나는 라마(메타), 미스트랄 등 해외 모델 대비 안전성 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국내외 AI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타 모델을 대상으로 한 평가 확대를 추진한다. AI가 완벽히 안전해질 때를 기다리기보다 불완전한 AI와 공존하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AI 중독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AI 중독 체크리스트를 개발한 이고르 판틱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 의료생리학과 교수는 “AI 사용 자체를 병리화하려는 게 아니라 건강한 사용과 의존적인 사용을 구분하자는 것”이라며 “나이· 직업·사용 목적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변순용 교수는 “특히 10대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사용이 쉽게 위험한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의 답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의 최전선에서 비즈니스의 미래를 봅니다. 첨단 산업의 '미래검증 보고서' 더중플에서 더 빨리 확인하세요. “이 여자 나한테 관심 있어?” 챗GPT 상담의 섬뜩한 종착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6927 “AI 훈련장 다 깔아놨다, 와라” 사우디는 한국 AI 콕 찍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7885 챗GPT는 오픈AI도 싹 바꿨다…매일 저녁 6시, 그 임원 활용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5798 AGI 미리 맛본 1000명의 증언…“내 직업 10년내 뺏긴다” 8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5231 어환희.장윤서([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짧게 자른 머리와 단단한 몸매 그리고 말끝마다 “~했습니다”로 똑 떨어지는 말투까지.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카페에서 마주한 레이서 신우현(22)의 첫 인상은 날이 서 있지만 느낌 좋은 군인 같았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차츰 이미지가 바뀌었다. 시속 300㎞의 질주와 0.01초의 승부를 이야기할 때, 차분하면서도 날카롭던 그의 눈빛이 꿈꾸는 소년의 그것으로 바뀌었다.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포뮬러1(F1)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하기 위해 도전 중인 그는 “남들보다 출발이 늦은 나에겐 시행착오와 실패까지도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16세 이전까진 평범한 학생이었다. 해외에서 공부하던 중 잠시 귀국해 국내에서 카트레이싱을 즐긴 이후 삶의 이정표가 확 바뀌었다. 신우현은 “유학 생활 내내 뭘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어 가슴이 답답했다”면서 “그렇게 힘든 순간에 운명처럼 레이싱이 나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후 몸과 마음의 주파수를 온통 레이싱에 맞췄다. 매일 거르지 않는 훈련은 ‘지쳐 쓰러질 때까지’한다. 대부분 10세 이전에 레이서 과정에 입문한 여러 해외 경쟁자들과의 훈련량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코어 근육과 반사 신경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으로 시작해 반응운동과 두뇌운동까지 빠짐 없이 진행한다. 신우현은 “유산소를 하다가 숨이 턱까지 차올라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암산이나 패턴 찾기 등으로 두뇌를 자극한다”면서 “F3 레이싱카의 브레이크를 밟으려면 200kgf의 힘이 필요하다. 고속 코너 구간에선 호흡이 가빠진다. 레이싱 훈련은 극한의 상태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싱 시뮬레이터에서도 매일 긴 시간을 보낸다. 선수 자신의 표현을 빌면, 이 또한 ‘눈이 침침해 잘 안 보일 때까지’ 반복한다. 훈련 스트레스는 다른 운동으로 푼다고 했다. “레이싱 도중엔 고장 등 내 노력이나 의지와 무관한 변수가 생기지만, 운동은 시간을 투자한 만큼 몸이 변하는 걸 담백하게 느낄 수 있어 스트레스를 풀기에 적격”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훈련하지 않을 땐 레이싱 관련 유튜브 시청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유일한 취미는 프랑스어 공부다. 이마저도 레이싱과 관련이 있다. 미캐닉(레이싱 차량 전문가)이나 국제자동차연맹(FIA) 관계자들 중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이 많다 보니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 쉼 없는 노력은 그에게 ‘한국인 유일 F3 드라이버’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안겼다. F3 풀시드를 획득해 올해 하이텍 TGR 소속으로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신우현은 “F3 레이서는 변변한 수입 없이 ‘F1 무대에 오른다’는 꿈 하나만으로 연간 100회 정도 비행기를 타고 세계 각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극한 직업”이라면서 “고된 이동 일정으로 육체적·체력적 어려움이 가중되겠지만, 이마저도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하며 적응하고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2024년 레이싱 도중 차량과 함께 7바퀴 반이나 구르는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타고 있던 차량이 완전히 부서질 정도로 심각한 사고였지만, 이튿날 경기 일정을 강행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사고가 트라우마로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그만큼 레이싱을 사랑한다”고 했다. 신우현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고문의 아들이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조카다. 때문에 어떤 이들은 “현대가 출신이라는 집안 배경 덕을 본 것 아니냐”며 깎아내리려 한다. 이에 대해 신우현은 “금전적인 도움을 부인하진 않는다”면서도 “레이싱은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오직 실력으로 맞붙는 무대다. 