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로 시작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The Road Not Taken(가지 않은 길)’은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이 시를 흔히 ‘The Road Less Traveled’라고도 기억한다. 시의 마지막 행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때문이다. 이 시구를 떠오르게 하는 ‘The Trail Less Traveled’라는 애칭의 등산로가 있다. 뉴저지 서섹스카운티의 하이포인트 주립공원이 이 트레일의 소재지인데, 이 공원은 약 15000에이커의 규모로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등 3개 주가 맞닿는 곳에 위치한다. 트레일은 공원 명칭처럼 뉴저지에서 가장 높은 키타티니 산맥(Kittatinny Mountain)의 주능선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산맥의 최고 봉우리엔 1930년도에 세워진 전사자들을 위로하는 사각의 오벨리스크 기념탑이 있다. 사람들이 걸은 자취가 적어 붙여진 명칭의 ‘The Trail Less Traveled’는 8자 모양으로 선을 이룬 전장 약 8마일의 등산로다. 이 트레일은 조지아주에서 북쪽의 메인 주까지 연결되는 2000마일이 훨씬 넘는 미 동부의 백두대간에 해당하는 애팔래치안 트레일의 일부이기도하다. ◇오르는 길=애팔래치안 트레일(AT)을 등반하는 사람들을 위해 밤샘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 하나가 서섹스시에서 델라웨어강 쪽으로 향하는 23번 도로의 고갯마루에 있다. 여기에 차를 세우고 남쪽으로 파란색 표시를 따라 걸으면 곧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상징하는 흰색 바탕의 AT 마크를 만나게 된다. 이 지점에서 남쪽으로 S자 모양으로 난 길이 AT이고, 역 S자 모양으로 난 길이 아이리스 트레일(Iris Trail, IT)이다. AT는 산 능선을 따라 남동쪽으로 내려가고, IT는 계곡을 따라 북동쪽으로 올라온다. 흰색으로 표시된 AT를 따라 산을 오르다 초반 약 1마일 정도를 지나면 서쪽으로 난 흰 바탕에 파란색 점으로 표시를 한 전망대(Blue Dot Overlook) 입구을 만난다. 짤막한 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저 아래 자그마한 호수인 쏘밀 폰드(Saw Mill Pond)가 보이고, 서편으로 뉴저지와 펜실베니아의 경계를 이루는 델라웨어 강과 그 너머의 포코노 산맥까지 끝없는 들판이 아련히 펼쳐져 있다. 안개에 자욱하게 쌓인 희미한 산맥의 모습은 자못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들어간 길을 돌아 나와 다시 남으로 약 0.5마일 정도 따라 가면, 계곡을 따라 잠시 길이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게 된다. 여기가 이 트레일 중 가장 가파른 절벽이 놓인 곳이지만, 그리 높지는 않다. 켤레로 층층이 쌓인 바위 들 위엔 우리 산수화에 등장할 법한 소나무 몇 그루가 그 푸름을 간직한 채 계절을 묵묵히 지내고 있다. 그러다 곧 너른 전망대 바위가 다시 나오고, 이번엔 동편의 뉴저지 방향, 월킬리버 밸리의 전경을 한 눈에 바라다 볼 수 있다. 뉴저지 주에 위치한 여러 호수 들 중에서 규모나 경관으로 보아 빼놓을 수 없는 러더포드 호수(Lake Rutherford)와 그 호수로 이르는 여러 갈래의 시내들, 그리고 파란 창공의 높은 하늘이 땀 흘리며 걸어 온 노고를 풀어 준다. 이제부터의 하이킹은 시인이나 철학자, 혹은 음악가가 점심을 느긋하게 먹은 후 영감과 마음의 순화를 위해 즐겨 찾을 것 같은 산책로 모양의 길이 이어진다. 이 오솔길을 따라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봄엔 연 초록의 새싹들과 붉은 꽃들이 피어나고, 한 여름엔 뜨거운 햇살로부터 길을 가려주는 나뭇가지들이 축축 늘어지고, 가을엔 떨어진 낙엽들의 향기가 푹푹 풍겨나며, 소복하게 흰 눈이 세상을 덮는 겨울의 풍경은 아늑할 것이다. 다시 한 시간 정도, 약 1.5마일을 걸으면 AT가 IT와 교차하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 턴을 하여 북으로 향해 약 1마일을 올라가면 러더포드 호수 바로 옆을 지나게 되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기에 좋은 장소다. 만일 여기서 턴을 하지 않고 계속 AT를 따라 남동쪽으로 약 1.5마일을 걸으면 두 번째 교차점이 나오게 된다. 여기서 북서쪽으로 회전을 하여 돌면 비로소 8자 모양의 트레일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즉 두 트레일이 첫 번째로 교차하는 중간 지점에서 돌아오면 0자 모양이 되고, 두 번째로 교차하는 지점까지 갔다 오면 8자가 되는데, 전자로 돌면 약 5마일, 후자로 완주하면 약 8마일 정도의 거리가 된다. 해가 긴 여름에는 8자로, 해가 짧은 겨울에는 0자로, 혹은 걷는 사람의 각각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이 비교적 자유로운 산행 길이 ‘The Trail Less Traveled’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스스로 최고의 작품으로 여기던 또 다른 시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가 어울리는 계절에 산길을 걸으며 그의 시를 읊어 본다.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그러나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으니, But I have promises to keep/자기 전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자기 전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가는 길= GWB-Route 4 West-208 North-287 South-Exit 52-Route 23 North-Sussex Downtown에서 8마일 지나면 왼편에 애팔래치안 트레일 오버나잇 주차장 글=조남목(뉴욕한미산악회원http://cafe.daum.net/nykralpine)
2009.12.10. 19:32
산행동아리 들뫼바다(대장 박춘기)가 지난 5일 워싱턴 일원을 강타한 눈길을 뚫고 애팔레치안 트레일 가운데 애나폴리스 락과 블랙 락으로 겨울 산행을 떠났다. 회원들은 무성한 눈꽃 사이와 하향게 쌓인 눈길을 헤치며 겨울 산행의 묘미를 만끽했다. 들뫼바다는 이번 주말 애팔레치안 트레일 중 워싱턴 모뉴먼트 주립공원에서 출발, 북쪽 방향으로 진입해 4마일 정도를 걷고 되돌아오는 제 62차 산행을 실시한다. 허태준 기자
2009.12.09. 16:23
크루즈 출항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방문지인 마르세유에 도착했다. 이곳은 프랑스의 두 번째 대도시이자 프랑스 최대 무역항이다. 추운 겨울이 없고, 일년 내내 햇볕이 내리쬐는 곳으로 세잔느, 바로크, 마르체 등 유명 화가들이 활동한 도시다. 박물관, 극장, 오페라 극장도 많은 고장이다. 하지만 내 주된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산 정상에 있는 노트르담 데 가르데(수호의 성모마리아)성당을 둘러보고 시내를 좀 거닐어 보자고 마음 먹었다. 프랑스어로 노트르담은 ‘고귀한 여인’, 즉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프랑스 곳곳에 ‘노트르담’이 있는데 파리 노트르담 사원의 정식 명칭은 ‘파리의 노트르담’이며 마르세유에 있는 것은 ‘수호의 노트르담’이다. 나는 미니 관광버스를 타고 산 정상을 찾았다. 아름다운 해안선, 그리고 알렉산드로 뒤마의 소설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실제 모델이 되었다는 외딴 섬 ‘이프’에 세워진 감옥, 그리고 산 정상에 건축된 거대한 성당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오후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노천 카페에서 와인 한 잔을 3유로(약 $4.50)에 사서 마시며 망중한의 시간을 즐겼다. 무료로 따라나오는 맛있는 올리브 짠지와 함께 마시는 와인 맛은 정말 별미였다. 마르세유의 일요일은 조용했다. 모든 상가, 심지어 백화점까지 문을 닫았고, 오직 관광지역과 동네 카페와 식당만 문을 열었다. 생각해 보니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지금까지 바르셀로나, 튀니시아, 말타, 시실리, 로마, 제노아, 마르세유 등 다섯 나라 8개 도시를 방문했다. 그런데 5개 국가 모두 같은 시간대일 뿐 아니라 화폐 또한 유로화 하나로 해결됐다. 비록 다섯 나라가 각각 자기 나라 말을 쓰고 있지만 세계는 이미 지구촌 가족으로 어울려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러는 유럽인들이 이렇게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은 ‘축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물론 축구도 한몫 했겠지만 그보다 먼저 ‘로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로마를 기반으로 유럽의 종교·문화적 동질감이 형성됐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나’라는 한국계 미국인을 생각해 본다. 처음 크루즈선에 탔을 때는, 나 스스로 어색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이 어색함은 언어 때문에 시작된 것 같다. 안내 방송은 이태리어로 시작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그리고 ‘스페인어’ 순서로 나왔다. 저녁마다 3000석 규모 극장에서 마술, 노래, 춤, 무용 등 공연이 있는데 극장 진행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5개 국어였고, 그 순서도 마찬가지였다. 저녁 만찬 때엔 더 당혹스러운 일도 있었다. 스니커 신발에 캐주얼을 입고 갔더니 모두가 웬 무뢰한이 왔나 하며 쳐다보는 듯했다. 다른 승객들은 정말 ‘선데이 베스트 드레서’랄까 정장을 입고 와서,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나는 탄식조로 나 자신에게 속삭였다. “아하, 미국이 세계에서 우뚝 선 것으로 생각했고, 또 미국식 생활 방식이 제일인 줄 알고 30년을 살아왔어. 그러나 이제 생각을 바꿔야 겠다. 미국도 이제 세계 가족의 하나일 뿐, 아니 잘 해야 큰 형님 정도라는 걸 깨달았어. 이제 예의를 지키고, 겸손을 배우고, 어울려 사는 것을 익혀야겠다.” 그 순간 우리와 친구가 된 중국인 폴 리 부부가 아내와 함께 무엇이 즐거운지 낄낄거리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폴 리를 보면서 어느덧 나는 다시 한국인이 되어 있었다. “그래, 과거의 역사가 어떻든 또 땅덩어리나 인구면에서 당신네 중국보다야 작지만 한국은 대단한 나라야. 당신들이 그리 열광하고 즐기는 김치, 라면, TV 연속 드라마를 만드는 나라, 이 크루즈 배에 걸려 있는 3000대 정도의 삼성 TV를 만드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지. 그리고 아직 숫자는 미미해도 이곳 불란서, 이태리에서 볼 수 있는 현대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야. 아마도 다음번엔 한국 조선소에서 만든 크루즈를 타게 될 걸…” “우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살며, 미래를 꿈꾸는 행복한 나라 사람들이야. 그리고 어쩌면 타민족을 제일 많이 끌어들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결혼도 제일 많이 하고, 미래 가장 많은 지구촌 식구를 껴안고 사는 나라가 될 거야….” 진정 이번 여행은 나로 하여금 세계 모든 나라 사람을 지구촌 한 식구로 받아들이게 한 소중한 기회였다. 동시에 내 시야와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 보람된 시간였다. 크루즈여행을 통해 앞으로 남은 여생동안 국적ㆍ인종을 불문하고 지구촌 모든 사람과 웃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2009.12.07. 16:56
