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묵직했다. KIA 타이거즈 신인투수 김태형(19)이 뒤늦게 멋진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출전해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6-9로 뒤진 7회말에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11일 데뷔 처음으로 1군 승격을 했으나 좀처럼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크게 이기거나 지고 있는 편안한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날은 3점차로 뒤진 가운데 드디어 등판 기회를 잡았다. 첫 타자 외국인 스톤 개릿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6구째 144km짜리 직구를 뿌렸고 빗맞은 타구가 됐다. 다음타자 주성원에게는 145km짜리 직구를 던지다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으나 중견수 최원준이 펜스앞에서 잡았다. 마지막 타자 어준서를 상대로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으나 김건희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 15개였다. 최고 146km짜리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를 던졌다. 전반적으로 데뷔전의 긴장감 탓인지 스트라이크는 6개에 불과했지만 직구의 묵직함이 느껴지는 투구였다. 5월17일 이후 퓨처스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이날은 38일만의 실전등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2025 1라운드로 뽑혀 큰 기대를 모았다. 이범호 감독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피칭을 지켜본 후 극찬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황동하 김도현 등 선배들과 선발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선발경쟁에서 밀려났고 2군 출발이 결정됐다. 선발 예비군으로 2군에서 선발수업에 받았다. 그러나 2군에서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 8경기 승리없이 4패, 평균자책점 11.42의 성적에 그쳤다. 제구 이슈에 발목이 잡혔고 피안타율도 3할8푼5리나 됐다. 이감독은 엔트리 한 자리를 활용해 2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고 과감하게 김태형을 1군에 올렸다. 승격 14일만에 뒤늦은 데뷔전이었지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계속 등판기회를 부여할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향후 구속과 구위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었다. 동기생 2라운더 이호민은 앞선 3경기에서 무실점 호투와 구원승을 따내는 위력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6회 김태형에 앞서 등판했으나 1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1실점의 쓴맛을 보았다. 값진 경험이 됐을 것이다. 김태형도 서서히 1라운더의 존재감을 높일 것인지 주목되는 데뷔 등판이었다. /[email protected] 이선호([email protected])
2025.06.24. 18:40
[OSEN=장우영 기자] 소디엑(XODIAC) 유닛 X-UNIT이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감성 발라드로 대중과 만난다. X-UNIT은 25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번째 미니 앨범 ‘너에게 (TO. U)’를 공개하며 환상의 하모니로 국내외 팬들에게 인사한다. 첫 번째 미니 앨범 ‘너에게 (TO. U)’는 소디엑의 렉스(LEX), 현식(HYUNSIK), 씽(SING), 리오(LEO) 네 명의 멤버가 참여한 보컬 중심 유닛 작품이다. 지난 24일 공개된 ‘너에게 (TO. U)’ 티저를 통해 X-UNIT은 타이틀곡이자 4인 유닛곡인 ‘내 머리가 나빠서’의 일부분을 공개하며 풀 버전에 대한 호기심을 선사해 미리 알고 들으면 좋을 기대 포인트를 살펴봤다. ▲ 타이틀곡 ‘내 머리가 나빠서’ 2025년 새로운 서사로 재탄생! 첫 번째 미니 앨범 ‘너에게 (TO. U)’에는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 O.S.T를 X-UNIT만의 세련된 감성으로 재해석한 타이틀곡 ‘내 머리가 나빠서’가 수록됐다. 원곡이 지닌 애틋한 감성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트렌디한 보컬 스타일을 더해,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과 과거의 추억을 다시금 소환한다. 여기에 지나간 사랑을 잊지 못한 마음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어쿠스틱 발라드 ‘너의 목소리’, 더욱 깊어진 감정선으로 돌아온 렉스(LEX)와 현식(HYUNSIK)의 참여곡 ‘헤어지던 날’, 씽(SING) 리오(LEO)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중국어 듀엣 발라드 ‘仍留下 (남아 있어)’까지 총 4곡이 실렸다. ▲ 네 명의 짙어진 보이스! 호기심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렉스(LEX) 현식(HYUNSIK) 씽(SING) 리오(LEO)가 참여한 타이틀곡 ‘내 머리가 나빠서’ 티저에서도 일부 노래가 공개돼 X-UNIT만의 감성 서사를 예고했다. 한 소녀의 자화상이 일그러지는 것으로 첫 장면부터 미스터리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궁금증을 자극하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타로 카드들과 졸업 앨범들이 다양한 사건들을 암시하며 X-UNIT가 연기와 노래로 들려줄 콘셉트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번지고 있다. ▲ 잭소의 글로벌 네트워크+구글 Veo 기술력 합작 MV 공개! 글로벌 매니지먼트사인 잭소(Jacso)는 지난 3일 홍콩에서 열린 Google Cloud Summit 공식 행사에서 유닛 그룹 X-UNIT에 AI 기술 접목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업계 안팎의 시선을 모았다. 잭소(Jacso)는 홍콩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을 통해 홍콩 영화의 후반 제작 인력을 중심으로 전문 AI 테스트 팀을 구성하고, 구글의 최신 AI 기술을 ‘내 머리가 나빠서’ 뮤직비디오 제작에 적용해 풀 버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처럼 첫 번째 미니 앨범 ‘너에게 (To. U)’는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감성 발라드들을 수록한 작품으로 렉스(LEX), 현식(HYUNSIK), 씽(SING), 리오(LEO)가 완성한 네 개의 트랙이 마치 하나의 러브레터처럼 팬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서정적인 발라드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장우영([email protected])
2025.06.24. 18:39
[OSEN=지민경 기자] 트와이스가 7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360도 풀 개방 단독 콘서트를 열고 새 월드투어의 화려한 포문을 연다. 트와이스는 7월 19일~2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여섯 번째 월드투어 의 첫 공연을 개최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6월 25일 오후 8시부터 YES24(예스24)에서 일반 예매를 진행한다. 이번 월드투어는 모든 개최지 공연장 좌석을 360도 개방하고 입체감을 더한 역대급 투어로 펼쳐진다. 무대와 객석 간 경계를 허물고 스테이지 정면이 특정되지 않은 전방위 무대를 통해 관중은 트와이스의 퍼포먼스를 한층 생동감 있게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올리비아 로드리고, 빌리 아일리시, 에드 시런, 마돈나, 레드 핫 칠리 페퍼스, U2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세계적 멀티미디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모멘트 팩토리(Moment Factory)가 참여해 퀄리티를 높인다. 음악 산업 내 무대 연출 분야의 선두주자 모멘트 팩토리와 손잡고 최상의 공연을 완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트와이스는 7월 19일~2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새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리고 26일~27일(이하 현지시간) 오사카, 8월 23일~24일 아이치, 30일~31일 후쿠오카, 9월 16일~17일 도쿄, 27일~28일 마카오, 10월 4일 불라칸, 11일~12일 싱가포르, 11월 1일~2일 시드니, 8일~9일 멜버른, 22일 가오슝, 12월 6일 홍콩, 13일~14일 방콕 등지를 찾는다. 그에 앞서 7월 11일(금) 오후 1시 월드투어와 동명인 정규 4집 'THIS IS FOR'를 발매한다. 8월 2일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리는 대규모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Lollapalooza Chicago) 헤드라이너로 출격해 '글로벌 최정상 걸그룹' 위상을 빛낸다. /[email protected]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지민경([email protected])
