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장 친했고, 미국 보수층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녔던 터커 칼슨(전 폭스뉴스 진행자) 기자는 이란전쟁 이후 가장 심한 비판자로 돌변했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장시간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에 의해 장악돼 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 의해 노예처럼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는 경우”라고 폭로했다. 그는 최근 1년간 트럼프가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극구 말렸지만 실패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나는 트럼프가 주권 국가의 의사 결정자가 아니라 (네타냐후의) 인질이란 강한 인상을 갖게 됐다”고까지 말했다. 지난 부활절에 트럼프가 SNS를 통해 “하나의 문명 전체가 오늘 사라질 것이고, 재기할 수 없을 것이다. 빌어먹을 놈들아, 당장 해협을 열어라. 너희들은 지옥에 갈 것이다. 알라에게 기도나 해라”고 욕설을 한 것에 특히 격분했다고 말했다. 건국 기준으로 미국의 문명은 250년, 이란 문명은 2600년이다. 이란인은 그 시기 페르시아, 파르티아 등 세계적 대제국 다섯 개를 만들었다. 이란 문명은 사막 종교 이슬람을 고급 종교로 승격시켰고, 이란의 문학과 예술과 건축은 중앙아시아, 중동, 인도 대륙을 석권했다. 넓이와 인구 면에서 세계 최대이던 원(元)과 인도의 무굴(몽골의 이란어 표기)제국 핵심 관료층은 교양 있는 이란인들이었다. 이란인들은 8세기 통일신라에도 들어왔고(원성왕릉의 무인상), 코리아(Korea) 이전에 신라(Shila)를 세계에 알린 이들이다. 네타냐후의 레짐 체인지 망상에 넘어간 트럼프가 문명 파괴자의 심리, 즉 야수의 마음으로 공격한 것은 이란이라는 국가가 아니라 페르시아 문명이었고 그래서 늪에 빠져버린 것이다. 드골 케네디에 월남전 말려 지압 장군 “전쟁, 수학 아니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인질” 미국과 이란은 문명 전쟁 중 프랑스 대통령 샤를 드골이 1970년에 죽고 나서 나온 두 번째 회고록은 『희망의 회고: 재생과 노력』이다. 이 책에는 1961년 5월 31일 프랑스를 방문한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실려 있다. 드골은 케네디가 월남에 군사적 개입을 할 것이며, 이는 인도차이나에서 소련의 팽창을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하자 이렇게 말렸다고 적었다. “미국이 이 지역에 개입하면 끝도 없는 수렁에 빠질 것임을 곧 알게 될 겁니다. 민족 전체가 궐기하면 어떤 외세도, 아무리 강력해도, 그들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법입니다. 귀하가 (반공) 이념을 내세워도 소용이 없을 겁니다. 민중의 눈에는 그 이념이란 것도 미국의 권력욕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비쳐질 겁니다. 공산주의자들은 더욱 더 민족 독립의 챔피언으로 보여질 것이며, 그들은 절망한 이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게 될 겁니다. 미국이 아무리 많은 인력과 돈을 부어 넣든 바닥을 모르는 군사적, 정치적 수렁으로 차츰 빠져들게 될 것임을 예언할 수 있습니다.” 케네디는 드골의 말을 경청했지만 그 뒤의 사태 전개는 드골의 예언대로 흘러갔다. 14년 뒤 미국은 철수하고 월남은 공산화됐다. 미국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통일된 월남은 소련이나 중국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았다. 내가 하노이의 북쪽 산속 휴양소에서 요양 중이던 월남전 지휘자 보 구엔 지압 장군을 만난 것은 1996년 7월 26일이었다. 84세이던 그는 군복을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전해, 월남전 때의 미 국방장관 맥나마라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월남을 방문해 적장(敵將)이었던 지압 장군을 만났었다. 그때 무슨 이야기를 했었느냐고 물었더니 “월남의 역사와 민족에 대한 연구 없이 전쟁에 빠져든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소국이 강대국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항상 있다”고 덧붙였다. “호찌민 선생이 강조한 것처럼 인민의 마음을 단결시킬 수만 있다면….” 헤어질 때 건강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오래 남는 대답을 했다. “매일 아침에 체조를 하는 것과 항상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지요.” 전우(戰友) 걱정을 늘 한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지압은 1969년 2월 이탈리아의 인터뷰 전문기자 올리아나 팔라치에게 드골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산수(算數) 같은 전략은 여기서 먹히지 않습니다. 미군은 달러의 힘을 과대평가하고 인민의 정신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군인의 머릿수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전(全) 인민이 미국과 싸우는 전쟁입니다. 모든 인민이 들고 일어났을 때는 이길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이란은 수십 만 명이 죽을 각오가 돼 있지만 트럼프는 미군이 1000명만 전사해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전(前) 미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는 “앞으로 아시아에 육군을 보내자는 장군이 나온다면 정신 감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민족 전체가 일어나면 어떤 강대국도 이길 수 없다”는 충고를 들었어야 할 또 다른 대통령은 러시아에 있다. 고등학교밖에 졸업하지 않았지만 냉전 승리의 기틀을 놓은 해리 S 트루먼은 대통령으로서 갖추어야 할 제1 덕목을 ‘역사적 교양’이라고 했었다. 대통령은 역사와 마주하는 사람이니까.