두 번째 기항지 말타섬은 총인구 40만명의 작은 나라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생각하고, 살펴볼 것이 꽤 많은 곳이다. ‘말타’라는 이름은 페니키아어로 ‘안전한 쉼터’또는‘피난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곳 사람들의 혈통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 그들은 자기들만의 말타어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근래 100년 넘게 영국 식민지로 있었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는 지역이다. 미국에서 간 내 입장에서는 아주 편했다. 또 관광객을 위해 무대 세트처럼 잘 정돈된 고풍스러운 구시가지, 공원같이 잘 가꿔진 환경, 관광기념상품, 특히 유리세공 등이 오밀조밀한 재미를 제공한다. 말타의 정복 역사는 꽤나 복잡하다. 페니키아, 카르타고, 로마, 비잔틴, 튀니시아에 근거를 둔 아랍, 노르만공, 아라곤, 오토만 제국, 프랑스, 영국 등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중에서도 십자군과 관련된 사건이 흥미롭다. 예루살렘 성지 회복을 기치를 내세운 십자군의 전진 기지는 원래 그리스 남단 로데스섬(Rhodes Island)에 있었다. 그러나 오토만제국의 세력확장으로 원래 그곳에 있었던 전진기지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명으로 말타섬으로 옮겨왔다. 그리하여 말타에 영국 기사단, 프랑스 기사단, 이태리 기사단 등 여러 유럽 나라 기사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어 살게 되면서 말타의 인종적 뿌리가 복잡해졌다. 또한 오토만 투르크 이슬람 교도들의 침략에 맞서 유럽 기사단이 연합해 방어하다가 거의 절망적인 순간에 시실리 성주의 구원으로 살아남았던 절박했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대로 재미있는 말타 관광을 마치고 배로 돌아와 내일 도착할 시실리에 관한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었다. 2000년 전 포에니전쟁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40여년 전 책과 영화로 나를 매료시켰던 갓파더(대부)에서 느꼈던 시실리인들의 모습을 대할 수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다. 어저께 그 작은 말타 섬에서 버스 타면 될 것을, 네 명이 1인당 13유로(약 20달러)씩 내고 왜 택시를 대절했느냐는 말을 들었는지라, 오늘은 우리 유람선이 정박한 메시나항에서 약 50마일 떨어진 로마 유적지 타오르미나(TAORMINA)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두 소녀와 대화를 나누던 중 나는 그만 시실리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두 소녀의 미소 속에 곱게 자란 친절함과 순수하고, 고운 마음을 발견했다. 영화 갓파더에서 후덕하게 보였던 여주인공의 딸같은 소녀들이었다. 이들 소녀의 미소가 나로 하여금 시실리를 마냥 좋아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비록 유로화로 50전짜리 버스표였지만 지갑에서 꺼내 주면서 갈아타는 곳을 실수할까봐 손짓 몸짓으로 알려주고 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미소를 띠며 손을 흔들어 환송해 준 소녀들이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다. 시외버스로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 서는 곳이 너무 많고 느리다는 것을 알고서, 결국 나와 같은 생각으로 버스 정류장에 나온 독일인 크루즈 승객들과 함께 결국은 택시를 대절해 타오르미나로 갔다. 나중에 생각하니 잘한 결정이었다. 타오르미나에서 시실리 관광책을 한 권 샀다. 모두 124페이지, 그중 오늘 방문한 타오르미나와 메시나를 소개하는 내용만 모두 8페이지였다. 다시 말해 내가 가볼 엄두도 못낸 15배나 되는 안내책자의 나머지 섬을 제대로 보려면 최소한 일주일을 보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와서 시실리의 모든 것을 두루 살피리라는 욕심이 솟구쳤다. 내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데는 시실리의 매력 두가지와 와인 때문이기도 하다. 그 두 가지가 무얼까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사실을 말해야겠다. 이곳 시실리에는 100% 장담하지만 에어컨이 없다. 하기야 추우면 두꺼운 옷, 더우면 얇은 옷이야 입겠지만 좌우간 온도, 습도, 햇살이 에어컨이 필요없게 만든다. 그리고 나를 황홀하게 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시실리에는 수퍼마켓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혼자만의 상상의 그림을 그려보자.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무렵이 그림의 시간적 배경이 된다. “오늘 저녁은 문어 샐러드에 스테이크 한 조각, 그리고 디저트로 사과가 어떨까” 궁리하면서 생선가게에 들러 문어 한 마리, 푸줏간에서 안심 반 파운드, 야채가게에서 사과 한 개와 양상치 한 다발 등등을 사서 집으로 걸어가면서 집에서 담근 포도주의 맛을 상상하며 입맛을 다시는 그림 말이다. 내 머릿속에 펼쳐지는 이같은 그림으로 미뤄볼 때 시실리는 마피아의 본향이 아니라 평화와 조용함이 넘치는 그림 같은 정원이라고 하는게 맞지 않을까. 타오르미나 관광을 마치고 배로 돌아온 그날 밤 침대에서 행복했던 하루를 회상하면서 영화 갓파더의 주제곡 후렴 가사를 속으로 불러봤다. “Wine colored days warmed by the sun, deep velvet nights when we are one.” “밝은 한낮의 포도주빛 시간들은 저 하늘의 태양빛에 익어가고, 짙은 벨벳 빛깔의 밤이 되면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다음호에 계속>
2009.12.04. 18:01
1934년 펜실베이니아의 작사가 리처드 스미스가 하얀 눈에 덮인 공원을 바라보며 쓰기 시작한 이말은 듣기만 해도 어른 아이 할것 없이 동화속 세상을 꿈꾸게 한다.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 바로 놀이공원이다. 유명 가족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와 나츠베리 팜이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윈터 원더랜드로 변모한다. ■디즈니 윈터 원더랜드(Disney Winter Wonderland) 동화와 마법의 나라 디즈니랜드가 다시 한번 마법에 걸린다. '마법'은 트램카를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 원더랜드의 상징처럼 60피트의 높이로 우뚝 솟은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무려 6만 3000개의 전구가 휘황찬란한 장관을 연출한다. 무려 30만개의 전구 장식으로 치장하는'스몰 월드'나'백설공주의 겨울성'등은 디즈니랜드만의 환상적인 크리스마스를 연출한다. 해가 지면서 망루와 첨탑들이 눈과 서리로 뒤덮인 백설공주성은 5만개의 전구로 치장돼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너편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에서는 1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첨단 기계장치를 이용한 '일렉트리컬 퍼레이드'가 열린다. 디즈니 영화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특수효과로 무장한 채 퍼레이드를 벌인다. 공원이 문닫는 시간이 다가오면서 백설공주의 겨울성앞 메인 스트리트에는 슬슬 인파들로 넘쳐나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하늘에는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한다. 눈송이를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져들 즈음 윈터 원더랜드의 피날레인 불꽃놀이가 시작되면서 행복감은 최고조에 다다른다. 개장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이며 31일은 새벽 2시까지. 입장료는 성인 72달러 3살부터 9살까지는 62달러인데 독자들은 중앙 티켓센터에서 각각 68달러와 58달러로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주소:1313 S. Disneyland Dr. Anaheim ■나츠 메리 팜(Knott's Merry Farm) 사실 전체 면적으로 보면 더 넓은 놀이 공원이 있는데다 메인 캐릭터인 스누피 일당들을 보면 지레 아이들만을 위한 공원으로 오해하기가 쉽다. 그러나 겁없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식스 플래그스 못지 않게 스릴과 공포감을 주는 탈 것들이 즐비하다. 여기에다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피너츠 할러데이 퍼레이드'(A Peanuts Holiday Parade) 스누피의 아이스 쇼(Snoopy's Cool Christmas) 등 어른 아이 할것 없이 즐거울 이벤트가 가득하다. 스누피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등장시킨 만화가 찰스 M 슐츠의 이름을 딴 2100석 규모의 극장에서 열리는 이 쇼는 스누피와 그 일당들이 등장해 놀랍고도 화려한 아이스 스케이팅을 선보여 아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퍼레이드는 다음 달 2일까지 4~5 11~12 18~24 26~30 1~2일. 아이스쇼는 역시 다음 달 2일까지 퍼레이드와 같은 날 열리는데 주중에는 오후 1시 3시 5시 주말에는 1시 30분 3시 30분 5시 30분에 시작한다. 올해는 특히 미 해병 예비군을 위한 장난감 도네이션 행사(Toys for Tots)가 열리는데 나츠베리 팜의 상점가에서 15달러 이상의 선물을 사서 입구에 가져다 내는 것만으로 추가 금액없이 입장이 가능하다. 집에 있던 포장을 뜯지 않은 가격이 15달러 이상인 장난감을 가져가면 입장료를 15달러만 받는다. '캘리코 광장(Calico Square)'에서는 매일 저녁 스누피 일당들이 참여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라이팅 공연도 열린다. 아름답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송 앤드 댄스' '싱-얼-롱' 피너츠 갱 일당이 펼치는 뮤지컬 쇼 등 윈터 원드랜드의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저녁이 되겠다. 입장료는 성인 44.99달러 3살부터 키 48인치까지는 22.99달러인데 독자라면 중앙 티켓센터에서 각각 37 20달러에 살 수 있다. ▷주소:8039 Beach Boulevard. Buena Park ▷티켓 문의:중앙 티켓 센터 (213)368-2522 백종춘 기자 [email protected]
