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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단속 있으니 미사에 오지 말라"…교회·지자체, 주민 보호 조치

Los Angeles

2025.07.10 21:29 2025.07.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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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산불 복구 등 곳곳에 여파
10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벤투라카운티 카마리오 지역 한 농장에서 불체자 체포 작전을 벌였다. [ABC7 캡처]

10일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벤투라카운티 카마리오 지역 한 농장에서 불체자 체포 작전을 벌였다. [ABC7 캡처]

남가주 전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체류자 단속이 확산되면서 지역 사회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종교계와 지방정부는 주민 보호 조치에 나섰으며, 농장과 재난 복구 현장 등 일상 영역에서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리버사이드카운티의 마이클 바가스 페리스 시장은 지난 9일 시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시 전역에서 ICE의 단속 작전이 보고되고 있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페리스 시는 주민의 약 78%가 히스패닉계로, 이민자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종교계도 이례적인 대응에 나섰다. 샌버나디노 교구의 알베르토 로하스 주교는 “단속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일 미사나 의무 축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신자들은 의무에서 면제된다”며 가정에서의 개인 기도를 권장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단속은 지역 경제와 복구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알타데나 지역에서는 복구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부동산업자 브록 해리스는 “ICE 요원들이 공사 현장까지 찾아오면서 이민자 노동자들이 출근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농장 지역에서도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벤투라카운티 카마리오 대형 농장에서는 ICE와 국토안보수사국(HSI)이 공동 단속을 벌였다. 도로를 막고 단속을 펼치던 연방 요원들과 이를 규탄하며 모인 주민·이민단체 시위대가 충돌했고, 일부 요원들이 군중을 향해 연막탄을 투척하면서 상황이 격화됐다.
 
카마리오 시의원 마르티타 마르티네스-브라보는 “농장은  이미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식량 생산에까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공포 속에서 누가 우리의 과일과 채소를 수확하겠느냐”며 “지금 농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단속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삶을 흔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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