2026.05.24. 8:22
[OSEN=홍지수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2군 등판에서 3이닝을 던지며 투구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의리는 24일 고양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퓨처스리그 고양히어로즈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13타자를 상대했고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투구를 했다. 모두 46개의 공을 던졌고,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1회말 첫 타자 원성준을 2루수 쪽 땅볼로 잡은 이의리는 양현종을 우익수 뜬공, 이주형을 유격수 쪽 땅볼로 처리하며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첫 타자 주성원을 중견수 뜬공, 김동헌을 1루수 뜬공으로 막고 심휘윤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으나 박채울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던 이의리는 팀이 3-0으로 앞선 3회 들어 실점을 했다. 첫 타자 이재상부터 유정택까지 삼진 처리한 뒤 원성준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주고 양현종에게는 3루수 왼쪽 내야안타 뺏기며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의리는 이주형과 승부에서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를 저질렀고, 3루 주자 원성준이 그사이 홈을 밟았다. 이의리는 팀이 3-1로 앞선 4회부터는 김건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의리는 지난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원정에서 이의리 말소에 대해 “휴식 차원에서 한 번 빼줄 생각이었는데 좋을 때 빼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의리는 올 시즌 9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5패 평균자책점 8.37을 기록 중이다. 이 감독은 “이의리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자신감도 회복 중이다. 퓨처스에서 2~3이닝 소화할 예정이다. 이의리가 잘해야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거둔 이의리는 이후 1군 5경기에서 승수는 더 쌓지 못하고 3패를 더 안았다. 1군 말소 직전 16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한편 KIA는 8-1 승리를 거뒀다. /[email protected] 홍지수([email protected])
2026.05.24. 8:20
“제 입장에서 긴급조정권을 쓴다는 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도출 직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파국을 막기 위해 대화 중재자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일 것이다. 노고는 인정하지만 뭔가 석연찮다. 당시 상황은 국무총리와 산업통상부 장관이 긴급조정권 필요성을 시사하고, 대통령까지 공공복리를 위한 기본권 제한 가능성을 거론할 정도로 긴박했다. 파업 손실이 100조원에 달하고, 반도체 공급망 한국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정작 주무 부처 장관은 강력한 법적 제어 장치의 검토를 원천 배제했다고 고백했다. 이기적 요구에 대통령까지 비판 그런데도 장관은 긴급조정 배제 그게 노동가치 존중받는 길인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김 장관 개인 신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상식과 정도가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이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삼성전자 파업만큼은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 압도적 여론이었다.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조사에선 응답자의 74.2%가 파업 시 긴급조정권 발동에 찬성했다. 보수, 진보, 중도 가릴 것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긴급조정권 카드는 애초에 쓸 생각이 없었다니, 장관의 ‘노조 본색’ 아니면 설명이 힘들다. 김 장관은 특정 이익단체 대변자가 아니라 국정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이다. 만일 끝내 파업이 강행됐다면 어떻게 했을 건가. 긴급조정권 발동 대신 사표라도 낼 작정이었나. 그 경우 혼란은 어떻게 감당할 생각이었나. 개인의 신념이 국정 방향과 타협할 수 없다면 차라리 미리 거취를 밝히는 편이 나았을지 모른다. 최악의 파국을 면한 것은 다행이나, 무용담처럼 과시할 일은 아닌 듯하다. 반도체 성과급 여파로 한국 노동시장에서 과거와 차원이 다른 단층선이 생겼다. 그동안 대기업 노조의 귀족화 비판은 있었지만, 이들은 적어도 겉으로는 ‘연대’와 ‘가치’를 표명했다. 이번 성과급 요구는 이런 최소한의 포장마저 걷어내버렸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하청업체와의 성과 공유 여부를 묻는 말에 “정규직은 공부도 많이 한 분들이고, 채용 조건이 달랐는데 일률적으로 같은 선에서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욕망이다.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외쳤던 마르크스가 무덤에서 돌아누울 판이다. 사업부에 따라 최대 100대1에 달한 성과급 격차를 놓고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지옥도’가 펼쳐지고 있고, 주주·협력업체·지역사회도 파열음을 내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대한민국 ‘투톱’ 기업이 전례 없는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을 공식화하자 타 업계 노조들도 비슷한 요구를 하며 투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성과급은 언감생심,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의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깊은 허탈감에 빠져들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동계의 태도는 어정쩡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단체는 과도한 성과급 요구에는 침묵하다가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검토하자 반발하고 나섰다. 노동기본권 수호라는 명분으로 ‘황제 노조’를 감싼 꼴이 됐다. 노동단체 출신의 주무 부처 장관마저 노조의 극단적 이기주의를 제어할 법적 카드를 애초부터 포기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의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노동시장 구축”이라는 커다란 문구가 흐르고 있다. 양대 반도체 기업 종사자들의 땀을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지만, 거액의 성과급은 ‘그 자리를 지켰다’는 이유만으로 돌아간 측면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극단적 불균형이 예상되는 AI 시대 노동시장의 풍경을 미리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자리를 지켰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노동이 ‘과대 존중’받고, 그 결과 나머지 노동은 철저히 소외감을 느낀다면? 이런 노동시장은 과연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가? 장관의 무용담에 앞서 고용노동부가 진짜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현상([email protected])
2026.05.24. 8:20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요즘 헌법재판소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말이다. 헌재는 법조를 이루는 기관 중 유일하게 내란의 유탄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공화국 다음엔 법관 공화국이 올 수 있다”(중진 의원)는 믿음 아래 대법원장과 법원의 권한을 쪼개는 데 열중한 덕에 헌재는 천재일우(千載一遇)를 맞았다. 지난 2월 27일 민주당은 4심제 논란을 딛고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단독처리했다. 1988년 탄생 당시 법원의 반대로 못다 이룬 헌재의 염원, 대법원의 재판을 깨는 최고법원의 위상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 것이다. 재판소원 1호로 기업 사건 골라 대법원장에 ‘답변서’ 이례적 요구 “법원보다 위” 정치적 욕망 앞서나 헌재가 지난달 정원을 73명에서 93명으로 늘린 헌법연구관 자리를 채우는 공개 채용에는 역대 가장 많은 257명이 지원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말 이 자리의 정년을 65세로 늘려놓은 게 한몫했다. 대형 로펌들이 앞다퉈 헌법소송팀 강화에 나서면서 전·현직 헌법재판관과 헌법연구관들의 몸값도 상승세다. 헌재 앞에 물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둑이 터진 마당에 흐르는 물을 주워 담자는 건 아니다. 