2009.12.04. 15:25
화려한 장식들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은 어쩌면 우리네 인생을 비유하는 지도 모른다. 가족 나들이 삼아 동네 가까운 곳으로 나가보자. 명멸하는 불빛들을 바라보며 올 한해를 차분히 정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되겠다. ☆DWP 전구축제, DWP Festival of Lights LA 수도전력국(DWP)이 펼치는 이 전구축제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행사다. LA 동물원 진입로인 크리스털 스프링스 드라이브(Crystal Springs Dr.) 1마일 구간의 길 양쪽을 화려한 장식전구를 이용해서 다양한 볼거리를 꾸몄다. 거대한 공룡에서 부터 자유의 여신상 등 다채로운 형상들이 어둠속에서 반짝인다. 올해 14회 째를 맞는 이 전구축제는 이달 30일까지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펼쳐진다. 17일까지는 차량없이 걸어서만 구경을 할 수 있으며 차를 타고 관람을 할 수 있는 18일부터는 동물원 주차장에서 관람용 셔틀이 무료로 운행되니 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11~13일은 간단한 먹거리가 곁들여지는 가족 축제도 열린다. 날씨가 쌀쌀할 수도 있으니 옷을 따뜻하게 차려 입는 것이 좋다. ▷가는길: 5번 프리웨이 남쪽에서는 웨스턴 애비뉴(Western Ave.)에서 내려 서쪽으로 가다 빅토리 불러바드(Victory Blvd.)에서 좌회전해서 주 드라이브(Zoo Dr.)를 따라가면 된다. 5번 프리웨이 북쪽에서는 주 드라이브에서 내린다. ☆알타데나 크리스마스 트리 레인, Altadena' Christmas Tree Lane 패서디나 북쪽 앤젤레스 포레스트 산자락에 자리한 이 동네 알타데나 마을은 이맘 때면 마을 전체가 동화속 분위기에 잠긴다. 경사진 산자락 높다랗게 자리한 덕에 경관도 좋다. 매년 12월 둘째 주말부터 시작하는데 올해는 1월 6일까지 이어진다. 1920년에 시작됐으니 올해로 89년 째를 맞아 남가주의 최고 장식거리중의 하나로 꼽힌다. 샌타 로사 애비뉴(Santa Rosa Ave.)의 우드버리(Woodbury)와 알타데나 드라이브(Altadena Dr.)사이의 집들이 주요 장식 거리인데 해질녘부터 자정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자동차 불빛은 미등만 켠 채 천천히 운전하면서 보거나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신선한 나무향기를 맡으며 걸어다녀도 좋다. 첫날인 12일 오후 2시부터는 올해 처음으로 연례 공예ㆍ예술 축제도 열린다. 알타데나 도서관(600 E. Mariposa St.)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공예품과 페팅 주 캐롤 공연도 관람하고 산타 클로스와 눈썰매를 타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가는길: LA에서 134번 프리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 210번 프리웨이 동쪽으로 갈아탄다. 레이크 애비뉴(Lake Ave.)에서 내려 북쪽으로 가다 우드버리 로드를 만나면 좌회전하고 샌타로사 애비뉴에서 우회전하여 알타데나와 샌타로사가 만나는 곳 일대가 크리스마스 트리 레인이다.
☆우드랜드 힐스 캔디 케인 레인 (Woodland Hills Candy Cane Lane)
샌 퍼낸도 밸리의 서쪽 우드랜드 힐스에 자리한 이곳 역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으로 올해 57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소가 됐다.
오래된 동네가 그렇듯이 낮에는 평범한 주택가이지만 밤이면 빛의 마술이 펼쳐지는 환상적인 마법의 동네로 변신한다. 루바오 애비뉴(Lubao Ave.)와 옥스나드 스트리트(Oxnard St.)를 중심으로 8스퀘어 블록이 빛의 향연을 펼치는데 주중에는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이나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주중에는 10시, 주말에는 밤 11시이후에는 관람을 삼가하는 것이 좋겠다. 주말에는 차들로 붐벼 정체가 심하면 옥스나드나 하테라스(Hatteras) 스트리트에 주차한다.
▷가는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위네카 애비뉴(Winnetka Ave.)에서 내려 우회전하면 이 일대가 캔디 케인 레인이다. 옥스나드 스트리트에서 우회전하여 루바오 애비뉴를 따라 우회전하면서 빛의 향연이 시작된다.
☆롱비치 나폴리섬(Naples Island in Long Beach)
이탈리아의 나폴리섬을 따온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로가 많은 베니스풍경을 닮은 이곳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꼭 가보아야 할 곳이다. 롱비치의 남동쪽 해안에 자리한 이곳은 매년 이곳 주민들이 집과 정박해 놓은 배들을 휘황찬란한 전구로 장식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주말에는 보트퍼레이드도 즐길 수 있는데, 이곳을 제대로 즐기려면 곤돌라를 타 볼일이다.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두 사람당 1시간에 75달러.
▷가는길: LA에서 710번 프리웨이 남쪽 끝으로 가서 오션 불러바드(Ocean Blvd.)를 갈아타고 동쪽으로 가다가 2번가(Second St.)에 주차하고 나폴리섬 안쪽의 운하를 따라 걸으면서 구경하면 된다. 곤돌라 예약전화 (562)433-9595
☆어퍼 헤이스팅스 랜치(Upper Hastings Ranch), 패서디나
패서디나의 대형 주택가인 이곳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한 곳. 미칠린다 애비뉴(Michillinda Ave.)와 시에라 마드레 불러바드(Sierra Madre Blvd.)가 만나는 이곳은 대표적인 부촌답게 저택들마다 다양한 테마로 할러데이 장식을 수놓는다.
▷가는길: LA에서 134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 210번 프리웨이 동쪽으로 갈아타고 미칠린다 애비뉴에서 내려 불빛을 보고 북쪽으로 가면 된다.
☆발리안 하우스(The Balian House), 알타데나
발리안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발리안 가문의 대저택으로 이곳 역시 각양각색의 장식전구로 치장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3.5에이커에 이르는 저택과 잔디밭 전체를 1만개의 전구로 장식한다. 근처의 크리스마스 트리 레인과 같이 둘러보면 좋다.
▷가는길: 크리스마스 트리 레인에서 알타데나 드라이브(Altadena Dr.)에서 우회전하고 알렌 애비뉴(Allen Ave.)까지 가서 우회전한다. 다시 멘도시노(Mendicino)에서 좌회전한다.
☆올드타운 오렌지(Old Towne Orange)
남가주의 고색창연한 도시인 이 조그만 타운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는 내로라 하는 곳. 거리의 상점들과 주택들이 저마다 독특하고도 화려한 리본과 반짝이는 전구로 장식을 해서 물건을 사지 않아도 가 볼만한 곳이다.
▷가는길: 57번 프리웨이의 채프먼 애비뉴(Chapman Ave.)에서 내려 동쪽으로 가서 글래셀 스트리트(Glassel St.)를 만나는 곳 주위가 관람 포인트다.
글.사진 백종춘 기자 [email protected]
2009.12.04. 15:16
애틀랜타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날씨가 춥다고 해서 집에만 있을 수는 없다. 애틀랜타의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아이스 스케이팅을 즐겨보자. 피겨여왕 김연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케이팅은 아이들에게 유연성과 순발력, 균형감각을 키워주고 어른들에게는 좋은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스케이팅은 겨울철 스포츠인 스키나 스노우보드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반나절만 배우면 초보자로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빙판 위를 쌩쌩 가르는 아이스 스케이팅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애틀랜타 인근의 아이스링크를 소개한다. ◇센테니얼 올림픽 파크 애틀랜타 다운타운에 있는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 내 아이스링크가 지난달 개장했다. 애틀랜타 내 유일한 실외 아이스링크인 이 곳은 겨울낭만을 만끽할 수 있어 연인들과 가족단위의 나들이 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아이스링크 옆으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스케이트를 타고 쉬면서 간식을 먹거나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다. 아이스링크는 내년 1월31일까지 개장한다.아이스링크 입장료는 7달러, 스케이트 렌트는 90분에 2달러다. ▷주소: Centennial Olympic P ark 265 Park Ave West N.W. Atlanta, Georgia 30313 ▷문의: 404-223-4412, www.centennialpark.com/events/ice.html ◇둘루스 아이스 포럼 둘루스 아이스 포럼에는 피겨스케이팅, 유소년·성인 아이스 하키 강좌, 일반 아이스 스케이팅을 배울 수 있는 강좌가 열린다. 저렴한 비용의 그룹레슨을 받을 수 있고, 코치의 집중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개인레슨도 열린다. 또, 생일 파티 장소와 생일 케이크, 아이스크림과 구디 백과 스케이트장 무료입장권도 제공하고 있다. 입장료는 7달러, 5세 미만 어린이는 3달러다. 스케이트 렌트 비용은 3달러이다. ▷주소: 2300 Satellite Boulevard Duluth, Georgia 30097 ▷문의: 770-813-0084, www.iceforum.com
2009.12.04. 7:19