2025.06.24. 18:36
화를 드러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타인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속으로만 끙끙 앓다 마음의 병을 얻기도 한다. “분을 삭히기 위해 혼자 술을 마시다 건강이 안 좋아졌다”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꾹 누르고 속으로 삭히다 보니 화병이 났다”와 같은 사연을 접할 때가 많다. 여기서 ‘삭히다’는 올바르지 못한 표현이다. “분을 삭이기 위해” “속으로 삭이다 보니”로 바꿔야 한다. 이런 혼란이 생기는 것은 ‘삭다’가 ‘삭히다’와 ‘삭이다’ 두 가지 형태의 사동사로 갈라지기 때문이다. 사동사란 문장의 주체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그 행동이나 동작을 하게 함을 나타내는 동사를 말한다. ‘삭히다’는 김치나 젓갈 따위의 음식물을 발효시켜 맛이 들게 하다는 의미의 사동사다. “가자미식해는 가자미를 삭혀 만든 함경도 지방의 젓갈이다” “코를 알싸하게 만드는 삭힌 홍어는 특유의 향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린다”처럼 쓰인다. 젓갈 등을 오래되도록 푹 삭히다고 할 때도 ‘곰삭히다’를 사용한다. ‘곰삭이다’란 말은 없다. ‘삭이다’는 어떤 감정이나 생리작용이 수그러들게 하다는 뜻의 사동사다. “화를 삭이려 무던히 애썼다” “생강차는 기침을 삭이는 데 좋다”와 같이 쓰인다. 긴장·화를 풀어 마음을 가라앉히다, 기침·가래 등을 잠잠하게 하다고 할 경우엔 모두 ‘삭이다’로 표현한다. 먹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다고 할 때도 ‘삭이다’를 쓴다. “돌도 삭일 나이라더니 정말 잘 먹는구나”처럼 사용한다.우리말 바루기 함경도 지방 젓갈 따위
2025.06.24. 18:35
신데렐라하면 나는 언제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먼저 떠오른다. 내 두 딸이 어렸을 때, 우리 집엔 늘 디즈니 공주들이 함께 살았다. 하루도 빠짐없이 비디오테이프를 틀어주던 시절이었다. 인터넷도, 유튜브도 없던 때, ‘신데렐라’와 ‘인어공주’, ‘백설공주’ 같은 명작들은 우리 거실을 작은 극장으로 만들었다.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반복해서 보던 그 시절, 아이들은 주문을 외우며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살라카둘라 멘치카둘라 디디부 바디부!”는 가장 좋아했던 마법의 주문이었다. 영상이 끝나면 거실은 곧 무대로 바뀌었다. 두 딸은 드레스를 입고 엄마, 아빠 앞에서 작은 발레 공연을 펼쳤다. 동작 하나하나에 순수한 마음이 담겨 있었고, 마치 커튼 콜까지 준비된 사랑의 무대 같았다. 나는 매일 밤 작은 극장을 만들어주는 연출자이자 관객이었고, 무엇보다 발레 선생님이었다. 그 기억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진다. 발레 수업 시간에도 나는 그 주문을 꺼내 쓴다.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공주로 변신하고, 나는 그 환상 위에 발레 동작을 살며시 얹는다. 뿌리에 롤로베, 파세, 아라베스크… 그 순간, 발레는 기술이 아니라 살아 있는 마법이 된다. 지난 주말, ‘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발사모)’ 회원들과 함께 할리우드의 돌비 시어터로 향했다. 일요일 오후 여유로운 거리와 어우러져, 우리는 LA 발레단이 선보이는 ‘신데렐라’ 공연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신데렐라는 2년 전 사반 극장에서 보았던 같은 작품이었지만, 무대는 낯익으면서도 새롭게 다가왔다. 당시 장면은 또렷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음악 때문인 것 같았다. ‘백조의 호수’나 ‘호두 까기 인형’처럼 선율이 떠오르지 않았다. 신데렐라의 음악은 나에게 아무런 잔향도 남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공연 후반부, 마법이 풀리기 직전의 장면에서 익숙한 리듬이 들려왔다. ‘어? 이 음악… 어디서 들었더라?’ 순간 떠오른 이름, 프로코피예프. 맞다.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특히 로미오와 티볼트가 대치하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던 ‘Montagues and Capulets’의 무겁고 위압적인 리듬. 클라이맥스 긴장감은 그 음악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묵직한 금관의 울림, 반복되는 리듬, 절정으로 치닫는 구성. 서로 다른 이야기를 운명이라는 공통 주제로 엮어내는 음악적 언어였다.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용수들의 표정이었다. 맨 앞자리에서 본 얼굴 하나하나는 마치 대사를 말하듯 감정을 전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다음엔 무조건 앞자리!” 무용은 동작만이 아니라 감정까지 전해질 때, 진짜 예술이 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그리고 오래된 기억 하나가 불쑥 떠올랐다. “사바사바 아이사바… 얼마나 울었을까” 딸들을 재우며 자장가처럼 불러주던 ‘신데렐라’ 노래였다. 공연이 끝난 뒤 딸이 말했다. “엄마, 그 신데렐라 노래가 생각나.” 그 한마디에 마음이 조용히 흔들렸다. 예술은 잊고 지낸 감정을 다시 불러오는 힘이다. 오늘 본 신데렐라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처음 만나는 감정처럼 새로웠다. 같은 작품도 다른 시간에 보면, 다른 내가 그 이야기를 받아들인다. 공연장을 나와 거리를 걷는 길, 마음 한구석에 유리구두 한 짝이 조용히 남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유리구두 하나, 기억 하나. 나는 오늘도 예술을 믿는다. 진 최 / 한미무용연합회회장·진 발레스쿨 원장이아침에 유리구두 기억 신데렐라 노래 유리구두 하나 발레 공연
2025.06.24. 18:35
1950년 6월28일 우리집은 성동구 신당동에 있었다. 현재 박정희 대통령 본가 앞집이다. 그날, 우리는 세상의 돌아가는 전황을 알 수 없었다. 집에 있던 최고급 라디오는 고장 났고, 신문도 오지 않았다. 오직 시내 쪽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총성에 귀를 기울일 뿐이었다. 나중에야 그 소리가 국군 저격 사건의 총성이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아이들 폭죽 소리처럼 아득했다. 해가 뜨자마자 시내 중앙청 국기 게양대의 깃발을 확인하려던 우리의 희망은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펄럭이는 깃발은 태극기가 아닌 낯선 검은색 인공기였다. 가족들은 침묵 속에 얼굴을 굳혔다. 오전 8시경, 낯선 두 사람이 동회에서 왔다며 9시까지 대문에 인공기를 그려 붙이지 않으면 “재미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난생 처음 듣는 험악한 말이었다. 형은 인공기를 본 적이 없어 그릴 수 없다며 난감해했다. 그런데 내가 대문을 열고 나가보니, 이미 동네 모든 집 대문에는 인공기가 붙어 있었다. 나는 기가 막혔다. 대체 언제, 어디서 보고 그린 것일까. 온 동네는 과거의 정겨움 대신 살벌한 냉기가 감돌았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9시가 넘어 나는 몰래 광희국민학교 옆 기갑부대 자리로 가봤다. 부대는 텅 비어 있었고, 장갑차도 군인도 그림자조차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신당동 율원 파출소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한 명도 없고, 붉은 완장을 찬 민간인 복장의 사람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 많던 국군과 경찰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괴뢰군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빨치산들은 어디서 나타난 걸까. 