문제는 헌재가 노를 젓는 방식이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점이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녹십자 소송’을 재판소원 1호 사건으로 정하고 ‘피청구인 대법원장’에게 “답변할 사항이 있으면 답변서와 이에 관한 증거자료 또는 참고자료를 제출하기 바란다”는 헌법소원심판회부통지를 보내면서 기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전엔 헌재가 누구에게 어떤 서면을 요구했다는 것을 공개하는 ‘친절’을 베푸는 걸 본 적이 없다. 이 친절로 헌재는 ‘대법원장도 일개 사건 당사자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공개 발신하는 정치적 효과를 얻었다. 만약 헌재의 요청대로 대법원장이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불문율을 깨고 대법원의 판단을 구구절절 ‘변호’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답하든 판결문에 담긴 것이 전부도 최선도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국 사법부를 지탱하는 국민 신뢰의 한 토막이 또 떨어져 나갈 것이다. 판결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재판 독립의 원칙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있다. 나치 사법부에 대한 반성과 극복을 위해 재판소원을 도입한 독일에서 대법원장 등을 ‘피청구인’으로 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례적 친절보다 더 정치적인 건, 헌재가 시민의 기본권이 아닌 대형 로펌이 대리하는 대형 제약사의 이득이 걸린 문제를 1호 사건으로 택한 이유다. ‘녹십자 소송’은 녹십자가 HPV 4가 백신 입찰 담합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과징금 부과 처분 등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했다가 서울고법에서 패소한 뒤 상고했지만 지난해 심리불속행 기각(이하 심불기각)으로 끝난 사건이다. 심불기각은 민사·행정·가사 소송에서 대법원이 2심까지의 기록을 검토한 뒤 법 해석 등에 특별한 쟁점이 없으면 별다른 이유 설명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매년 상고사건의 70% 이상을 심불기각해 “재판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법원도 그 아우성을 잘 알지만, 해법으로 내놨던 상고법원을 국회가 걷어찬 뒤론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불기각 비율을 낮추면 ‘재판받을 권리’의 한 축인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딜레마적 상황이다. 심불기각 판결에 대해 수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던 헌재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심지어 헌재도 밀려드는 재판소원 중 본안 심사에 올릴 사안을 신속하게 거르기 위해 ‘사전심사’라는 불투명한 과정에 의존하고 있다. 1호 사건 선정에는 사법부의 ‘약한 고리’를 쳐서 “대법원이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선언하고 싶다는 헌재의 정치적 욕망이 깔린 게 아닐까. 뼈대가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형사 사건과 행정 사건에서 위법성 판단이 엇갈렸던 ‘녹십자 소송’은 그 욕망의 먹잇감으론 제격이다. 이 판결을 취소하면서 대법원의 상고제도 운영에 일침을 가하는 모습은 헌재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고 여권에도 카타르시스를 줄 일이다. 헌재가 누비게 된 정치적 공간은 여당이 날치기에 급급한 나머지 마땅히 법에 채워야 할 것을 비워둬 생긴 제도적 공백이다. 재판 취소 이후엔 어떤 절차가 이어져야 하는지, 재판소원의 대상은 어디까지인지, 대법원장을 ‘피청구인’으로 다루는 게 맞는지 등등. 법원에 쌓인 사건 기록을 얼마나 어떻게 넘겨받을지 등 실무적 준비에도 구멍이 크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길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기에 헌재의 신중함이 절실하다. 제도 형성을 위한 법원과의 협의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다. 급류에선 노의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배가 뒤집힌다. 임장혁([email protected])
2026.05.24. 8:18
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OSEN=임혜영 기자] 소녀시대 유리가 명품 가방을 구매했다. 지난 23일 채널 ‘더수토리’에는 ‘효리수 막내 수영 눈물 흘린 사연’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수영은 효연이 자신과 유리에게 오마카세를 사기로 했다고 자랑했다. 수영은 오마카세를 오랜만에 먹는다고 말했고 효연은 자신도 그렇다며 “유리는 잘 먹고 돌아다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영은 “권유리? 비싼 음식은 안 먹고 다니는 것 같더라”라고 말한 후 유리가 새롭게 산 명품가방을 발견했다. 효연은 “효리수 잘 돼서 가방 샀나 보다”라고 말했고 유리의 가방을 보던 수영은 “스티커도 안 뗐다”라고 말했다. 이에 효연은 “스티커도 안 뗀 건 좀 그렇지 않냐”라고 디스해 웃음을 자아냈고 수영 또한 “가방 스티커 안 떼는 건 좀 구리다”라고 직언했다. 자리로 돌아온 유리는 왜 스티커를 떼지 않았냐는 질문에 “너네 진짜 부의 느낌이 뭔지 모르는구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mail protected] [사진] 채널 ‘더수토리’ 임혜영([email protected])
2026.05.24. 8:17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세 번째 셔틀외교(2025년 10월 경주, 2026년 1월 나라현, 5월 안동)가 지난주 성료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귀국 후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온천 얘기를 나눈 점을 거론하면서 다음번 한·일 정상회담 개최지로 “온천과 노래방이 있는 료칸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2023년 5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간에 12년 만에 재개된 한·일 셔틀외교는 지난 3년간 모두 여섯 차례 진행됐는데 한·일 관계는 역대 최상의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EAI 조사, “강화해야”가 76% 북·중 위협, 미 신뢰 저하가 원인 “전략 파트너로서 일본 재평가” ‘아시아판 나토’ 창설 목소리도 다카이치 호감도, 미국 지도자 첫 추월 실제 아산정책연구원의 지난 2월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의 대일본 호감도는 지난해 4.52점에서 5.11점으로 상승했다. 연례조사를 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다카이치 총리 개인에 대한 호감도도 눈길을 끈다. 10점 만점에 3.24점으로, 중국(시진핑 국가주석·2.29점), 북한(김정은 국무위원장·1.45점), 러시아(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1.79점) 정상보다 높은 것은 물론 조사 후 처음으로 일본 지도자가 미국 지도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2.91점)를 능가했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헌법 개정 등을 통한 ‘전쟁가능국가’로의 전환 등 과거 한·일 관계 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요인에 변화가 없는데도 양국 관계가 급격히 호전하고 있다. 배경은 뭘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2025년 한국인 일본 방문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민간 차원의 인적 교류가 대일 호감도를 높인 핵심 요인이다. 2025년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조사에서 일본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에게 이유(2순위까지 중복 투표)를 물은 결과 ‘친절하고 성실한 국민성’(46.6%)과 ‘매력적인 식문화와 쇼핑’(31.7%) 때문이라고 답했다. “미, 대만에 무기 안 팔면 우려 커질 것”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는 외교·안보적 변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의 노골적인 핵 위협과 중국의 인도·태평양 영향력 확대 움직임에 따른 안보 불안감이 한·일 관계 강화에 동력이 되고 있다. EAI 조사에 따르면 한·미·일 3각 군사안보협력에 대해 응답자의 78.8%가 긍정적이었다. 2023년 조사(60.6%)보다 18.2%포인트가 높아졌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일본의 한반도 군사개입을 우려해 과거 한국민의 반감이 컸던 한·일 안보 협력에 대해서도 75.5%가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북한과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보는 응답자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에 비해 지지도가 각각 16.4%포인트, 5.2%포인트 높았다. 