마침내 바르셀로나에서 크루즈 유람선 스플렌디다(splendida)호에 올랐다. 승객 4400명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호화선으로, 이탈리아 해운회사 소속이다. 이번 출항에는 3600여명이 탔다고 들었다. 나중에 항구에 도착해 유적지 관광에 나서는 승객들을 기다리는 전세 버스를 보면서 계산해 보니 줄잡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약 300명, 일본인 관광단이 200여명쯤 되어 보였다. 개개인으로 온 사람들까지 어림잡아 아시아인이 800여명은 족히 되는 듯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인은 우리 부부 뿐인 것 같았다. 크루즈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저녁만찬인데 테이블 배정이 아주 흥미로웠다. 우리 부부를 포함해 Lee씨 성을 가진 커플 3쌍이 나란히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아마도 같은 성 가진 사람들을 함께 앉도록 배려한 것 같았다. 우리 부부 이외 Lee씨 성을 가진 승객들은 모두 중국계 미국인들이었다. 55세쯤 되는 이보천이란 이름의 텍사스 거주 부부, 북버지니아 출신의 30대의 이지충이란 부부였다. 이들은 내가 한국인임을 알고는 김치, 김치찌게, 라면, 김, 그리고 TV드라마 등등을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유람선의 객실마다, 그리고 배 이곳 저곳 삼성 TV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승객 4400명, 승무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배의 규모를 감안할 때 삼성 TV가 이 배에만 줄잡아 3000대는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와 기분이 좋았는데 우리의 고유 음식인 김치까지 그렇게 널리 알려졌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더더욱 신이 났다.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들어오니 내일 아침 도착하는 튀니시아의 날씨, 가볼 만한 명승지와 교통편 등등을 알리는 안내지가 놓여 있었다. 여기서 잠시 역사 이야기를 간단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오늘날의 튀니시아에 있었던 고대 카르타고(유럽인들은 카르타제라고 부른다)는 BC 1200년~BC 800년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의 가나안 지역에 걸쳐 존재했던 국가다. 히브리어를 쓰는 무리였다고 한다. 그들은 배를 타고 지중해를 누비면서 해상무역을 했고 이곳 저곳에 거점 도시(도시국가)를 세웠다. 히브리어로 ‘상인’이란 단어가 ‘페니키아’라 페니키아인이라 불렸다고 한다. 그들이 세운 도시국가중 나중에 아주 강성한 나라가 된 것이 바로 ‘카르타고’인 것이다. 한편 BC 600년대에 이탈리아 반도에는 로마가 탄생한다. 트로이 전쟁에서 패한 트로이 왕자가 도망 나와 멀고 먼 항해 끝에 로마에 도착했고, 생명의 위험을 느낀 조카가 삼촌에게서 도망나와 늑대 젖을 먹고 자랐는데 그의 손자가 로마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로 로마는 로마 언덕의 양치기 무리들이 세운 깡패집단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잔치한다고 이웃 마을 사람들을 초대한 뒤 남자들은 다 죽이고, 여자들은 부인 삼아 가족을 이룬 흉악한 무리들이었다. 그런 배경의 출신들이었던 만큼 남의 문화와 장점을 쉽게 배우고 포용하면서 영토를 늘려나가 BC 250년경 이탈리아 중남부를 거의 통일했다. 그러고 보면 서부 지중해 지역에서 카르타고와 신흥 국가 로마의 패권싸움은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시실리섬을 둘러싸고 BC 264년 시작돼 25년간 지속된 제1차 포에니 전쟁(카르타고와 로마전쟁), 그리고 20년 뒤 카르타고 한니발 장군의 복수전으로 시작된(BC 219부터 20년동안) 제2차 포에니 전쟁, 이어 카르타고가 4년간 농성으로 버티다 망할때까지(BC 146) 모두 120여년에 걸쳐 전개된 이 전쟁은 로마가 전 유럽을 지배하게 되는 시발점이 됐다. 이같은 역사적 현장을 내일 방문한다는 안내서였다. 다음날 아침 (밤 사이 배는 이미 튀니시아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크루즈 14층(Deck)의 부페식당에서 눈 아래 펼쳐진 튀니시아를 바라보며 아침을 먹으면서 몇해전 이집트 여행 당시를 떠올렸다. “현재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만들고 파라오(왕)를 미라로 만들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후예인가, 아니면 인근 아랍국가에서 굴러들어온 돌인가?” 나는 그때 이집트에서 원시 기독교라 할 수 있는 곱틱 기독교 신자들이 이집트의 박힌 돌인데 굴러 들어온 돌인 아랍인들이 주인 행세를 하며 곱틱 기독교인들은 소수인종으로 전락해 버려진 사람들로 취급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번 튀니시아 방문중 과연 카르타고 제국의 후예들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는 배에서 내려 3곳을 구경하기로 했다. 전통시장인 메디나(medina), 안달루사 아랍인들이 지었다는 흰색과 푸른색(white and blue)만 있는 아름다운 마을, 그리고 소위‘카르타고의 폐허’이렇게 3곳 말이다. 홍콩에서 온 모녀와 4인승 택시를 대절해서 나섰다. 아주 고성능 카메라로 사진찍기에 바쁜 말괄량이 딸을 쫓아다니느라 바쁜 그의 어머니가 허둥대는 모습이 꽤나 재미있었다. 전통시장은 꼭 영화 007이나 인디애나 존스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음흉한 분위기에 괜한 스릴을 맛볼 수 있었다. 아마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통 카르타고의 후손이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굴러먹다 들어온 아랍계통 사람들 아닌가 하는 선입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안달루사 아랍빌리지는 모든 집들이 흰색, 푸른색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 관광거리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카르타고의 폐허’는 철책으로 막아놓아 철책 밖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규모가 대단할 것으로 짐작되는데 계속 발굴을 이유로 출입을 못하게 하니 참으로 아쉬웠다. 카르타고 대학, 한니발 병원 등등 가는 곳곳의 호텔, 상점, 은행. 하다 못해 음식점까지 카르타고와 한니발의 이름을 이용한 상품을 팔고 있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떼놈이 버는 형국 같았다. 끝으로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의 끄나풀처럼 보이는 우리 택시 운전수는 튀니시아가 리비아보다 더 개방적이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자랑을 했다. 프랑스와의 밀접한 관계에도 큰 자부심을 가진 듯 했다. 사실 그곳의 자동차들 대부분이 프랑스제 뿌조, 씨트랭, 르노였고 돈은 달러는 안 받고 유로화만 통용됐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전통시장 메디나에서는 구경만 하고 진짜를 파는 바자로 안내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상점에서 내가 물건 흥정할 때면 자기네 말로 커미션을 챙기는 듯 했다. 하기사 저개발국가에다 아랍상인들이니 당연하리라. 그러나 30 유로 부르는 가죽 슬리퍼 같은 것을 5유로까지 깎아 놓고 나서, 최후로 다시 3유로 아니면 안 산다고 나서는 베테랑 흥정꾼인 나에게는 통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배로 돌아오면서 혼자 뇌까렸다. “그래 포에니전쟁으로부터 2000여년이나 흐른 오늘날 카르타고의 후예들을 만나 본다는 욕심은 처음부터 무리였어….”
2009.12.03. 16:15
비행기 스케줄을 보니 불란서 파리에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식사제공이 된다고 적혀 있었다. 두 도시간 시차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비행시간은 그래도 최소한 2시간 30분은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비행기 이륙 후 스낵 같은 것을 나눠줘 먹고 나니 어느새 비행기는 하강하고 있었다. 참으로 가까운 거리였다. 바르셀로나 공항에 내리니 현지 언어인 카달루나어, 스페인어, 영어로 된 출구 표시가 눈에 띄었다. 바르셀로나는 공업이 발달한 항구도시로 분명 스페인 제2의 도시다.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는 정말 이상하게도 바로셀로나 주민들만의 말과 글이 있고 게다가 그것을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스페인어는 학교에서 일주일에 2시간씩만 배운다고 하니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이유에서 바르셀로나 사람들이 무척 보수적 기질의 소유자가 아니냐고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1800년대 초 도시 성곽과 성당 등을 많이 허물면서 유럽에서 가장 먼저 과감하게 도시 정비사업을 시작한 게 바르셀로나라고 한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하면 떠오르는 세계적 건축설계가‘가우디’가 있다. 그는 도시 곳곳에 그의 작품인 건축물을 지어 도시를 하나의 건축물 작품 전시장처럼 꾸며 놓았다. 계획 도시인 만큼 직선 거리를 만들면서도 그 속에서 물결 같은 곡선의 건물, 그리고 보행자를 위한 포장도로까지 곡선 무늬로 꾸몄다. 공원 속 나무 숲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람브라스 거리의 밤거리는 낙천적 사람들로 연일 붐볐다. 나는 유명한 스페인 요리 빠에야를 먹기 위해 꼬딕 지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중세기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식당에 들어갔다. 빠에야는 야채와 육류, 해산물을 넣어 국물을 만들고 그것에 쌀을 넣어 밥을 볶아 내는 특이한 음식이었다. 빠에야에 포도주를 한 잔 곁들인 저녁을 마치고 나오자 이미 야시장이 서 있었다. 야시장에는 치즈, 와인부터 그림(유화)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물건들이 많았다. 다음날 관광을 하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우선 콜럼부스 기념관 앞 선착장이었다. 수많은 배들이 멈추고 떠나는 선착장의 바닷물이 그렇게 깨끗할 수 없었다. 팔뚝 만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고 노는데 누구 하나 낚시질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평화롭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시키지 못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조각품들 역시 장관이었다. 그리고 꼬딕 성당 앞에서 벌어진 축제(?)도 인상적인 구경거리였다. 