집에 돌아와 아버지께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앞으로 절대 밖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10시가 넘자 남산 하단부 장충단 공원 일대에서 분명한 총격전 소리가 들렸다. 퇴로가 차단된 국군 잔여 병력과 추격하는 괴뢰군 사이의 치열한 전투였다. 총소리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들려왔지만, 강도는 약해졌고 결국 끊어졌다. 이것이 서울 시내에서의 국군 마지막 저항이었다.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희생되었을까, 가족들은 말없이 슬픈 표정만 지었다. 11시가 가까워지자 다시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열어보니 무장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중에는 사촌 형과 큰어머니, 아주머니가 보였다. 동숭동 청년단장으로 6.25 직전 훈련을 받고 임관한 사촌 형은 서울이 점령된 와중에 병력을 이끌고 우리 집에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시간에 어떻게 병력을 데리고 올 수 있었는지 놀랍다. 사촌 형은 동덕여중 근방에서 권총을 든 동대문 경찰서 소속 형사를 만났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형사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상관의 허락 없이는 통과시킬 수 없다며 길을 가로막았다고 한다. 사촌 형은 “세상에 이런 용감한 사람은 처음 봤다”며 그를 죽일 뻔했지만, 용감함에 감탄해 빨리 피신하라고 일러 보냈다고 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그 형사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같은 이들이 있었기에 이 나라가 존재함을 깨닫는다. 12시경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서울 운동장과 동대문 부근에서 괴뢰군의 위협 사격이 계속되었다. 오후 1시경, 우리는 군인들에게 주먹밥을 먹이고, 아버지와 협의 끝에 부대를 해산시켰다. 형은 군복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큰어머니의 재촉에 한강을 향해 떠났다. 그러나 형은 결국 한강을 건너지 못하고 시내에서 체포되어 희생되었다는 소식이 나중에 전해졌다. 임신 중이던 아주머니도 9.28 수복 당시 서울역 부근에서 피신 중 박격포탄 파편에 맞아 뱃속 아이와 일가족 네 명이 몰살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이 일로 아버지와 사촌 누나 역시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수복 후, 큰어머니는 아들이 그리워 무덤도 묘비도 없는 동작동 국군 묘지를 찾아 “대일아, 대일아” 아들 이름을 부르며 지내시다 돌아가셨다. 이 땅에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민족 비극 역사의 가슴 아픈 한 단면이다. 오후 3시경, 무학봉 근처에서 외롭고 가녀린 기관총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는 점차 약해지더니 30분 만에 완전히 멎었다. 한강 이북에서의 국군의 저항은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해가 기울고, 주인이 바뀐 서울의 첫 밤이 어둠 속에 잠겼다. 서울이 함락되던 그날의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주영세 / 은퇴목사·ROTC 1기열린광장 서울 함락 서울 시내 동대문 경찰서 동대문 부근
2025.06.24. 18:33
직원들과 함께 플로리다 키웨스트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아름다운 바다, 야자수, 노을, 신선한 해산물, 단합 파티까지… 모든 일정이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일정표 한 켠엔, 나 같은 ‘맥주병’에겐 존재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스노클링. 사실 나에게 스노클링은 한 번의 뼈아픈 흑역사가 있다. 몇 년 전, 팬데믹 시국 한복판에 가족들과 코스타리카 여행을 갔을 때였다. 수영을 못하는 아내와 딸은 바다 한가운데 들어가 잘만 놀고 있는데, 나는 잠깐 바닷속에 들어갔다가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를 싣고 온 보트 옆 밧줄에 오른쪽 다리를 걸친 채로, 매달려 꼼짝도 못하고 얼어붙어 있었다. 이번 워크숍 계획을 듣고는 몇 달 전부터 수영 연습을 시작했다. 수영을 잘하시는 고객에게 부탁해서 개인 교습도 받고, 유튜브를 보려 숨 쉬는 법까지 혼자 공부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몇 달을 꾸준히 연습해서 나름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키웨스트. 모두가 들뜬 분위기에서 스노클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속으로 들어가는데, 가슴 높이의 실내 수영장 물밖에 몰랐던 나는, 깊고 투명한 바다 밑바닥이 내 눈 아래 펼쳐지는 걸 보는 순간 몸이 돌처럼 딱 굳어버렸다. 그래도 한참 동안 배 근처 물속에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어 물속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그 직후였다. 딸아이가 내 쪽으로 헤엄쳐 오자, 부딪힐 것 같은 공포감에 내 몸이 뒤집혔고, 그 순간 다섯 번쯤 짜디짠 바닷물을 연거푸 들이켰다. 파도는 세고, 시야는 흐리고, 호흡은 꼬이고, 지금까지 연습했던 모든 수영 기술은 뇌에서 싹 지워졌다. 팔은 허우적, 다리는 마비, 그 순간, 죽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허우적거리다가 여직원 한 분이 스노클 마스크를 벗겨줘서 간신히 배로 돌아왔다. 물에 젖은 수영복과, 바닷물을 잔뜩 먹어 튀어나온 배보다 더 무겁게 나를 짓누른 건…자괴감이었다. ‘내가 그동안 뭘 연습한 거지? 왜 아무런 쓸모가 없지?’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창피했다. 젊은 직원들 앞에서 쩔쩔맨 것도 그렇고,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나 자신도 우스워졌다. 그러다 보니 집으로 돌아와서도 수영장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회복탄력성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힘이다. 심리학에서 스트레스나 실패, 트라우마 같은 걸 겪은 후에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거나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능력을 말한다. 이 말은 원래 물리학에서 ‘외부 힘에 눌렸던 고무공이 다시 원형으로 돌아오는 성질’을 뜻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요즘 이 단어는 인간의 내면을 설명하는데 더 자주 쓰인다. 미국 심리학자들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연구하면서 처음 썼고, 최근에 교육, 심리, 조직문화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바다에서의 굴욕을 기억하며 다시 깨달았다. 성공의 정의는 ‘끝까지 해내는 것’이다. 중요한 건 ‘수영을 잘했느냐’가 아니라, 바닷물을 그렇게 먹고도 다시 수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용기가 내게 남아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아침에 다시 수영장에 다녀왔다. 누굴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나 자신을 위해서다. 누구는 물을 먹을 수도 있고, 누구는 비둘기에도 겁을 먹을 수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그런 자신을 끌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는 힘이다. 손헌수 / 변호사·공인회계사열린광장 맥주병 탄력성 회복 탄력성 실내 수영장 수영 연습
2025.06.24. 18:32