한·일 관계가 최악이었던 문재인 정부 당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찬성 여론이 훨씬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은 시점에 한·일 합동 군사훈련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흐름이다. 정상미 외교안보연구소 연구원은 “북한과 중국의 안보 위협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일본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경시 움직임과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 저하 역시 한·일 관계 강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공히 미국의 통상·안보 분야의 현상 변경 요구에 시달려왔다. 대중국 견제를 본토 방어 수준으로 하겠다는 미국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 직후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 칩’으로 쓸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는가 하면, ‘전략적 유연성’ 방침에 따라 이란전쟁에 주한 및 주일미군 전력을 차출했다. 주한미군은 사드(THAAD) 체계 일부, 주일미군은 강습상륙함과 소속 해병 원정부대를 각각 중동에 보낸 것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최근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하지 않으면 호주, 필리핀, 일본, 한국 등 모든 동맹이 ‘그가 대만을 버리면 우리도 버릴 수 있다’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미국의 신뢰도 저하는 한·일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했고, 자연스럽게 양국 간 협력 공간을 넓히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양국은 전략적 협력이 필수라는 판단을 공유하고 있다”며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대한 개입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두 나라의 공통점”이라고 평가했다. ‘제재받아도 핵무장’, 찬성이 63% 아산연 조사에 따르면 한국민의 주한미군 주둔 지지 여론(82.3%)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 안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국가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자는 64%로 2025년보다 10.4% 포인트 떨어졌다. 동시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 지지는 80%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국제사회의 제재’(63.0% vs 27.4%)와 ‘주한미군 철수’(52.2% vs 34.9%)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절반을 훌쩍 넘겼다. 미국 핵무기 재배치 찬성 여론도 60.4%에 달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자신의 지론인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주창했다. 냉전 시대 바르샤바조약기구(WTO)를 연상시키는 최근 북·중·러의 연대 강화 움직임에 대응해 이제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이 참여하는 집단 안보체제인 인도·태평양조약기구(IPTO)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일본은 호주, 필리핀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일 셔틀외교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아시아판 나토’ 출범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 차세현([email protected])
2026.05.24. 8:16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 합의에 근접하면서 3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이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협상은 질서 있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시간은 우리 편이기 때문에 서둘러 합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가 도달되고, 인증되고, 서명될 때까지 봉쇄는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 다양한 다른 국가 간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고 최종 확정만 남았다.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전날(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는 차이가 있다. 협상 진전엔 낙관적이면서도 호르무즈해협 통제권과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등 민감한 쟁점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정상들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정상이 트럼프에게 ‘지역 전체 이익을 위해 전쟁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통화했다며 “매우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24일 악시오스 등은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하는 양해각서(MOU) 형태의 합의안에 서명하는 것이 임박했다”며 “여기엔 이 기간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이란 원유 수출 재개가 이뤄지고, 핵 프로그램 등 핵 문제를 협상해 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 이란 핵 때문에 공격한 트럼프…‘핵은 미뤄둔’ 합의 임박 이란도 협상 진척을 부인하지 않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이란 국영TV 인터뷰에서 “이번 초안은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일종의 기본합의”라며 “전쟁 종식에 필요한 주요 사안을 먼저 담고, 30~60일의 합리적 기간 안에 세부사항을 논의해 최종 합의에 이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MOU 초안에는 양측이 일단 휴전 연장에 합의한 후 이란이 먼저 해협을 개방하고 기뢰 제거에 협조하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풀고 석유 판매 금지 등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해협이 곧 개방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달리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의 관리하에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 문제 역시 후속 협상의 의제로 남겨뒀다. 악시오스는 초안에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나서지 않겠다는 약속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폐기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핵 문제가 당장 협상 대상에 오른 건 아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협상안이 전쟁 종료, 호르무즈해협 위기 해결, 더 넓은 합의를 위한 30일 협상 창구 개설 등 3단계로 이뤄져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이 핵 문제를 당장 타결이 불가능한 핵심 쟁점으로 보고 마지막 단계로 미뤄놨다는 의미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당장의 종전을 위한 MOU에 서명할 경우, ‘이란의 핵 무장 저지’라는 전쟁의 명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 핵프로그램 해체를 확약했다는 외신 보도도 이런 부담을 보여준다. 이란의 계산도 복잡하다. 전쟁 피해를 줄이고 경제를 회복해야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행동을 막는 마지막 협상 지렛대인 고농축 우라늄을 순순히 내줄 처지가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1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무기급인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 동결자산 해제의 시점과 보장 방식도 변수다. 이란 입장에선 휴전 연장에 응하더라도 실제 자산 해제가 뒤따르지 않으면 미국의 시간벌기에 말려들 수 있다는 불신이 크다. 타스님뉴스는 “이란은 합의 첫 단계에서 특정 액수의 동결 자금이 해제되지 않고, 나머지 동결 자금의 안정적 해제를 보장하는 명확한 메커니즘이 확정되지 않으면 어떤 합의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강태화.이근평([email protected])