꼬딕 성당의 노바 광장에 도착하니 음악 연주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서 보니 성당 앞 계단에 20여 명이 모여 금관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광장에 서 있던 사람들이 꼭 모닥불 주위에 모인 것처럼 갖고 있던 소지품들을 가운데 놓고 손에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싸르디나’춤이라고 하는 ‘카다루나’의 민속춤이었다. 그들은 그 춤을 추기 위해 어느새 가벼운 흰 운동화처럼 생긴 신발을 신고 있었고, 그들의 표정은 즐거운 게 아니라 숙연하고 엄숙해 보였다. 그들의 춤에 무언가 내가 알 수 없는 역사, 또는 전통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계는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그날 밤 나를 아주 기분 좋게 만든 젊은 친구를 만났다. 아이터(AITOR)라는 작은 플라맹고 댄스 무대가 있는 식당에서였다. 스페인 남부 세르비아 지방의 애절한 가사가 담긴 춤과는 달리, 이곳 바르셀로나 플라맹고는 경쾌하며 빠른 게 특징이었다. 식사를 하며 플라맹고를 구경하는 데 관광 안내를 하며 여관을 운영하는 사람이 노란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젊은 학생을 데리고 와 내 옆에 앉았다. 그 젊은 친구는 테이블에 앉으며 “밀양 박씨입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처음에는 “참 별나고 싱거운 녀석이네”하고 생각했지만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그 청년으로부터 아주 신선한 젊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밀양 박씨라는 청년은 자신을 전라남도 광주 지역의 모 한의과대학 3학년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니 최소한 앞으로 10년 동안은 공부하느라 고생만 할 뿐 외국에 나갈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에게는 친구와 지리산에 놀러간 것 쯤으로 알리고 몰래 돈을 마련해 (아마도 크레딧 카드를 개설했는지), 가장 값이 싼 터키 에어라인의 65만원짜리 비행기표를 사서 이곳에 왔다는 것이다. 부모님께 타낸 돈은 10년 후쯤 갚아 드릴 요량이라고 했다. 젊은이에게 하필 이곳에 온 이유를 물었다. 그는 바르셀로나 축구팀의 경기를 한 번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어제 바르셀로나가 마르오카를 3대 1로 이기는 경기를 구경했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메소포타미아’출토품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20대 때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한 축구팀 경기를 직접 보려고 이곳까지 왔다는 그 엉뚱한 발상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로 이런 게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이고 바로 그 엉뚱하고 무모한 도전을 바탕으로 김연아, 박태환, 신지애, 이효리, 비 같은 젊은이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밝은 앞날을 보는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
2009.12.02. 16:35
불란서 파리가 화가들의 성지라면 그 성지의 핵심은 바로 몽 마르트의 언덕이 아닐까? 보헤미안 아티스트들이 길가에 늘어서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몽 마르트 언덕, 분명 그곳은 자유분방한 예술인들의 성지였을 것이다. 몽 마르트 언덕에는 볼거리가 꽤 많다. 에밀 졸라, 알렉산더 두마(2세), 하인리, 하이네와 같은 작가들, 또 베를리오즈, 오펜 바하 등 작곡가, 그리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알프시네 프레시스 같은 사람에서부터 가수, 무용가까지 총망라한 예술인들의 무덤이 자리잡고 있는 몽 마르트 묘지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언덕에서 시작해 언덕 맨 밑자락에 있는 물랑루즈 극장(1889년 건립. 캉캉춤의 시발지)에 도달하기까지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고 상점, 카페, 카바레, 극장들도 쭉 늘어서 있다. 언덕을 얼마 올라가니 화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쩐지 좀 초라하고, 활기가 없어 보였다. 왠지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가 떠오른다. 30여 년 전 재즈공연과 길거리 화가들로 낭만적 분위기를 풍기던 뉴올리언스를 찾았던 적이 있다. 당시 푸짐한 해산물에 버번 칵테일을 꽤나 마셔 가며 술집여자와 노닥거리던 기분을 잊지 못해 허리케인이 몰아치는 해 봄철 그곳을 찾았다가 완전히 변해 버린 아니, 낭만의 폐허가 된 그곳에서 맛봤던 씁쓸한 기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몽 마르트 언덕 또한 그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내 걱정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기념품 상점, 카페, 동전 몇 푼을 바라며 길가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걸인 같은 연주자, 그리고 내 안목으로도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몇백 유로씩 하는 가격표가 붙은 상점의 그림들…. 더구나 이제는 화가들도 별로 없고 돈 받고 만화식 인물 스케치(CARTOWN)하는 사람들만 나온다는데, 오늘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그나마 인물 스케치 그려주는 사람들도 없다고 한다. 실망스런 마음으로 몽 마르트 언덕을 내려가면서 혼자 생각했다. 이제 낭만의 몽 마르트 언덕이 아니라 파리가 직면한, 아니 전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몽 마르트 산자락의 이야기를 소설로 펼쳐보는 게 이 시대의 요청이 아닌가 말이다. 몽 마르트란 ‘순교의 언덕’이란 뜻을 갖고 있다. 3세기 초 기독교가 승인되기 전 생 드니(ST. DENIS) 주교가 순교한 장소다. 그리고 예전 파리로 들어가는 개선문 모양의 아치형 문이 12개가 있었는데 이 몽 마르트 언덕 아래 내가 머물고 있는 곳에 그중의 하나인 생 드니 문이 있다. 이 생 드니 문이 있는 몽 마르트 산자루의 분위기야말로 참으로 파리의 현주소를 대변해 주고 있다. 동쪽에는 대부분 불란서 식민지 출신의 불어를 쓰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합법, 불법으로 거주한다. 최근에는 그 인구가 늘어나 이곳까지 이르고 있다. 그리고 북쪽으로는 아랍계통 사람들을 위한 상가가 길게 펼쳐져 있다. 놀랍게도 불란서 거주자의 17%는 아랍계통이라고 한다. 처음 파리시를 지을 때 건축 기능공으로 그들을 데려왔으며 이후 알제리, 모로코 등지의 식민지로부터 많은 아랍계가 불란서로 이민온 결과라고 한다. 그리고 남쪽으로 세느강에 이르기까지에는 값이 좀 싸지만 아주 유행에 민감한 부티크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젊은 여인들 틈에 꽤나 많은 창녀들이 섞여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늙고 별볼일 없는 창녀들은 파리장들이고, 젊고 예쁜 창녀들은 주로 루마니아, 항가리, 폴란드 등등 동유럽 출신이라고 했다. 내가 묵고 있는 서쪽, 이곳부터는 파리장들이 사수하는 지역이다.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파리장들이 암암리에 여기서부터는 더 이상 밀려나지 않겠다며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파리장들에게 가게 자릿세, 건물 가격을 세 배로 주겠다며 꾸준히 유혹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몽 마르트 언덕. 이곳이야 말로 지금 파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의 자화상이나 다름없다. 바로 이곳 낭만의 몽 마르트 언덕에서 인간들 간의, 사랑과 미움, 화합과 마찰, 애정과 질투가 전개되고 있다. 지금쯤은 몽 마르트 언덕을 무대로 이제 세계가 겪고 있는 고민을 그리는 이야기가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내가 20년만 더 젊었더라면, 나도 이곳에서 얼마 동안 살면서 이방인의 눈으로, 이방인으로 글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파리의 명물 캉캉쇼를 보기 위해 물랑루즈 극장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다음호에 계속>
2009.12.01. 16:51
세느강의 시테섬 건너 서쪽에 ‘라틴 쿼터’라는 지역이 있다. 13세기경부터 소르본느 등등의 대학들이 이곳에서 시작됐다. 그 시절의 학자들이 대개 천주교 신부들이었고 성경을 비롯해 그들이 사용했던 글이 ‘라틴어’였기 때문에 라틴어를 사용하는 지역이란 의미로 ‘라틴 쿼터’라고 불려지게 됐다. 라틴 쿼터 입구라 할 수 있는 생 미셀(ST. MICHEL) 전철역을 빠져 나오면 생 세르랑(ST. SELERIN) 광장이 있다. 광장 앞에 카페가 있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며 바삐 출근하는 사람들을 쳐다보다가 아마 ‘소르본느’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열심히 책을 읽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나는 프랑스사람들이 ‘카페 마고’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고, 또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궁금해 책을 읽는 여대생, 또 그 옆의 중년 신사에게 ‘카페 마고’ 가는 길을 물었다. 그런데 하나 같이 다들 모른다고 했다. 실망한 채 앉아있는데, 여학생이 물어보았는지 카페의 웨이터가 다가와서 불어로 ‘카페 마고’ 가는 길을 설명했다. 가만 듣고 보니 소르본느 대학의 언덕길에서 우측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소르본느 대학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 조금 내려가니 과연 넓은 광장 코너에 ‘카페 마고’라는 사인이 보였다. 파리에는 노틀담 성당,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너무나 볼 것이 많아 ‘카페 마고’는 관광 가이드들이 짜놓은 일정에는 아예 포함되지 않는다. 또 사실 그리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만한 장소도 아니다. 나에게는 ‘카페 마고’가 파리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카페 마고’는 1910년대 오스카 와일드, 앙드레 지이드 등등 당대의 문인들이 모였던 아지트였다. 그리고 그들을 이어 초현실주의(SUR REALISTS) 문인들의 사교장소가 됐고 이어서 사르트르, 카뮈 등 실존주의의 요람으로 명성을 날렸다. 앙드레 말로가 1933년 ‘공코르(Goncourt)’ 상을 받자, 이곳에 모이던 문인들은 같은해 ‘마고의 상(Le Prix des Les Deux MAGOTS)’을 제정해 초현실주의의 상징인 레이몽 칸트를 첫번째 수상자로 선정했다. 