온몸에 수십개의 총알 파편이 박힌 채 돌아다니던 백구가 구조돼 새 가족을 찾고 있다. 25일 VIP동물의료센터 성북점에 따르면, 지난 4월 9일 반려견교육센터 도그어스플래닛에서 구조한 백구의 몸에서 70개가 넘는 신탄총 파편이 발견됐다. 해외 입양을 위해 건강검진을 한 백구는 의료센터에서 X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정밀검사를 했다가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안승엽 원장은 "총알이 머리 쪽부터 어깨, 가슴통, 엉덩이, 다리까지 너무 많이 있었다"며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탄알 성분이 백구의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거 가능한 부분에 대해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산탄총 파편 제거 수술은 지난 12일 총 3시간가량 진행됐다. 맨눈으로 탄알을 다 확인할 수 없어서 투시기를 이용하면서 수술이 이뤄졌다. 안 원장은 70여개 탄알을 한 번에 다 제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1차적으로 백구의 얼굴을 위주로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술에서는 총 26개의 파편이 제거됐다. 제거된 파편은 성분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센터 측은 검사 결과 파편이 백구의 몸에 유해하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추가 수술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퇴원한 백구는 귀동이라는 이름으로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백구의 구조와 입양을 맡은 도그어스플래닛 김효진 대표는 "정말 좋은 가족이자 친구가 돼 줄 수 있는 친구"라며 "귀동이의 얼굴에 상처가 조금 있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06.24. 18:31
국내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엔진은 소비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8~70%에 이른다. 2024년 연말 기준으로 이 수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5년에도 소비는 여전히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복귀와 함께 시작된 강경 이민자 단속이 이 거대한 소비 구조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단속은 단지 국경 너머의 이슈가 아니라, 미국 내 상점과 식당, 가정의 지출 패턴을 바꾸고 있다. 특히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비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보이지 않는 불매’가 퍼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신분 확인이 두려워 매장을 찾지 않고, 사회적 모임조차 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위축이 아니라, 내수 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경제 현상이다. 가장 먼저 이상 신호를 감지한 건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다. 코카콜라는 2025년 1분기 북미 지역에서 판매량이 2% 이상 감소했다. 회사 측은 히스패닉 소비자층의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맥주 시장 1위 브랜드 모델로를 보유한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도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하락을 보고했다.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히스패닉인 모델로는 특히 이민자 커뮤니티의 변화에 민감하다. 회사 측은 실적보고서에서 “추방될까 두려워 식당이나 모임에 나가지 않게 된 고객들이 있다”며 이민 단속의 영향력을 직접 언급했다. 문제는 특정 브랜드만의 고충이 아니라는 데 있다. 생활용품 기업 콜게이트-팜올리브는 1분기 북미 매출이 2.3% 감소했다. JD 스포츠나 풋락커 같은 소매업체들도 히스패닉 고객 감소를 매출 하락 원인으로 꼽았다. 외식업과 숙박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아 오레니우스는 “현재의 추방 속도는 올해 GDP 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전미농업연맹도 공급망 붕괴를 우려하며 “팬데믹 시기와 유사한 충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이민 단속이 단순한 ‘불법체류자 색출’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체에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단속으로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면, 생산비가 올라가고 물가 상승하며 결국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이민자 노동력 급감은 식료품과 주거비 상승을 초래하고 가계의 구매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세관 국경보호국(CBP) 요원들이 다저스타디움에 총을 든 채로 진입하려 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렇게 조성된 ‘공포 분위기’는 경제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오늘날 국내 사회에서 누가 소비하고, 누가 일하며, 누가 자녀를 키우는가를 다시 물어야 할 시점이다. 이민자들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존재다. 그들은 소비자이자 생산자이며, 커뮤니티의 일원이다. 그들의 지출이 줄면 브랜드의 매출이 줄고, 그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식당이 문을 닫는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최근 “우리 농부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단속이 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경제는 정치보다 정직하다. 단속은 공포를 낳고, 공포는 지갑을 닫게 한다. 이민자 없는 경제는 없다. 이민자를 위협하고 몰아내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삶을 위협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정치권도 자각해야 할 때다. 조원희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공포 지갑 히스패닉 소비자층 소비자 심리 히스패닉 커뮤니티
2025.06.24. 18:30
[OSEN=박소영 기자] tvN 신규 예능 ‘우리는 잉꼬부부가 아닙니다’가 첫 방송일을 오는 6월 30일(월) 밤 10시 10분으로 최종 확정하고, 결혼 33년 차이자, 잉꼬부부 대명사인 최수종, 하희라의 일문일답을 전격 공개했다. ‘우리는 잉꼬부부가 아닙니다’는 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실제 부부들의 사연을 최수종과 하희라가 각각 남편과 아내의 입장에 서서 리얼하게 연기하며 부부의 문제에 대해 세심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위기의 부부들을 위한 거울 치료 드라마 테라피 예능으로,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충격 티저’ 영상 속에서 최수종, 하희라의 파격 연기 변신은 폭발적 반응을 받으며 SNS 누적 조회수 1,022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최근 공개된 ‘Q&A 티저’ 영상에서 ‘서로가 미워 보일 때’, ‘아내, 남편으로 몇 점?’,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과 결혼한다’ 등의 질문에 사랑꾼 면모를 풍기면서도 현실 부부의 모습도 함께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뜨거운 관심 속에 ‘우리는 잉꼬부부가 아닙니다’ MC 낙점 소감 및 문제의 부부 재연 연기를 하는 것 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일문일답을 통해 최수종, 하희라가 직접 전한다. ‘우리는 잉꼬부부가 아닙니다’ 최수종, 하희라 일문일답 인터뷰 전문 tvN ‘우리는 잉꼬부부가 아닙니다(이하 잉꼬부부)’를 통해 부부 클리닉 예능에 도전하게 되었다. ‘잉꼬부부’ MC에 도전하게 된 계기와, 소감은? (공통답변) 네, 많은 고민 끝에 솔루션이 필요한 부부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고, 또 그렇게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며, 물론 우리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히려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부부들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지고 회복될 수 있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죠. 