2026.05.24. 8:15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취재진이 황급히 몸을 숨기고 있다. 이날 백악관 보안검문소에 무장한 용의자가 총격을 가하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즉각 응사했다. 총격을 벌인 용의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고, 교전 과정에서 행인 1명도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EPA=연합뉴스]
2026.05.24. 8:15
‘관세 비용 10%’. 미국 워싱턴의 한 일식당 메뉴판에 이런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일본계 주인은 서툰 영어로 “관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연신 “스미마셍”이란 말을 반복했다. 동석한 경제 전문가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그는 ‘관세를 미국의 부를 약탈했던 국가들이 부담할 거’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는 관세 환급으로 누가 돈을 버는지 지켜보라고 했다. 지난 2월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불법이라고 결론 낸 이후 관세 환급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불법 관세’ 때문에 추가로 지불했던 돈이다. 그런데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소비자의 지갑에서 나온 환급금을 기업의 ‘뜻밖의 이익’이라고 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아예 “소비자들은 이 돈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교수는 “불법임을 알고 부과한 관세는 소비자를 속여 기업에 돈을 안겨주는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0% 글로벌 관세는 물론 이후 부과할 관세도 불법이 될 것이고, 판결 이후 또다시 미국인을 착취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트럼프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관련 ‘미국인의 재정 상황이 협상의 요인이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핵보유를 막기 위해 미국인의 ‘작은 희생’을 감수하고 내린 결단이었다는 주장. 그러나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었다가는 곤란하다. 트럼프는 전쟁 초기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유가가 오르자 “미국 기업이 큰돈을 벌 것”이라며 오히려 반겼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그를 지원했던 글로벌 정유사들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상당 부분은 소비자들이 추가로 지불한 돈이다. 정유사들은 휘발유 가격을 원유 선물에 연동해 올리면서 갤런(약 4.54L)당 2달러 후반이던 휘발유 평균가는 4.5달러를 넘어섰다. 투자사들은 11월 선거 전까지 ‘트럼프의 쇼타임’이 본격화할 거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악화한 여론을 뒤집기 위해 월드컵 등 소비 특수를 활용한 증시 부양의 ‘착시 효과’를 낼 거란 전망이다. 그러나 인위적 단기 부양책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 등 ‘미래의 청구서’로 되돌아오게 돼 있다. 다만 해당 청구서는 재선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트럼프가 아닌 차기 대통령의 백악관 ‘결단의 책상’ 위에 놓여질 가능성이 크다. 강태화([email protected])
2026.05.24. 8:14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거사무원과 경찰관들을 폭행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평택경찰서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유튜버 A씨를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정오쯤 평택 정토사에서 조 후보 측 선거사무원 B씨의 옷을 잡아당기고 폭행하는 등 여러 차례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사찰에서 조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조 후보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관 3명이 배치돼 있었으나 A씨는 제지에 나선 경찰관들에게도 발길질하며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한 뒤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조 후보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선거사무원과 선거 운동 보호를 위해 파견된 경찰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만큼 사안이 가볍지 않다”며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237조는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6.05.24. 8:13
[OSEN=이인환 기자] 카세미루의 다음 무대는 리오넬 메시가 있는 미국이 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는 브라질 미드필더가 인터 마이애미와 가까워지고 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카세미루가 메이저리그사커(MLS) 이적에 가까워졌다. 인터 마이애미가 유력한 행선지”라고 전했다. 미국 ‘뉴욕포스트’와 ESPN도 인터 마이애미가 카세미루 영입을 추진 중이며, 선수 역시 마이애미행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카세미루는 올여름 맨유와 계약이 끝난다. 맨유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기로 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을 이끈 수비형 미드필더는 맨유에서도 우승컵을 들었지만, 긴 재건의 중심이 되지는 못했다. 첫 시즌에는 강한 존재감을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프리미어리그의 속도와 맨유의 불안정한 구조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이름값은 여전하다. 카세미루는 큰 경기에서 버티는 법을 안다. 위치 선정, 세컨드볼 대응, 박스 앞 수비, 세트피스 존재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자원이다. MLS가 그를 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스타 마케팅을 넘어 경기장 안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하다. 인터 마이애미는 이미 메시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구단이다. 루이스 수아레스, 로드리고 데 파울 등 남미 스타들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카세미루가 합류하면 중원 무게감은 달라진다. 메시가 공격을 풀고, 카세미루가 뒤에서 균형을 잡는 그림은 MLS 흥행 측면에서도 강력하다. 국내 팬들에게도 흥미롭다. 손흥민이 LAFC에서 뛰는 리그에 카세미루까지 합류한다면 MLS의 스타성은 더 커진다. 다만 해결할 문제가 있다. ESPN은 인터 마이애미가 현재 지정선수 슬롯을 비워두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MLS는 샐러리캡과 지정선수 제도가 얽혀 있어 유럽식으로 단순히 돈만 쓴다고 영입이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 카세미루를 비지정선수 계약으로 데려오려면 연봉 조정이 필요하다. LA 갤럭시의 디스커버리 권리도 변수다. MLS에서는 특정 선수를 먼저 등록한 구단이 협상 우선권에 가까운 권리를 가질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LA 갤럭시가 카세미루 관련 권리를 보유한 상황이라, 마이애미가 영입을 마무리하려면 보상 협상이 필요하다. 카세미루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 LA 갤럭시의 관심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흐름은 마이애미 쪽이다. 선수는 유럽 정상 무대에서 거의 모든 것을 이뤘다. 이제는 새로운 생활, 월드컵 준비, 가족 환경, 리그의 성장 가능성을 함께 따질 시점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크로스, 모드리치와 함께 시대를 만들었던 카세미루가 메시와 한 팀에서 뛸 수 있다. 한때 엘 클라시코에서 맞섰던 두 거장이 미국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는 그림이다. 아직 최종 서명은 남았지만, MLS의 여름은 이미 뜨거워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2026.05.24. 8:13
잉글랜드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시상식에서 헐시티의 일본인 선수 히라카와 유(동그라미)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려 하자 TV 중계 화면이 전환됐다. [사진 스카이스포츠풋볼 유튜브 캡처]
2026.05.24. 8:12