마고의 상은 아직까지도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카페 마고’는 또 한번 변신한다. 표면상 평범한 카페였지만 실제로는 레지스탕의 본부가 됐다. 이곳에서는 또 유명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한 서류 위조를 많이 했다. 2차 대전이 끝난 뒤에는 ‘카페 마고’에서 시몬느 보봐르(Simone de Beauvoir)가 차를 마시며 글을 쓰는가 하면 헤밍웨이와 잡담하는 모습도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떠날 때부터 품어 왔던 ‘카페 마고’에 대한 나의 환상이 실망으로 변하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선 노천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그다지 열띤 대화를 하거나 깊은 사색에 빠져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저 초점 없이 멍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모습이었다. 날씨가 추워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다르겠거니 하고 안으로 들어가서 간단한 샌드위치를 주문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카페 이름의 원조인 중국의 마고(STATUE)가 보였고, 벽 곳곳에 유명인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그 카페 안 모습 역시 내가 머릿속에 그려 왔던 것과는 달랐다. 배우 아랑드롱을 닮은 듯한 멋쟁이가, 누군가와 장사 이야기에 열중해 있었고 주먹코의 영화배우 장 가방 같은 사람이 혼자서 커다란 설계도면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 외 두 쌍의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60대쯤으로 보이는 일본 여인이 젊은 사람에게 무슨 강의를 하는지 책을 펴놓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화가들 같았다. 나와 동행한 아내는 피카소와 그의 여인 도라 마르(DORA MAAR) 사진이 걸린 벽 앞에 앉기를 원했으나 바로 그 아랑드롱 같은 친구를 방해할까봐 구석에 앉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앉은 의자 뒷 쪽 벽을 보니 조그만 글씨로 이름 하나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르트르’. 사르트르가 평소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내가 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속으로 그의 이름이 새겨진 금속글자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사르트르씨, 불란서를 넘어, 전세계에서, 앞으로 21세기의 철학, 사상, 그리고 인간의 삶의 가치를 정의할 수 있는 당신들의 대를 이을 지성인들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이곳 카페 마고는 이제 떠나 버린 새들의 폐허가 된 둥지입니까?” <다음호에 계속>
2009.12.01. 16:24
유럽의 역사와 여행기가 어우러진‘작가 이영묵의 테마가 있는 유럽여행’이 오늘부터 8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이는 작가 이영묵씨(페어팩스 거주)가 최근 지중해 연안국들을 돌면서 곳곳에 서려있는 역사와 감상들을 잔잔한 필체로 기록한 테마 여행기 입니다. 여행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돼 스페인 바르셀로나, 튀니시아, 시실리섬, 로마를 거쳐 제노아, 마르세유로 이어집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헤밍웨이의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작가 겸 파리 특파원의 뇌리에는 젊은 시절 그의 삼촌이 던져준 충고 한마디가 깊이 박혀 있었다. “빈둥거리며 멜로드라마를 쓰든지, 아니면 끝없는 도전과 여행을 해라 (소설다운 소설을 쓰려면…)” 어린 시절 읽었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한 줄의 글은 소설 속 주인공을 사로잡은 것처럼 한평생 나의 뇌리에서도 떠나지 않았다. 역사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써먹는 단골 이야기가 있다. “만일 알렉산더 대왕이 동쪽으로 가지 않고 서쪽으로 갔다면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가정이다. 그리스는 인류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와 나일강이 있는 동쪽으로부터 문명을 받아들였다. 동쪽은 또 여러차례 그리스를 침략한 페르시아가 있는 곳이다. 반면 서쪽은 그들로부터 문화와 문명을 배워 가는 지역이었다. 서쪽에는 나폴리처럼 이미 그들의 식민 도시국가가 있었다. 정복이란 단어는 성립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역사에는 중요하면서도 충분히 현실성을 지닌 가정도 있다. 그중 하나는 ‘카르타고와 로마의 전쟁에서 카르타고가 이겼다면 역사는 어찌 되었을까’하는 것이다. 이 가정이 만일 현실이었다면 오늘날 서양, 아니 세계는 우리가 지금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을 것이다. 사실 서양 역사는 기독교 역사며 기독교 역사는 로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일 로마가 전쟁에서 졌다면 기독교는 잘했어야 유대인들이 믿는 토속 종교의 한 종파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오늘날 전 유럽, 나아가 전세계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많은 기독교 계통 건축물들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의 이번 크루즈 여행은 역사 순례라고 할 수 있다. BC 264년에 시작돼 100년 넘게 펼쳐졌던 카르타고와 로마의 1차 전쟁(포에니 전쟁) 현장인 시실리섬, 그리고 제2차 전쟁 때 카르타고 한니발 장군이 대군을 끌고 진군했던 이베리아반도의 바르셀로나, 한니발군이 피레네 산맥을 넘어 도달한 프랑스의 마르세유 지역, 그리고 다시 알프스를 건너 이탈리아의 제노바를 거쳐 로마까지 두루 항해하는 일정이다. 나는 크루즈 출발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가기 앞서 프랑스 파리와 바르셀로나에서 2~3일씩 묵기로 하고 워싱턴의 덜레스 공항에서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프랑스 파리 나에게 파리는 다양한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도시다. 중·고등학교 사춘기 시절, 아마도 영화를 통해 ‘사랑과 낭만의 도시’ 파리를 처음 대했던 것 같다. ‘물랑루즈’ ‘노틀담의 곱추’ ‘파리의 아메리카인’ ‘쉘브르의 우산’ ‘내가 본 마지막 파리’ 등등…. 프랑수아 사강이란 젊은 여류작가의 ‘슬픔이여 안녕’ 같은 신선한 사랑 이야기에 매료됐던 소년 이영묵을 생각하면 그 때가 지금도 마냥 그립다. 파리에 대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이미지는 사색이다. 나이가 들면서 여행, 레지스탕, 그리고 행동하는 지식인이자 양심의 작가로 자리매김한 앙드레 말로를 비롯한 사르트르, 까뮈 등의 철학적·사상적 작가들에 나는 매료됐다.
그리고 그들이 2차대전 중 주도적으로 펼친 소위 ‘레지스탕스’ 운동은 나를 사색의 세계로 빠지게 했다. 프랑스의 지식인들을 통해 나는 사색하고 세상을 여러 모습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오늘날 프랑스의 모습에 약간의 섭섭한 마음도 갖고 있다. 사실 프랑스가 말이 2차대전 승전국이고, UN 상임이사국이지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프랑스는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현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국·독일 등 서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미국에 적극 협조적인 데 반해 유난히 프랑스는 미국 정책에 ‘딴지’를 거는 경우가 많다. 이라크 전쟁 때가 좋은 사례다.
오죽 미국 의원들이 화가 났으면 ‘후렌치 프라이스’라는 이름의 감자튀김을 미 의회 식당에서 ‘애국 프라이스’로 바꾸기까지 했겠는가. 도대체 프랑스가 그렇게까지 미국에게 도도하게 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에게 이처럼 서로 다른 세 가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프랑스를 이번 여행을 통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궁리하던중 인심좋은 ‘에어 프랑스’의 스튜어디스가 가져다 준 포도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준 스카치 위스키에 그만 곯아 떨어지고 말았다.
한참 후 깨어 보니 어느덧 새벽. 비행기는 이미 파리에 도착해 있었다.
2009.11.29. 16:29
지난 2003년 버지니아 섄틸리에 새로 문을 연 항공우주 박물관 스티븐 우드버 헤이즈센터(Steven F. Udvar-Hazy Center). 세계적으로 이름난 DC 항공우주 박물관이 이곳으로 이사 와 알짜 전시물들을 선보이는 이른바 ‘스미소니언의 세컨홈’으로 불린다. 우드버 헤이즈센터에 들어서면 그 유명한 우주왕복선 엔터프라이즈호에서부터 세계 2차대전당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B-29기 이놀라 게이, 그리고 얼마전 마지막 운항을 마치고 역사속으로 사라져 간 에어프랑스 콩코드기, 블랙버드 스파이 SR-71기종 등이 차례대로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 항공우주박물관은 위치가 덜레스 공항인근 한적한 지역이라 DC 일원에서 마음만 먹으면 가볍게 다녀올 만 하다. 이곳에선 그동안 DC 박물관 격납고에 보관돼 일반관람이 어려웠던 항공우주 전시물의 약 80%가량이 공개된다. 각종 우주항공기와 장비를 포함하면 총 335점. 박물관 면적이 176에이커의 방대한 규모임을 감안하면 개관 첫날 우선 선봬는 82점은‘맛보기’일 뿐이다. 눈길을 끄는 항공전시물들을 소개해본다. ◇ 우주왕복선 엔터프라이즈= 우주공간과 지구 사이를 반복해서 왕복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유인우주왕복선으로, 1976년에 제작돼 이듬해에 쏘아 올려졌다. 우주선은 대개 위성궤도까지 올라가는 데는 강력한 로켓 기관을 사용하지만 지구로 귀환할 때는 글라이더 같이 활공하면서 내려온다. 이 때문에 달려있는 대형 삼각날개는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참사 조사과정에서 일부 떼내어져 있다. ◇ SR-71블랙버드= 록히드가 만든 전설적인 정찰기. 스파이 항공기 중에서 가장 빠른 기종으로 최고 2만6천m의 고공에서 마하 4의 속도로 총알보다 더 빠르게 비행한다. 이 속도로 계속 날았다가는 연료가 금새 소모되기 때문에 공중전을 벌일때만 초음속 비행을 한다고. LA에서 워싱턴 DC까지 68분에 주파한 기록을 갖고 있다. ◇ 이놀라 게이(Enola Gay)= 세계 2차대전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바로 그 기종이다. 엔놀라 게이를 둘러싸고 일부 평화운동단체에서는 “14만명을 살상한 비행기”라며 전시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에어프랑스 콩코드= 4개의 고성능 엔진이 장착돼 제트기류보다 높은 고도 6만피트 이상에서 마하 2.02, 즉 음속의 2배로 날아 통상 7시간 정도 걸리는 파리∼뉴욕을 3시간만에 주파했다. 항공료가 비싼데다 9.11테러이후 항공사간의 요금인하 경쟁·경제침체가 겹쳐 운항을 중단했다. 이밖에도 날개가 짧아 앙증스러운 1940년대 기종 리틀 스팅커(Little Stinker), 아마추어 조종사들이 즐겨 탔던 파이퍼 컵(Piper Cub), 몸체가 가장 작고 가벼운 모넷 모니(Monnett Moni), 최신형 전폭기 록히드 마틴 X-35B 등이 자리를 함께 한다. 또한 항공개척가 찰스 린드버그의 낡은 전투복 유품, 1937년 태평양상공에서 실종된 아멜리아 에르하르트의 마지막 유품 등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전시품을 만날 수 있다. 한편 박물관내에는 아이맥스 영화관, 164피트 높이의 전망타워, 관찰 실험실 등이 들어서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입장료:무료. 주차료:15불. ▷입장시간:오전10시~5시30분. DC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셔틀버스도 운행(요금 7불) ▷웹사이트 www.nasm.si.edu/udvarhazy