그런데 생각보다 그분들의 삶을 연기한다는 게 쉽지는 않네요. (웃음) 문제 부부의 사연을 실감 나게 재연한 사전 티저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직접 연기해야 하는 부담은 없었는지, 그럼에도 연기에 도전하시게 된 이유가 있다면? (하희라) 이제까지 드라마 연기는 시놉시스에서 정해진 캐릭터에 대해 우리가 상상력만으로 인물을 창조했다면, 이번 드라마 테라피는 실제 인물을 연기해야 해서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감정 표현이 실제 상황보다 더 지나쳐서도 안 되고 또 모자라서도 안 되다 보니까 현장에서 제작진과 최수종 씨와 꼼꼼히 의논하고 하나하나 되게 고민하면서 촬영했던 느낌이 있어요. (최수종) 사실 우리가 한 번도 안 해봤던 캐릭터들을 연기하다 보니까 훨씬 더 그런 부담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최대한 실제 인물들과 최대한 닮게 해보려고 헤어메이크업도 많이 신경을 썼는데, 다행히 첫 회 녹화 때 그 고민 부부가 모니터 보시더니 깜짝 놀랐다고 너무 똑같았다고 그래서 좀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 사연에 나오는 부부를 직접 만난 소감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공통답변) 외적인 모습부터 내면적인 모습까지 최대한 그분들과 얼마나 똑같이 하느냐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연기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우리가 그 고민 부부의 마음 친구 역할을 해주는 거거든요. 그 대사를 보며 상황을 보며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공감을 키우다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왜 이런 말을 했지, 왜 이렇게 센 말을 했지, 이런 행동을 했냐고 느껴질 수 있지만 막상 저희가 연기를 하게 되면 그 인물의 당위성을 찾게 되거든요. 그래서 훨씬 더 많이 공감하고 이해하고 그 깊은 내면까지 어떻게 보면 들여다볼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스튜디오 녹화 때 그분들을 봤을 때 되게 또 하나의 저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조심스럽기도 했고요. 녹화 현장 분위기는? (공통답변) 고민 부부들을 만나서 함께 영상을 볼 때는 오히려 그 고민 부부보다 우리 부부가 더 긴장하고 우리의 연기를 봤던 그 기억이 있거든요. 그러면서 함께 대화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훨씬 더 공감하게 되고 위로해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부부 클리닉 예능이 만들어지고, 화제를 얻고 있다. 수라커플이 생각하는 ‘잉꼬부부’ 프로그램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공통답변) 저희 프로그램은요. 부부 고민 거울 치료 드라마 테라피에요. 그래서 자신의 모습을 드라마를 통해서 보면서 서로가 보지 못했던 상대방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공감하고 이해하는 시간도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저희 부부가 그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고 마음 친구로서 더 많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조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분명 충고와 조언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충고는 “난 널 도저히 못 참겠어, 넌 이렇게 살아야 돼”라고 말하는 거라면 조언은 그 사람 입장이 돼서, 그 사람을 위한,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 줄 수 있는 게 조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프로그램은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변호사님하고 또 의사 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은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저희 부부는 어떤 실질적인 아주 작은 한 걸음 한 걸음, 큰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이 순간부터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려요. 저희가 각각 아내의 마음으로 남편의 마음으로 편지를 써줘요. 그 편지와 선물이 그들한테는 굉장히 큰 위로가 됐었던 것 같아요. 두 분은 스윗한 부부의 대명사이자 결혼 33년 차의 대한민국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배운 점이나 되돌아보게 된 점이 있는지? (공통답변) 처음에는 솔직히 대본을 보면서 ‘왜 이렇게 싸우지 왜 이렇게 심한 말을 하지?’ 그것이 제일 첫 번째 들은 생각이었다면, 직접 연기를 하면서 분석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내가 맡은 역할에 당위성을 주게 되면서 ‘우리도 충분히 싸울 수 있었는데 우리는 싸우지 않는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에 안 싸우면서 이렇게 잘 살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오히려 좀 더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좀 더 배려해야겠다, 좀 더 내가 흘러가면서 했던 그냥 그런 말들조차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를 더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좀 더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며 그렇게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잉꼬부부’에서 시청자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공통답변) 저희 프로그램은 세 가지의 시선으로 드라마 테라피가 전개됩니다. 첫 번째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고민 부부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그다음에는 남편의 시선, 또 세 번째는 아내의 시선으로 전개돼요. 그래서 같은 상황이지만 그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본인들이 받는 상처나 아픔들이 참 달라 보인다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자신들이 놓치고 갔던 부분들을 드라마를 통해서 그 고민 부부들이 깨닫게 되는 것 같거든요. 아마 시청자 여러분들도 같은 상황에서 어떤 시선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저희 부부를 통해서 함께 지켜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방송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email protected] [사진] 제공 박소영([email protected])
2025.06.24. 18:30
“잠깐, 환자분 혈압 확인할게요!” 수술실에 긴장감이 감돈다. 외과의사는 집중하며 메스를 움직이고, 간호사는 기구를 정확히 전달한다. 그런데 환자의 머리맡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마취과 의사다. 모니터를 응시하며 약물을 조절하고, 인공호흡기를 확인하며, 혈압과 맥박의 미세한 변화까지 놓치지 않는다. ‘잠재우기만 하는’ 의사라고요? 많은 사람이 마취과를 ‘환자를 재우는 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마취과 의사는 수술 내내 환자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의료진이다. 전신마취 하나만 봐도 그렇다. 단순히 의식을 잃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 소실, 진통, 근육 이완이라는 세 박자를 완벽하게 맞춰야 한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여러 마취제의 조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동시에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관리하며, 심장과 폐 기능까지 24시간 감시한다. 척추마취나 부위 마취는 또 다른 예술이다. 바늘 끝으로 정확한 신경을 찾아내 국소 마취제를 주입하는 일은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함을 요구한다. 