[OSEN=홍지수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이 약한 면을 보였던 좌완은 피했다. 그렇다면 우완 상대로는 타율을 회복할 수 있을까. 다저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11-3 승리를 거뒀다. 전날 1-5 패배를 설욕했다. 지난 18일 LA 에인절스 원정에서 7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 역투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7이닝을 던진 다저스 선발 사사키 로키는 5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2볼넷 3실점(2자책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사사키는 시즌 3승(3패)째를 챙겼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 무키 베츠(유격수) 프레디 프리먼(1루수) 앤디 파헤스(중견수) 윌 스미스(포수) 카일 터커(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 미겔 로하스(2루수) 산티아고 에스피날(3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좌완 상대로 타율 9푼1리로 좋지 않은 김혜성을 빼고, 좌완에 강한 오른손 베테랑 타자 미겔 로하스를 투입했다. 로하스는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1타점 1볼넷 1득점으로 팀의 11-3 완승에 일조했다. 다저스는 25일 밀워키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3연전 마지막 날 다저스 선발투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밀워키는 브랜든 스프롯을 예고했다. 스프롯은 2년 차 오른손 투수다. 즉 좌완에 비대해 우완 상대일 때 타율 2할8푼4리로 잘 쳤던 김혜성이 3연전 마지막 날 8번 2루수로 선발 출장 기회를 받았다. 먼시의 부상으로 로하스는 9번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혜성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1개 있고 10타점을 올렸다. 5개 도루가 있고 출루율 .331, 장타율 .340, OPS .671을 기록하고 있다. 좀더 존재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 토미 에드먼이 복귀 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난 21일 구단 소식을 통해 “에드먼이 이번 주말 애리조나로 이동해 라이브 BP(실전 타격 훈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이르면 다음 주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에드먼이 돌아오면 김혜성의 입지는 좁아질 수 있다. 때문에 에드먼이 돌아오기 전, 김혜성은 팀에 얼마나 필요한 선수인지 보여줘야 한다. /[email protected] 홍지수([email protected])
2026.05.24. 8:12
[OSEN=이인환 기자] 천위페이(중국)가 또 우승 문턱에서 멈췄다. 안세영이 빠진 대회였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천위페이는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라차녹 인타논(태국)에게 게임스코어 0-2로 패했다. 세부 스코어는 17-21, 15-21이었다.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중국 여자단식 간판인 천위페이에겐 아쉬운 결말이었다. 이번 대회는 천위페이에게 기회로 보였다. 세계 1위 안세영, 중국의 또 다른 강자 왕즈이 등 주요 경쟁자 일부가 빠진 상황에서 그는 우승 후보로 꼽혔다. 결승 상대 인타논을 상대로도 그동안 상대 전적에서 크게 앞서 있었다. 그러나 결승은 기록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1게임부터 흐름이 꼬였다. 천위페이는 긴 랠리에서 버티는 능력이 강점인 선수다. 그러나 인타논은 템포를 흔들며 코스를 넓게 썼다. 천위페이는 추격 기회를 만들었지만 막판 집중력에서 밀렸다. 17-21로 첫 게임을 내주면서 부담이 커졌다. 2게임도 반전은 없었다. 천위페이는 수비에서 버틴 뒤 역습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인타논의 공격 코스를 제대로 끊지 못했다. 인타논은 무리하게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각도와 타이밍으로 빈 공간을 만들었다. 결국 천위페이는 두 번째 게임도 15-21로 내줬다. 천위페이의 패배는 여자단식 판도와 연결된다. 최근 여자단식은 안세영을 중심으로 왕즈이, 야마구치 아카네, 천위페이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그중 천위페이는 안세영을 가장 괴롭힐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우승 기회가 열린 대회에서 결승을 놓치면 압박은 더 커진다. 반대로 인타논은 큰 경기에 강한 노련함을 다시 보여줬다. 전성기처럼 압도적인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셔틀콕을 다루는 감각과 완급 조절은 여전했다. 천위페이와의 상대 전적 열세도 결승 무대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안세영에게는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직접 출전하지 않은 대회에서도 경쟁자들이 흔들리면 세계 1위의 입지는 더 단단해진다. 천위페이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결승 완패로 다시 숙제를 안게 됐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2026.05.24. 8:12
헌법 104조는 대법관의 임명 절차를 극히 압축된 언어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법은 이 짧은 문장 속에서 사법부의 독립과 민주적 정당성의 긴장을 드러낸다.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의 대립이 그 축이다. 그러면서도 두 권한이 타협하고 조화하라는 모순적 과제를 우리 헌법은 요구한다. 두 권한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현실에서는 법원행정처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물밑 조율을 벌인다. 양측이 비슷한 기조라면 대법관 임명이 매끄럽다. 그러나 대법원장과 대통령의 성향이 다르면 마찰의 열기가 피어오른다. “제청권은 대법원장 고유 권한”(사법부), “대통령 임명권 내에서 제청권이 인정될 뿐”(청와대)이라는 논리가 첨예하게 맞선다. 최종영 대법원장과 노무현 대통령, 이용훈 대법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을 두고 갈등한 일화는 지금도 입에 오르내린다. 그럼에도 노골적 충돌은 거의 없었다. 협상의 끈을 놓치지 않고, 막판에 한 발짝씩 물러서는 법을 알았다. 타협 끝에 대법관 제청 대상자가 바뀌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절제와 책임감을 알던 시절이었다. 법관 사회에선 대법관 후보군이 대체로 알려져 있다. 판결 능력은 기본이고, 인품과 조직 내 평판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학회에도 얼굴을 비치고 논문도 발표해야 한다. 경쟁 법관끼리 감정이 상해 “육탄전 직전까지 갔다”는 소문도 왕왕 들린다. 법관 생활 전부를 바치고도 되기 어려운 게 대법관이다. 정치 바람을 타고 운 좋게 되는 대법관도 있다. 이런 대법관은 끝이 좋지 못했다. 막대한 업무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허덕이다가 소리소문없이 물러났다. 법관들은 그를 사석에서 놀림감으로 거론했다. 역대 대법원장들이 결국 실력을 대법관 제청의 기준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의 퇴임 이후 빈자리를 아직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9월에는 이흥구 대법관도 퇴임한다. 대법원장과 대통령의 인선 기준 충돌이 근본 원인이라는 말이 법조계에서 파다하다. 걸핏하면 대법원장 탄핵을 입에 담던 여당이 대법관 공석에 침묵하는 모습은 묘하다. 대법관 공백은 단순한 인사 지연이 아니다. 사법부와 정치권력의 균형을 지탱하던 절제의 지혜가 퇴색하고 있다는, 서글픈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징후다. 박현준([email protected])
2026.05.24. 8:12
[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18일 만에 연승을 기록했다.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4로 뒤진 9회말 2아웃 1,2루에서 박해민이 극적인 역전 스리런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서 6-4로 승리했다. 박해민의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LG는 중반 0-4로 끌려갔다. 선발투수 송승기가 3회까지 잘 던지다 4회 4타자 연속 안타를 맞는 등 6안타를 뭇매처럼 맞고 4점을 허용했다. 1사 1,3루에서 올 시즌 13타수 1안타 박성빈에게 1루수 미트 맞고 외야로 빠지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9번타자 권혁빈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LG는 6회 2사 1루에서 오스틴의 중전 안타, 오지환의 1타점 우선상 2루타, 천성호의 2타점 우중간 2루타가 터지면서 3-4로 추격했다. LG는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선발 송승기(3⅓이닝 4실점)에 이어 4회 1사 1,2루에서 김진수가 올라와 실점없이 막아냈다. 5회 김진성, 6회 김윤식, 7회 김영우, 8회 우강훈을 차례로 투입했다. 한 점 뒤진 9회초에는 마무리 손주영이 처음으로 2연투를 하면서 실점없이 막아냈다. 9회말 2사 후 이재원의 뜬공 타구를 키움 중견수가 낙구 지점을 잘못 잡아 놓치는 행운의 2루타가 됐다.