2009.11.27. 16:16
아직 본격적인 우기가 닥치지 않아서 자연설이 없지만, 이미 웬만한 스키장들은 인공설을 뿌려 지난 달 말부터 개장을 했다. 여기다 자연설이 더한다면 금상첨화, 아니 설상가상이라고 할까. 본격적인 스키시즌을 맞아 한인들이 즐겨 찾는 스키장을 알아 본다. ■ 맘모스(Mammoth), 항공편 개설로 한층 가까와져 분가루 같이 고운 자연설이 일품인 꿈의 스키장으로 불리는 이 곳은 이미 지난 11월 초에 개장을 해서 많은 스키어를 끌어 모으고 있다. 모하비를 지나면서 왼쪽에서 계속 같이 달리는 눈덮인 시에라 네바다산맥의 절경이 운전의 피로를 풀어준다. 3500에이커에 달하는 규모에 최장 3마일에 이르는 트레일을 포함해 150여개에 달하는 활강코스가 마련돼 있다. 성인(19세~64세) 당일 리프트 이용권은 87달러 청소년(13~18세) 64달러.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개장한다. 편도 6시간 정도 걸려서 당일 스키가 불가능해서 아쉬웠던 점을 지난 해부터 1시간 10분만에 도착하는 항공편이 개설돼 LA와 한층 가까워 졌다. 다음 달 17일부터 내년 4월 11일까지 오전 8시 40분과 오후 2시 40분 두차례 출발해서 오후 12시 50분과 5시 50분에 돌아온다. 왕복 최저 69달러부터. 예약은 www.alaskaair.com 자동차로 가려면 5번 14번 395번 203번 프리웨이를 바꿔 타야 되는데 LA 한인타운에서 325마일 거리. ▷문의: (800)626-6684/www.mammothmountain.com ■ 빅베어(Bear Mountain Snow Summit), 호수보며 활주하니 이곳이 '천국' 남가주의 대표적인 사계절 휴양지인 이곳은 해발 고도가 평균 8000피트에 이르러 기온이 낮고 북사면이어서 한번 내린 눈이 쉬 녹지 않아 좋다. 발 아래 펼쳐진 빅 베어의 코발트빛 호수를 바라보며 활주를 하노라면 이곳이 바로 천국이다. 두 개의 스키장인 스노 서밋과 베어 마운틴이 1.5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 두 곳을 하나의 리프트 이용권으로 같이 쓸 수 있어 좋다. 두 곳 합쳐 26개의 리프트가 있고 두 스키장 사이를 무료 셔틀 버스가 다닌다. 연중 강설량이 평균 100인치에 이르러 자연설도 풍부하지만 빅 베어 호수물로 만드는 인공설 또한 질이 좋다. 호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 쪽에 있는 스노 서밋은 14개의 리프트를 이용해 240에이커의 설원을 누빌 수 있는데 웨스트릿지(Westridge)코스는 그 길이가 1.25마일에 이른다. 왼쪽의 베어 마운틴 스키장은 좀 더 넓고 크다. 150개의 점프와 80개의 지브(jib활강시 회전을 위해 만들어 놓은 삼각돛 형태의 눈덩이)가 있어 좀 더 역동적인 액션을 좋아하는 젊은층의 매니어들이 많다. 스탠다드형 하프파이프와 수퍼파이프가 준비돼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리프트 티켓은 어른(22세 이상) 당일용이 53달러 청소년(13세~21세) 당일 43달러다. 할러데이나 피크시즌은 조금 인상된다. ▷문의; (909)866-5766/www.snowsummit.com www.bearmountain.com ■ 마운틴 하이(Mountain High Ski Resort), 티켓 옵션 다양…'식스 팩' 절약 커 LA한인타운에서 1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은 라이트우드(Wrightwood)의 앤젤레스 국유림내에 있다. 웨스트와 이스트 그리고 노스 리조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웨스트 리조트는 프리스타일 스키나 스노보드족들이 많이 몰린다. 거리가 가까워 성수기에는 한인들로 붐비는 곳이다. 평균 해발 고도가 8000피트에 전체 면적 515에이커로 스키를 탈 수 있는 면적만 290에이커에 이른다. 건너편 산 등성이 너머에는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가족용 튜빙 파크도 있다. 다양한 리프트 티켓 옵션이 있는데 시즌 중 언제나 이용 가능한 당일용 어른 티켓 6장을 179달러에 파는'식스 팩'(Six Pack)이 좋다. 이는 티켓당 평균 35달러가 절약되는 셈이다. 이 티켓은 스키장에서는 살 수 없고 남가주 250여 개의 스포츠장비점에서만 구할 수 있다. 당일용은 55달러로 할러데이와 성수기에는 65달러. ▷문의: (888)754-7878/www.mthigh.com 이외에 빅베어 인근의 레이크 애로헤드와 가까이 있는 스노 밸리 스키장(Snow Valley Ski Resort) 마운틴 볼디 스키장(Mt.Baldy) 라 카냐다에서 1시간 거리의 앤젤레스 국유림내에 있는 마운트 워터맨(Mount Waterman)스키장도 제 각각 장점들이 많은 곳이다. 한가해서 좋고 천연설이라서 좋은 점 등등. 숙박예약이나 이동거리 등을 생각하면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삼호관광(213)427-5500 아주관광(213)388-4000 글.사진 백종춘 기자 [email protected]
2009.11.27. 15:31
데블스 펀치보울이다. 6000만년전 얕은 바다속에 잠겨 있던 이 일대는 이 부근을 지나가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의 지진활동에 영향을 받아 휘어지고, 부러지고, 솟아 올라 오늘날처럼 특별한 형태를 지니게 됐다. 짧은 구간에 워낙 많은 지각 변동을 겪은 지라 이곳은 지질학도들의 단골 학습장이 됐다. 매주 일요일 오후 1시에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 투어가 시작된다. 가이드를 따라 단층의 역사적인 측면과 지진의 예측, 캘리포니아의 지질 일반에 관해서 보고 배우게 된다. 이 외에 소박해 보이는 네이처 센터답지 않게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 걸 보니 방문객들이 많은 모양이다. 매달 보름달이 뜨는 날 저녁에는‘보름달 하이킹(Full Moon Hikes)’, 유성우 관측행사, 별 관측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리며, 학교단위의 자연학습도 예약을 받는다. 계곡 아래로 이어지는 트레일을 따라가면 잠시‘잃어버린 세계’가 나올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매력적이지만 갈길이 따로 있으니, 다음 기회로 미룬다. 계곡 트레일은 거대한 ‘시루떡’사이를 돌아다니게 되는 고리형 트레일로 1마일 거리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좋다. 완만하게 경사진 길을 따라 1마일쯤 걸으니 길은 두갈래로 나뉜다. 갈래길 가운데 또렷한 글씨체로 서 있는 이정표가 시원스럽다. 왼쪽길로 접어들면 2.8마일 거리에 목적지인 데블스 체어가 있다. 화창한 날씨에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 걷기에 그만이다. 절로 콧노래가 나올 지경이다. 길은 여기서부터 조금씩 오르내리긴 하지만 거의 같은 높이로 산허리를 돌아간다. 왼쪽으로는 줄곧 데블스 펀치 보울이 내려다 보인다. 멀리서 바라보니 펀치보울의 기묘한 지형이 더 뚜렷해진다. 1963년 카운티 파크로 개장한 이곳은 넓이가 1310에이커에 달한다. 물이 흘렀던 계곡을 따라 간혹 노란 단풍을 달고 서 있는 은행나무가 늦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딱 딱 따닥” 먹이를 찾는 딱다구리가 이따금 정적을 깨뜨린다. 머리 위 코발트 빛 하늘에는 방금 이륙했는지 프로펠러기가 무동력 글라이더를 끌고 날아간다. 일정 고도가 되면 견인기로 부터 풀려난 글라이더가 자유할공을 하리라. 조금 전까지 소나무 숲을 지나던 길이 구비를 돌아갈 수록 시야가 탁 트인다. 종아리가 뻐근해 질 즈음 길이 왼쪽으로 꺽인다. 이 능선 끝에 악마의 의자가 있으리라. 완만하게 내리닫던 길은 급하게 경사를 이루더니 결국 지그재그로 바뀐다. 은근히 돌아올 길이 걱정된다. 드디어 시야가 트이고 데블스 펀치 보울을 내려다 보고 있는 데블스 체어가 저기 벼랑끝에 보인다. 양쪽이 낭떠러지라 쇠 난간이 길 끝까지 이어진다. 악마가 의자에 앉아 맛있는 화채가 담긴 그릇을 내려다 보는 풍경이 과연 어떤 것일까. 발걸음이 빨라지려 하지만 양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낭떠러지가 눈에 들어오자 오금이 저려온다. 드디어 악마의 의자에 도달했다. 발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과연 악마의 눈에 맛있는 화채로 비쳤음직한 기묘한 형상들이 눈에 들어온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뤄진 시루떡이 물결처럼 표면에 드러나 있고, 왼쪽으로는 붉은 흙기둥이 각기 다른 형태를 자랑하고 있다. 자이언 캐년과 브라이스 캐년을 함께 떠 올린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남성적인 화강암 판석과 붉은 흙기둥이 조화를 이룬다. 멀리로는 빅터빌까지 한눈에 들어오니, 최고의 경관이다. 이곳 저곳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뒤 따라온 가족중의 한 꼬마가 제 아빠에게 외친다. “Where is a chair?”(의자는 어딨는 거야?).
TIP
공원은 해뜰 녘부터 해질 녘까지이며, 네이처 센터는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입장료와 주차 무료.
네이처 센터에서 데블스 체어까지 갔다 오는 길은 왕복 7마일에 4시간 정도 걸린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하다 14번 프리웨이를 탔다가 페어블로섬 하이웨이인 138번으로 갈아타고 동쪽으로 간다. 롱뷰 로드(Longview Rd.)를 만나서 우회전하여 가다가 포트 테혼 로드(Fort Tejon Rd.)를 만나 좌회전해서 조금 가다 다시 이어지는 롱뷰 로드를 따라가면 왼쪽에 텀블위드 로드(Tumbleweed Rd.)를 만나 따라가면 이길이 데블스 펀치보울 로드로 바뀐다. 이 길 끝에 공원이 있다.