특히 80세 할머니의 고관절 수술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전신마취보다 훨씬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수술 중 마취과 의사 앞의 모니터는 마치 비행기 조종석 같다.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체온, 호기말 이산화탄소 농도까지, 수많은 숫자와 파형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알려 준다. 갑작스러운 출혈로 혈압이 뚝 떨어지거나, 기관지에 가래가 끼어 산소포화도가 감소하는 순간, 마취과 의사는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한다. 수액을 늘리고 승압제를 투여하며, 기도를 깨끗하게 흡인하는 일련의 과정이 환자도 모르는 사이에 이뤄진다. “수술은 잘됐는데 아파 죽겠어요!” 이런 말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마취과 의사의 두 번째 미션이 시작된다. 바로 통증 관리다. 수술 후 통증을 그냥 ‘아픈 것’으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통증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폭증하고, 심장은 빨리 뛰며, 혈압은 올라간다. 면역력은 떨어지고 상처 회복은 늦어진다. 심한 경우 폐렴이나 혈전까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마취과 의사들은 마법 같은 도구들을 준비한다. 등뼈 근처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경막외 진통법, 환자가 아플 때마다 스스로 진통제를 투여할 수 있는 자가통증조절기(PCA), 특정 신경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신경 블록까지. 마치 맞춤형 정장을 만들듯,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통증 관리 전략을 세운다. 수술 전날 밤, 잠 못 이루며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수술실에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는 전문가가 있다. 마취과 의사는 수술 전 면담부터 시작해서 회복실에서 깨어날 때까지, 때로는 며칠간 이어지는 통증 관리까지 환자와 함께한다. 첨단 장비와 축적된 경험, 그리고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마음으로 무장한 의료진이 있다. 수술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 건강한 내일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다. 마취과 의사라는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라면, 수술실에서의 시간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소중한 투자가 될 것이다. ▶문의: +82-2-533-3600 ▶카카오톡: 강남제이에스병원 조아림 마취원장 / 강남제이에스병원건강 칼럼 수술실 마취과 마취과 의사들 순간 마취과 환자분 혈압
2025.06.24. 18:29
“오늘만 지나면 그동안 못 먹었던 한을 풀겠다!” 오랜 시간 불편한 치아로 인해 식사 때마다 좌절감을 느꼈던 많은 이들이 임플란트 수술을 기다린다. 무른 음식, 작은 조각, 제한된 식재료로 이어진 식사 패턴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삶의 질까지 저하시킨다. 새로운 치아를 얻은 뒤에는 자유롭게 먹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임플란트 수술 후의 식이 관리가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마치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발걸음을 더 조심해야 하듯, 회복 과정에서 초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드럽고 자극 없는 음식 수술 직후는 체내에 인공 치아를 심은 조직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태다. 음식은 ‘씹는 즐거움’보다는 ‘치유를 돕는 도구’로 접근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 죽, 미음, 스프 등 부드럽고 따뜻한 음식 위주로 구성 · 너무 뜨겁지 않게 식힌 후 섭취 · 질기고 딱딱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최소 2주간 피하기 이러한 식단은 단순히 먹기 편한 수준을 넘어, 잇몸과 뼈 조직에 자극을 줄이며 회복을 돕는 필수 조건이다. 특히 견과류, 질긴 고기, 껍질 있는 과일 등은 임플란트 주변 조직에 자극을 주거나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회복 핵심은 ‘영양 균형’ 부드러운 음식에만 집중하다 보면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그러나 면역력 유지와 조직 재생을 위해서는 영양 균형이 필수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 후에는 다음과 같은 영양소에 신경 써야 한다. · 단백질: 근육과 조직 재생을 돕는 핵심 성분 · 비타민 C: 항산화 작용을 통해 염증 완화, 면역력 강화 · 칼슘 & 비타민 D: 뼈 건강 유지 · 섬유질: 소화 기능과 장 건강 유지 적절한 조리를 통해 식감을 부드럽게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식사만으로 영양 보충이 어렵다면 영양 셰이크나 건강기능식품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성공적인 회복 사례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김모 씨는 임플란트 시술 후 식단 관리를 철저히 했다. 두부전, 달걀찜, 바나나 스무디 등으로 구성한 식단으로 일주일 만에 부기가 가라앉고, 2주 차에는 통증 없이 일상 식사가 가능해졌다. 보철 과정도 순조롭게 이어졌고, 치료가 끝난 현재는 어떤 음식이든 자유롭게 섭취 중이다. 수술 후 2주간 부드러운 음식만 먹는 일이 지루하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단기적인 시술이 아닌, 장기적으로 사용할 치아의 기반을 세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회복 초기에 식이 조절을 소홀히 하면 염증, 고정 실패, 보철물 문제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추가적인 비용과 치료, 고통으로 되돌아온다. 초기 식단 관리가 미래의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치과 의사의 지시 준수 환자의 구강 상태나 수술 부위, 재료에 따라 회복 속도와 식이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담당 치과의사의 지시에 따라 식단과 회복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음식 섭취 후 출혈이나 통증, 붓기가 지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노영일(一勞永逸), 한 번 수고하면 오랫동안 평안함을 얻는다’는 말처럼, 수술 후 2주는 짧지만 회복의 핵심 시기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임플란트의 수명과 삶의 질이 결정된다. 부드럽고 영양 가득한 식단, 충분한 수분 섭취, 휴식, 그리고 의료진과의 꾸준한 소통이 빠른 회복의 열쇠다. 지금의 인내가 미래의 건강한 식생활로 이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연세힐치과 수면 임플란트 최근 해외 환자들의 한국 방문 목적 중 하나로 ‘치과 임플란트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면 임플란트와 같은 진정 요법을 도입해 통증과 공포를 크게 줄이는 연세힐치과(Heal Dental Clinic, 대표원장 정현준)는, 80,000건 이상의 임플란트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자랑한다. 미국·유럽·대만·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 실황 수술 시연을 통해 최신 임플란트 기술을 전수한 만큼, 해외 환자에게도 신뢰도가 높다. 연세힐치과는 3단계 멸균 프로세스, 독립된 단독 수술실을 통해 환자의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장한다. 의식하 진정요법(수면 진정 치료)을 적용하면 치료 중 통증과 두려움이 현저히 줄어, 임플란트 시술에 부담이 큰 환자들도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또한 보철과·교정과 등 11인의 전문의 협진 시스템을 갖춰, 복합적인 구강 문제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해외 환자를 위한 다국어 상담과 공항 픽업 서비스는 북미 거주자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김포공항에서 지하철로 불과 4~5정거장, 인천공항에서도 편리한 교통편을 갖추고 있어, 치료와 여행을 동시에 계획하기에 용이하다. 시술 전후에는 3D CT와 파노라마 X-ray로 정밀 진단을 해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임플란트 계획을 세우며, 수술 후에도 이메일·메신저로 꼼꼼한 사후 관리를 제공한다. ▶문의: www.healdentalclinic.com ▶카카오톡: @연세힐치과의원임플란트 수술 임플란트 수술 임플란트 시술 임플란트 주변