살아남기 위해, 진화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이어왔다는 사실 만큼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F1을 소재로 지난해 개봉한 영화 ‘F1 더 무비’의 주인공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 분)는 레이스 막바지에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신우현도 이른바 ‘드라이버스 하이(driver’s high)’라 부를 만한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는 “초고도 집중 단계에 이르면 차와 완벽히 한 몸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도 몸이 알아서 운전을 컨트롤하는, 마치 자율주행 비슷한 경험으로 우승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F1이 올해부터 머신(레이싱카)의 무게와 크기를 줄이고,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비중을 80대20에서 50대50으로 바꾸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차량 성능보다 드라이버의 기량, 특히나 완급 조절 능력이 이전에 비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진단했다.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웅장한 엔진 소리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든 2000년대 초반의 머신들이 더 사랑스럽다”고 언급한 그는 “하지만 환경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적응할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우현은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카트 레이싱장을 방문했다가 ‘형을 따라 카트에 입문했다’는 아이들을 여럿 만났다”면서 “나를 롤 모델로 삼은 그 아이들을 위해서도 오는 2030년까지 F1 무대에 입성해 대회장에 태극기가 휘날리게 하겠다는 목표에 흔들림 없이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지훈([email protected])
2026.01.18. 13:00
[OSEN=연휘선 기자]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남현종 아나운서가 전세사기 피해를 고백했다. 18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약칭 사당귀)'에서는 엄지인 아나운서가 KBS 후배 아나운서들과의 일상을 공개했다. 이날 엄지인은 남현종, 김진웅 등 KBS 남자 후배 아나운서들과 함께 KBS 간판 프로그램 제작진을 만났다. 남현종과 김진웅은 '포스트 전현무'를 꿈꾸며 KBS 간판 남자 아나운서로서의 성장을 꿈꿨다. 특히 남현종은 더욱 절박했다. 과거 전세사기 피해를 당했기 때문. 그는 "창원 거주 당시 입사 1개월 만에 6천만원 전세사기를 당했다"라고 고백하며 "결혼 계획에도 문제가 생겼다"라며 절박한 방송 활동 이유을 강조했다. 이에 그는 또 다른 KBS 2TV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약칭 편스토랑)' 제작진을 만나 강한 출연 욕심을 밝혔다. 그는 저렴한 재료비와 가격 등을 앞세워 "'짠스토랑'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막내 김진웅은 이에 맞서 '편스토랑' 제작진에게 직접 싸온 4단 도시락을 꺼내보였다. 이에 엄지인과 남현종이 "저 정도는 누구나 하지 않나", "버섯 왜 저렇게 말라비틀어졌나"라고 견제하기도. 김진웅은 "너무 하다. 우리 엄마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싸준신 거다"라고 폭로하며 태세전환을 유도해 웃음을 더했다. / [email protected] [사진] KBS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2026.01.18. 12:29
앤트로픽, 36조원 투자금 조달 목표…확정시 xAI보다 높아 엔비디아·MS 150억에 세쿼이아도 합류…올해 IPO 추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오픈AI와 경쟁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250억 달러(약 36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전망이다.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은 실리콘밸리 최고 벤처 투자사 세쿼이어 캐피털의 투자 합류 등을 기반으로 해당 규모의 투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100억 달러와 50억 달러의 투자를 약정함에 따라 앤트로픽은 이미 150억 달러는 확보해둔 상황이다. 여기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미 헤지펀드 코튜가 각각 15억 달러를 출자하기로 했고, 세쿼이어 캐피털과 다른 벤처투자자들의 투자액을 합산하면 1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단일 차수를 통해 가장 많은 투자액을 유치한 AI 기업은 지난해 3월 400억 달러를 조달한 오픈AI였고, 이달 초 xAI가 기록한 200억 달러가 뒤를 잇는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이 이번에 250억 달러의 자금 수혈에 성공하면 xAI의 최근 유치액보다 많은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구글의 초기 투자자였고, 오픈AI와 xAI에도 자금을 지원한 세쿼이어 캐피털이 앤트로픽에 대한 투자에도 나서는 것은 벤처 투자사의 일반적인 투자 방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벤처 투자사들은 통상 같은 분야의 경쟁사들에 투자하기보다는 각 분야에서 승자를 선택해 투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세쿼이어 캐피털의 전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AI 투자의 규모가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FT에 설명했다. 그는 이번 투자에 대해 "규모가 너무 커져서 벤처 투자가 아니라 주식 투자처럼 바뀐 사례"라며 세쿼이어 캐피털은 AI 기업 간 경쟁에 대해 "승자를 가리는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각자가 고유한 역할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번 투자는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에 부정적이었던 로엘로프 보타 전 세쿼이어 캐피털 매니징 파트너가 3년간 맡아왔던 수장 자리에서 경질된 이후 진행되는 것이다. 엔트로픽은 오픈AI·구글 등과 달리 개인 유료 구독자를 늘리기보다는 기업을 상대로 한 모델 판매에 더 집중해 연환산 매출액 1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기술기업 기업공개(IPO) 경험이 풍부한 윌슨 손시니 법률사무소를 선임해 올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영전
2026.01.18.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