글ㆍ사진 백종춘 기자
2009.11.27. 15:29
‘악마의 화채그릇’이라니 이름도 참 특별하다. 지난 주말 LA에서 1시간 30분 정도면 가 닿을 수 있는 데블스 펀치보울로 하이킹을 다녀왔다. 앤젤레스 국유림 뒤쪽 샌 게이브리얼 산맥의 자락에 위치한 이 곳은 얼핏 봐서는 그 존재를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계곡 깊숙히 들어 앉아 있다. 지진활동으로 형성된 기묘한 암석들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 아이들 자연학습으로 좋을 네이처 센터 등 가족 하루 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산자락으로 들어갈수록 일요일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11시에 도착한 주차장에는 십여 대 남짓한 차들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트레일로 접어드는 노부부에게 눈인사를 건네고 주차장 건너편 네이처 센울로 들어섰다. 아담한 방에 이 일대에 서식하는 동ㆍ식물들로 아기자기하게 전시실을 꾸며 놓았다. 오른쪽 벽에는 킹 스네이크 래틀 스테이크 등 무시무시한 뱀들이 제각기 조그만 방을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잠시 둘러보는데 청년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평상복을 입고 있어서 레인저냐고 물었더니 트레일 보수도 하고 전시실 관리도 하는 LA 카운티 레인저란다. 책상 위에는 개미지옥 전갈 거미 도마뱀을 넣어 놓은 유리 그릇이 전시돼 있다. 친절하게 이놈 저놈 일일이 설명을 해준다. 주말에 어린이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일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지도를 건네받고 문을 나섰다. 오늘 가야 할 코스는'데블스 체어(Devil's Chair)'로 이르는 길. 트레일로 접어 들려는데 문득 왼쪽의 철창으로 눈길이 간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두 개의 철창 안에 '큰뿔 올빼미(Great Horned Owl)'한칸 씩을 차지하고 횃대삼아 박아 놓은 나무 등걸 위에 앉아 있다. 머리 양쪽에 깃털이 자라 올라 마치 뿔처럼 보이는 이놈들은 밤의 제왕이다. 설치류 파충류 포유류 등 작은 동물들에게 최대의 천적이다. 불의의 사고로 다친 놈들이 치료차 들렀다 가는 곳이라고 한다. 몇년 전 들렀을 때는 '붉은 꼬리매(Red Tailed Hawk)'를 만났었다. 비로소 주차장 위로 시작되는 트레일에 접어든다. 곧이어 나타난 방명록에다 기록을 한다. 거의 웬만한 트레일 입구에는 철제 박스에 담긴 방명록이 있는데 이 기록을 통해 조난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구조활동에 나서게 된다. 트레일 양쪽으로 붉은 몸통에 조그만 열매를 매단 만자니타(Manzanita)가 무성하다. 왼쪽으로 잠깐 시야가 트이더니 절벽 아래로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계곡 아래로 넓은 분지형 대지 곳곳에 시루떡 처럼 켜켜이 쌓인 거대한 바위 조각들이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꽂혀 있다. 글.사진 백종춘 기자 [email protected]
2009.11.27. 15:26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인 금문교(골든게이트 브리지)의 투어 방식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관광객들은 현재 금문교를 산책하거나 차량으로 지나다니며 풍광을 즐기고 있지만 앞으로는 금문교 타워 꼭대기까지 계단 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주변 풍경을 즐기고 출입이 제한돼 있는 금문교 밑 하부 구조물에도 접근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금문교 관리당국은 늘어나는 재정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문교 직원 전용 통로와 계단 등의 설비를 활용, 관광객들에게 유료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문교의 투어 변경 방침은 호주 시드니 하버 브리지의 관광 방식을 원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버 브리지는 계단 등을 통해 다리 꼭대기까지 올라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버 브리지는 구조물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방식 등의 투어를 통해 관광객 1인당 200달러 가량의 요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문교 관리 당국은 “관광객들이 새롭고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고 있으며 적자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 당국은 금문교의 투어 방식이 바뀌면 한해 9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금문교의 관리에 따른 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관리 당국은 통행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해 왔으나 투어 방식의 변경을 통해 수입이 늘어나면 통행료 인상 요인이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09.11.27. 14:28
겨울방학을 맞아 애틀랜타 투어가 주관하는 플로리다 올랜도 2박3일 여행이 12월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번 여행은 어린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세계 최대의 종합리조트 단지인 올랜도에서 시월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시월드는 플로리다 여행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한다. 200에이커 규모의 거대한 테마파크 시월드는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와 동물 쇼가 펼쳐지는 곳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다. 한해 8000만명이 찾는 이 공원의 테마는 바로 ‘바다’. 거대한 바다고래와 돌고래, 바다표범 등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바다생물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월드는 바다생물의 재롱을 구경할 수 있는 갖가지 쇼를 보여준다. 7마리의 범고래가 등장해 기막힌 묘기를 보여주는 쇼 ‘샤무 어드벤처’는 시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다. 파워풀하고 아름다운 범고래의 묘기가 관중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올랜도의 밤을 더욱 신나게 하는 ‘샤무 락 아메리카’ 쇼도 빼놓지 않고 관람해야 하는 쇼 중 하나다. 매일 밤 샤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 쇼는 락엔롤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범고래를 구경할 수 있다.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펫츠 온 스테이지’를 꼭 관람하자. 강아지와 고양이뿐 아니라 새, 아기 돼지 등 동물들이 총 출동하는 이 쇼는 동물들의 깜찍한 재롱으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도 즐길 수 있다. 노르웨이 바다에 나타난다는 전설의 괴물 이름을 딴 롤러코스터 ‘크라켄’은 짜릿한 스릴감을 맛볼 수 있다. 시소 65마일의 이 롤러코스터는 올랜도에서 가장 놓고 긴 코스로 유명하다. ‘저니 투 애틀랜티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보트를 타고 느끼는 롤러코스터의 스릴감’이다. 거친 물살을 따라 흐르는 보트에 몸을 싣고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싹 사라진다. ▷문의: 770-242-0099 김동그라미 기자 [email protected]
2009.11.27. 7:39
샤완겅크 트레일의 북단에 자리한 모홍크는 지층의 단층작용과 융기 현상으로 곳곳에 많은 호수와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돌산이다. 이러한 자연의 예술품과 우거진 낙엽송들이 아우르는 절경은 가을 단풍산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내린 요즘은 금강산을 겨울 별칭으로 개골산이라 하듯 수줍음을 접고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이 모홍크 더 트랩스의 후면에 가려져 있는 로스트 시티의 적벽은 이때가 아니면 그 장엄한 보습을 한눈에 볼 수 없다. 그래서 모홍크는 사계절마다 색다른 맛과 멋이 있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고급 리조트 호텔인 모홍크마운틴 하우스를 벗어나 왼쪽으로 펼쳐진 산행 코스는 인적이 드문 한적한 여유로움과 함께 아기자기하면서도 짜릿한 산행의 묘미, 광활한 들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을 만끽할 수 있다. 하산 길의 늦은 오후 시간에는 기묘한 형상의 능선을 배경으로 앙상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비치는 햇살의 오묘한 변화를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음미할 수 있다. 산행 마지막 구간에서는 깎아지른 절벽에 매달려 제각기 다른 화두를 가슴에 품은 채 면벽수행하는 수도자들처럼 ‘등벽 수행’하는 암벽등산가들의 모습은 탄성과 함께 숙연함마저 느끼게 한다. 산행 전반부에서는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른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반면 후반부는 대부분 평탄한 산책로로 이어져 내리막 길에서 무릎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산행 조건을 제공해준다. ◇오르는 길= 콕싱킬(Coxing Kill) 주차장 남쪽의 개울 위에 놓인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콕싱킬은 물이 맑고 수량도 풍부할 뿐더러 기암괴석과 함께 어우러져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등산로 초입은 평탄하고 넓은 산책로여서 여럿이 담소하며 준비운동 삼아 부담 없이 걷기에 좋다. 하늘색 표지판을 따라 0.3마일 가량 걸으면 작은 개울을 건너면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가 펼쳐진다. 어느새 좁은 산길로 바뀌면서 완만한 오르막 길이 계속 이어진다. 약 2마일 남짓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하늘색 표지판을 확인하고 왼쪽 길로 들어선다. 직진하는 길이 보다 뚜렷한데다 왼쪽 길은 바위 위로 올라서야 하는 곳이라 놓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후 등산로는 완만한 내리막 길로 바뀌어 산허리를 돌아내려가 1마일 가면 클로브 패스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하늘색 표지판 등산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빨간색 표지판을 따른다. 여기서부터는 급한 경사의 오르막 길이 계속된다. 이마에 땀이 솟고 숨을 헐떡이며 0.4마일 오르다보면 플래튜 패스를 가로지르며, 이후 0.15마일 이내 거리에서 넓은 산책로 2개를 가로질러 오르게 된다. 이들 산책로는 모홍크 마운튼 하우스로 연결되는 로렐 렛지 로드이다. 5분 가량 계속 오르면 빨간색 표지판 트레일이 끝나면서 모홍크 마운튼 하우스 주차장이 내려다보이는 지점에 도달한다. 하산 길은 빨간색 표지판을 따라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온 뒤 로렐 렛지 로드를 만나면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전망 좋은 위치마다 아담한 나무 정자가 세워져 있어 일행과 함께 둘러앉아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감상할 수 있다. 한껏 느린 걸음으로 약 0.5마일 정도를 눈요기하며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타나며 오른쪽 험피 덤피 로드로 들어선다. 이곳에서 0.2마일 거리에서 자이언츠 패스를 만나 하늘색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경사가 급한 내리막 길로 겹겹이 쌓인 거대한 바윗덩어리들 사이로 트레일이 나있다. 배낭을 내려 보내고 좁은 틈을 몸만 겨우 빠져나오게 되는 스릴 만점의 암벽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급경사의 내리막 길에 익숙해졌다고 느낄 때쯤이면 다시 넓은 산책로를 만나 왼쪽으로 발길을 잡는다. 다시 짧은 거리에서 사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계속 직진하면 깎아지른 절벽 밑으로 길이 나있는 언더클리프 로드, 오른쪽은 절벽 위쪽으로 광활한 들판의 전망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오버클리프 로드로 연결된다. 미 동부 암벽 등반의 메카인 샤완겅크의 언더클리프 로드는 약 2.2마일 이상 지속 되며 수많은 록 클라이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US44/NY55 도로를 만나는 웨스트 트렙 파킹장 바로 못 미쳐 우측 빨간색의 숀금 트레일을 약 0.5마일 남짓 가면 블루 마크의 올드 미네와스카 트레일을 만나 좌측으로 잠시 오면 콕싱 파킹장이다. 전체적으로 샤완겅크 암장을 긴 타원형으로 전장 약 8마일을 순환산행하게 된다. ◇가는길= Rt. 4 West-Rt.17 North-NY Thruway Exit 18-NY299 좌회전- US44/NY55 우회전-Clove Rd. 우회전-콕싱킬 주차장 글=임일동(뉴욕한미산악회http://cafe.daum.net/nykralpine)
2009.11.25. 21:08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인 금문교(골든게이트 브리지)의 투어 방식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관광객들은 현재 금문교를 산책하거나 차량으로 지나다니며 풍광을 즐기고 있지만 앞으로는 금문교 타워 꼭대기까지 계단 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주변 풍경을 즐기고 출입이 제한돼 있는 금문교 밑 하부 구조물에도 접근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금문교 관리당국은 늘어나는 재정 적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금문교 직원 전용 통로와 계단 등의 설비를 활용, 관광객들에게 유료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문교의 투어 변경 방침은 호주 시드니 하버 브리지의 관광 방식을 원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버 브리지는 계단 등을 통해 다리 꼭대기까지 올라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버 브리지는 구조물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방식 등의 투어를 통해 관광객 1인당 200달러 가량의 요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문교 관리 당국은 “관광객들이 새롭고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고 있으며 적자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11.25.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