2025.06.24. 18:27
한국의 10대 청소년에게 ‘행복의 조건’을 물었더니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재산’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지난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10대(14~18세) 청소년의 소비 지출 및 진로 인식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14~18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21일부터 4월2일까지 13일간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는 재산(52.1%·복수응답)이 압도적인 1위였다. 이어 부모(39.5%), 친구(34.6%), 쉼·휴식(32.8%), 외모(32.1%), 취미·취향(30.8%), 삶의 목표·꿈(30.3%) 순이었다. 학업 성적 수준이 하위권인 경우 행복을 위해 삶의 목표·꿈(36.5%)과 집(30.0%)이 필요하다고 보는 응답이 높았다. 가정 경제 수준이 하위층인 그룹은 정신력·멘털(31.0%)을 꼽은 비율이 두드러졌다. 또 30세가 되더라도 부(富)의 계층 이동은 어려울 것으로 인식한 10대가 많았다. 현재 가정 경제 수준이 상위인 그룹은 30세에 상위(13.0%) 또는 중상위(35.6%) 계층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현재 중위인 그룹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비율이 61.2%를 차지했다. 하위 그룹도 중위(42.5%)나 중하위(38.5%)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10대 청소년들 다수는 학업 성취도와 부의 상관관계는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현재 학업 성적이 중상위권 이상인 그룹에서는 49.1%가 30세에 자신의 경제적 계층을 중상위층 이상으로 예상했다. 중하위권 이하인 그룹에서는 40.0%가 30세에 중하위층 이하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06.24. 18:27
비좁은 B-2 조종석서 수십시간 논스톱 비행…"소변주머니 필수" 美 이란 핵시설 폭격에 동원…미 언론, B-2 퇴역 조종사 경험 소개 출격 직전에야 계획 알게 돼…신체·정신 한계 시험 탓 심리 지원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소변 주머니와 각성제, 간이 화장실…" 무려 37시간을 논스톱으로 날아 대서양 건너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뒤 미국으로 귀환한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 조종사들이 장시간 작전을 버텨내기 위해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품목들이다. B-2 7대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14발을 쏟아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부수가 이스라엘·이란의 전격적 휴전 합의로 이어지면서 미국의 대이란 공습에 대한 미 언론의 관심도 계속되고 있다. CNN 방송은 24일(현지시간)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무려 44시간 동안 B-2를 몰아 역대 최장시간 비행임무 기록을 세운 미 공군 퇴역대령 멜빈 G. 디아일의 경험을 소개했다. B-2 전용 격납기가 있는 몇 안되는 시설 중 하나인 미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 머무는 B-2 조종사들은 평시에도 시뮬레이터를 활용, 24시간 연속으로 비행하는 훈련을 받는다. 누가 임무에 투입될지는 사전에 통지되지만, 출격 직전까지도 정확한 시간계획은 모르는게 보통이라고 한다. 현재 미 공군 지휘참모대학에 재직 중인 디아일 대령은 2001년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했을 때도 출격 3∼4시간 전에야 잠에서 깨어나 작전 브리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디아일 대령은 "대통령이 전화를 하면 그제야 우리는 이틀밤 연속 비행을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 까닭에 화이트먼 공군기지내 의사들은 작전을 앞두고 조종사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수면제를 처방한다. 일단 출격한 뒤에는 조종사 두 명이 간이침대에서 3∼4시간씩 번갈아가며 쪽잠을 자지만 긴장을 늦추는 건 금물이다. 목적지까지 여러차례 공중급유를 받아야 하는데 쉬운 작업이 아니어서다. B-2는 급유구가 조종석 한참 뒤에 있어서 공중급유기의 급유 파이프를 눈으로 보지 못한 채 훈련과 경험에 의존해 연결을 진행해야 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디아일 대령은 "항공의들은 우리가 '고필'(go pill)이라고 부르는 (각성제) 암페타민의 사용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후 20년이 지난 만큼 관련 정책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배변 등 생리현상도 조종사들을 괴롭히는 요인이다. B-2의 조종석 뒤에는 별도의 칸막이 없이 화학물질로 냄새를 억제하는 간이 화장실이 있지만, 조종사들은 혹여 내용물이 넘칠 것을 우려해 정말로 필요한 순간이 아니면 가급적 쓰지 않았다고 디아일 대령은 회고했다. 그러나 고고도에 맞춰 설계된 조종석 환경은 탈수를 유발하기 쉬운 탓에 물을 계속 마셔야 하며, 따라서 '소변 주머니'로 불리는 기저귀형 장비가 매우 긴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고양이 모래가 담긴 지퍼백 같은 장비다. 디아일 대령과 한시간에 한병꼴로 물을 마셨고 쌓여가는 소변 주머니 갯수를 세며 시간을 보냈다면서 "44시간이나 있으면 이런 걸 하게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각자 준비한 도시락과 제공되는 기본 식사가 있지만 비좁은 조종석에서 수십시간을 보내는 까닭에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는 드물다. 임무 완수후 본거지인 화이트먼 기지로 돌아오면 사후보고와 식사, 약 한 시간 동안의 감압(減壓)을 거쳐 마침내 편히 잠을 잘 수 있게 된다고 디아일 대령은 말했다. 이처럼 신체적·정신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임무인 까닭에 화이트먼 공군기지에는 심리학자들도 배치돼 B-2 조종사들의 임무준비를 돕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영양학 관련 교육도 실시한다. 9년간 B-2를 몰았던 스티브 바샴 전 미 유럽사령부 부사령관은 "수면 교육과 영양 교육을 통해 무엇이 우리를 깨어있게 하고, 잠들게 하는지 배운다"면서 자신의 경우 최대한 싱거운 음식을 택하곤 했다고 말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21일 0시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를 이륙한 B-2 7대는 약 18시간 뒤 이란 포르도 핵시설과 나탄즈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14발을 쏟아부었다. 이란은 그로부터 이틀뒤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합의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황철환
2025.06.24. 18:25