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 나갔고, 박해민이 파울을 3개 때려내고서 154km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첫 홈런이자, 프로에 와서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초반 송승기가 제구가 조금 흔들리면서 어려운 경기가 되었는데, 우리 승리조 6명 김진수 김진성 김윤식 김영우 우강훈 손주영이 자기 이닝들을 완벽하게 책임져주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고 있음에도 주장으로서 해민이가 덕아웃에서 끝까지 포기하지않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결정적인 3점 홈런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주장으로서 해민이의 역할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또한 오늘 경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마지막에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주말 낮경기 더운 날씨에도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신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랜만에 멋있는 역전승을 만들어낸 것 같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용섭([email protected])
2026.05.24. 8:10
지난 13일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 바로 뒤를 따른 것은 국무장관도 재무장관도 아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애플의 팀 쿡, 그리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경제사절단이 무색하게 정상회담의 결과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미·중 양측 공식 발표문을 비교해보면, 트럼프가 선언한 보잉 200대 구매 합의와 희토류 공급 우려 해소는 중국 발표문엔 없었다. 뜨거운 감자였던 H200 중국 판매 승인, 인공지능(AI) 거버넌스와 안전도 이렇다 할 합의가 없었다. 우리 언론의 관심은 미·중 양국의 위상 변화였지만, 필자는 이들이 말하지 않은 새로운 첨단기술 의제에 더 큰 관심이 간다. 연내에 예정된 세 차례의 회담에서 미·중 양국은 어떻게 새로운 기술질서를 구축할 것인가. 마침 기술혁신학회 참석을 위해 베이징에 와 있던 나는 미·중 정상회담의 여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문자답을 해봤다. 회담 후 트럼프 “통제 규칙” 언급 첨단 AI 미보유국의 접근 막는 AI 기술 기득권 대못 박을 우려 양국 리·디커플링 모두 대비를 인공지능 통제규칙, 새로운 NPT 될까 첫째, 미·중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거버넌스가 새로운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 기내에서 “AI 가드레일(통제 규칙)에서도 함께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한 회담 이후인 19일 중국 외교부는 미·중 양국이 AI와 관련한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중 양국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국 빅테크의 성장을 제약할 수 있는 규제에는 일관되게 공통의 거부감을 표현해 온 것이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이 대등해지는 현시점에서 AI 양강이 주도하는 AI 거버넌스 논의가 본격화한다면, 기본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력을 현실에 많이 적용해 보는 것이 곧 인류 발전에 이로운 것이라는 논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프런티어 AI를 보유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사이에 새로운 기술주권의 경계선이 보다 선명하게 그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NPT가 그랬다. ‘이미 핵을 가진 나라는 기득권을 유지하되, 나머지 국가들은 앞으로 절대 핵을 개발하지 말라’는 강력한 선 긋기다. 둘째, 미국의 사이버 시스템과 중국의 피지컬 시스템은 결국 연결될까. 미·중 무역마찰과 전략 경쟁이 지속된 지난 9년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은 전방위적인 공급망 조정을 추진했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제3국으로 기지를 이동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회복력 높은 공급망 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자율주행·전기차·휴머노이드로봇 등 첨단 산업에 가까운 영역일수록 오히려 중국의 하드웨어 생태계의 경쟁력이 빛을 보고 있다. 테슬라와 피규어의 휴머노이드를 수십만 대 규모로 양산할 수 있는 공급망과 생태계를 보유한 것은 결국 중국이다. 이미 수많은 미국의 빅테크·벤처캐피탈·대학은 선전(深圳)에 머물며 현지 데이터를 활용해서 그들의 아이디어(Lab)를 공장에서 제품화하고(Fab), 생활 속에서(Home) 작동시키는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셋째, 미국과 중국 간 풀스텍(full-stack) 인프라 빅딜이 일어날 것인가. AI가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핵심적이다. 통신과 에너지가 그 양대 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차세대 통신기술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최고의 칩 간 초고속 광통신 기술, 데이터센터 간 광 전송 기술을 확보했다.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친환경에너지 기술에서 중국의 경쟁력은 압도적이다. 미국이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처진 통신과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선제적으로 미·중 투자 협력 위원회를 통해 대규모 대미 투자와 기술 이전을 제안한다면 미국 입장에서 거절할 수 있을까. 중국 본토 데이터센터의 잉여 토큰은 미국으로 수출되고, 빅테크의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친환경에너지 기술은 중국이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넷째, 미·중 바이오 디커플링(decoupling)이 현실화 될 것인가.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바이오보안법에 사인하며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 바이오 기업의 기술·제품·서비스에 대한 사용 금지를 예고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신약후보 물질의 30%가 중국에서 나오고, 세계 신규 임상시험의 40%가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 기업과 연구소·대학들은 바이오에 AI를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바이오 혁신의 테스트 베드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상하이·장수성의 외국자본 R&D 센터 대다수가 미국과 유럽의 바이오 제약기업들인데, 이는 중국 바이오산업의 잠재력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미국의 바이오보안법이 2028년 실행단계에서 과연 자국 바이오기업을 또 다른 엔비디아로 만들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기술 질서 속 찾아야 할 기회 앞으로 진행될 미·중 회담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관세 협상이나 상호 투자 확대가 아니다.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차세대 프런티어 기술 분야에서 미·중이 어떻게 레드라인을 설정하고 각자의 역할과 이익을 나눌 것인지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어디까지 어떤 형태로 리커플링(recoupling) 될 것이며, 그때 우리는 어디에 어떤 형태로 위치할 것인지에 대한 답안을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그들이 설계한 새로운 기술 질서 안에서 우리의 자리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의 기술주권 강화는 특정 국가와의 철저한 단절 또는 줄서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미·중이 주도하는 글로벌 기술질서 변화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분석, 그리고 유연하고 전략적인 실행에 기초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핵확산금지조약(NPT·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미국과 소련의 주도로 1970년 발효된 국제 안보조약.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기존 5개국 외에 다른 국가의 핵 보유를 금지해 기득권을 고착화했다. 우리나라는 1975년 비핵보유국 지위를 가진 정식 비준국이 됐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보장받는 대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상시 사찰을 받는 등의 조약상 의무가 있다.
2026.05.24. 8:10
지난 24일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 플레이오프 결승전. 후반 막판 일본인 공격수 히라카와 유가 올린 날카로운 패스가 결승골로 연결됐다. 이 한 골로 헐시티는 미들즈브러를 1-0으로 꺾고 10년 만에 꿈의 무대인 1부 리그(EPL) 복귀를 확정지었다. 이 경기는 승리하는 순간 다음 시즌 중계권료와 보조금 등 최소 2억 파운드(약 4066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보상이 따르기에 ‘세상에서 가장 비싼 스포츠 경기’로 불린다. 수입만 따지면 월드컵 우승의 5배가 넘는 대형 무대다. 하지만 감격스러운 시상식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됐다. 승리의 일등 공신인 히라카와가 동료에게 트로피를 넘겨받아 머리 위로 들어올리려는 바로 그 순간, TV 중계 화면이 갑자기 엉뚱한 관중석을 비춘 것이다. 우연의 일치라기엔 타이밍이 너무나 절묘했다. 이런 모습은 유럽 축구계에서 드물지 않게 목격된다. 아시아 선수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 재빨리 화면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가 트로피가 서구권 선수에게 넘어가면 다시 카메라를 돌려놓는 이른바 ‘아시안 패싱’(아시아 선수 외면하기)이다. 소셜 미디어에는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고, 일본 언론도 “명백한 차별”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시아 선수 소외 논란은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 김민재 등 한국의 간판 스타들도 차례로 겪었다. 지난해 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을 유럽 정상에 올려놓은 이강인이 우승 트로피를 들 때도 카메라는 선수의 얼굴 대신 트로피만을 확대해 보여줬다. 손흥민은 2025년 유로파리그에서 토트넘이 우승할 때는 캡틴이어서인지 살아남았지만,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준우승팀 시상식 등의 화면에서는 지워졌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상징적 소멸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특정 인종이나 집단을 화면에서 지속적으로 배제함으로써 대중의 인식 속에서 그들의 가치와 존재감을 가리는 은밀한 시도라는 뜻이다. 이 현상의 이면에는 유럽 축구계의 불평등한 인종적 시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흑인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사회적 지탄과 법적 징계를 내린다. 흑인 선수들의 두터운 연대와 적극적인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시아 선수를 향한 차별적 시선에는 상대적으로 무감각하다. 제재를 가하기 모호하다는 점을 악용해 아시아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차별’을 가한다. 그 바탕에는 ‘축구는 서구권의 전유물’이라는 오만함이 깊이 깔려 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유럽 구단들이 아시아 시장의 막대한 자본과 유니폼, 중계권 수입 확보에는 적극적이면서도 정작 아시아 선수가 무대의 주역으로 인정받는 것에는 인색하다는 방증이다. 아시아 선수를 주체적인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나 마케팅용 이방인으로 묶어두려는 비뚤어진 무의식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투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남희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는 “흑인 선수 차별에는 엄격하면서도 아시아 선수에 대한 차별적 조치에는 침묵하는 유럽 축구계의 이중적인 세태는 개선돼야 한다. 상업적 이익은 취하면서 선수의 명예는 지워버리는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 이제는 아시아 축구계 전체가 보다 공식적이고 단호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지훈([email protected])
2026.05.24. 8:09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주 록랜드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연설한 뒤 골프 스윙 포즈로 청중에게 호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소셜미디어(SNS)에 이란 지도 위에 성조기를 덧칠한 이미지(아래 사진)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이란에 대한 압박과 경고 등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심리전으로 풀이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2026.05.24. 8:08
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검문소에서 괴한이 백악관 내부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을 발사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비밀경호국(SS) 요원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백악관 내에 있었지만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날 총격 사건은 지난달 25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단과의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총기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다. SS는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미 동부시간) 오후 6시쯤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교차로에서 한 사람이 무기를 꺼내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며 “SS 경찰관은 대응 사격을 해 용의자를 맞혔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백악관 본관과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진 검문소로 접근해 경찰관들에게 총을 발사했다. 폭스뉴스는 용의자가 백악관을 향해 권총 3발을 쐈다고 전했다. 총상을 입은 용의자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폭스뉴스는 이날 “용의자가 메릴랜드 출신 나시르 베스트(21)로 확인됐다”며 “용의자는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지난해 6월 SS요원들에게 위협적인 언행을 한 혐의로, 7월엔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간 혐의로 각각 SS에 체포됐다. 강태화([email protected])
2026.05.24. 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