"파키스탄서 30세 인권단체 회원 7년 무단감금 끝에 사망" 인권단체 "파키스탄에 파슈툰족 수백명 재판 없이 감금"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파키스탄에서 인권단체 회원인 대학생이 공식 기소나 재판 절차 없이 7년간 감금돼 있다가 숨졌다고 미국 매체 아무TV가 2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내 파슈툰족 인권단체 '파슈툰 타하푸즈 운동'(PTM)에 소속된 타지마눌라는 2018년 당국에 붙잡혀 투옥됐다가 최근 사망했다. 그의 가족과 가까운 한 PTM 회원은 전날 아무TV에 "그는 이제 겨우 30세가량이었고 체포되기 직전에 결혼까지 했다"면서 "그의 아내는 남편의 귀가를 수년간 학수고대해왔다"고 말했다. PTM 회원들은 타지마눌라가 감금 기간에 가족 면회도 일절 불허됐고 당국은 어떠한 공식적 기소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PTM은 타지마눌라가 파키스탄에서 적법 절차 없이 감금된 수백명의 PTM 회원 중 한 명이었다면서 "그의 죽음은 (파키스탄에서) 시민사회 활동가들에 대한 체계적인 부정의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라고 밝혔다. PTM은 파키스탄 내 파슈툰족 지역에서 일어나는 강제실종, 전시 인권침해, 불법 처형 등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PTM은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파키스탄 당국의 탄압을 오래 전부터 비판해왔다. 파키스탄 정부는 타지마눌라 사망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갔다고 아무TV는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 당국이 군사작전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재판도 없이 민간인을 오랫동안 감금하는 행위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해왔다. 유엔도 시민들에 대한 법적 보호 절차를 이행하고 증거없이 감금중인 사람들을 풀어줄 것을 파키스탄 당국에 촉구해왔다. 주로 아프간 남부와 동부, 파키스탄 북서부에 거주하는 파슈툰족 인구는 6천만∼7천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1천500만 명가량은 아프가니스탄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창엽
2025.06.24. 18:25
국제결제은행, 스테이블코인 위험성 경고 "통화 주권 훼손 가능성, 투명성도 문제" 지적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주목을 받는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BIS는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확산하기 전에 각국 중앙은행이 법정화폐의 토큰화를 이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BIS는 29일 발간 예정인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주권을 약화시킬 가능성과 투명성 문제,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 위험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나 금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의 99%가 달러화에 연동돼 있으며, 그 대부분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고 있다. 유통이 확산할수록 달러화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미 국채 수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황이다. BIS는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화폐로서의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규제가 없어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신현송 BIS 조사국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이 법정화폐를 통해 제공하는 전통적인 결제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신 국장은 스테이블코인을 19세기 미국 자유 은행 시대에 유통되던 사설 은행권과 비교했다. 발행자에 따라 다양한 환율로 거래될 수 있어,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무조건적 수용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단일성은 있거나 없거나 둘 중 하나"라면서 2022년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가 붕괴한 것처럼 스테이블코인을 뒷받침하는 자산이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급격한 환매가 이루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통제하느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67%를 차지하는 테더는 유럽연합(EU)이 '스테이블코인 운영업체는 EU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하자 EU에서 떠났다. 안드레아 메클러 BIS 부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의 자산 투명성 문제와 관련해 "이 문제는 스테이블코인들이 서로 차이를 보이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유자나 투자자는 자산 담보의 품질에 대해 늘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담보자산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불안을 막으려면 각국 중앙은행이 중앙은행 준비금과 상업은행 예금, 정부 채권을 통합한 토큰화된 '통합 원장'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가 글로벌 결제의 주요 수단으로 유지되며, 전 세계의 통화 및 채권이 동일한 '프로그래밍 가능한 플랫폼'에 효과적으로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을 주류 금융의 한 축으로 만들려 하고 있으며, 미국 상원도 지난 17일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 등을 강화한 일명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켜 관련 시장이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현재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 가치는 2천600억 달러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종국
2025.06.24. 18:25
한국인 66%·일본인 61% "역사문제 있어도 우호관계 심화해야" 요미우리 등 여론조사…韓 55%·日 52% "현재 한일관계 좋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한국인과 일본인 3명 중 2명꼴로 한일 간 역사 인식 문제에 차이가 있어도 우호 관계를 심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25일 나왔다. 요미우리신문과 한국일보는 이달 13∼15일 한국인 1천 명과 일본인 1천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한국인 66%, 일본인 61%가 '역사 인식을 둘러싼 문제에서 차이가 있어도 우호 관계를 심화하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역사 문제를 둘러싼 문제에서 차이가 있는 한 우호 관계를 심화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는 한국인 33%, 일본인 37%였다. 현재의 한일관계가 좋다고 평가한 한국인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한 55%, 일본인은 2%포인트 오른 52%였다. 1995년 시작된 이 조사에서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한국인이 50%를 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상대국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한국인은 작년보다 8%포인트 오른 41%였다. 일본인은 47%로 48%를 기록한 작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연령이 낮을수록 상대국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요미우리는 "이달 4일 한국에서 좌파(진보) 이재명 정권이 탄생했지만, 보수 윤석열 전 정권에서 진행됐던 대일 관계 개선 기조는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한국인 36%, 일본인 6%로 큰 격차를 보였다. 한일관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는 한국인 33%, 일본인 62%였다.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모두 24%였다.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일본이 전반적으로 우호 관계를 구축했는지에 대해서는 한국인 41%, 일본인 4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양국 간 방위 협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한국인 63%, 일본인 71%가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상현
2025.06.24. 18:25
"트럼프 행정부, 佛 극우정당에 대선주자 지원 제안했다가 퇴짜" "佛 국민연합, 트럼프 지지가 대선 악영향 미칠 거라 판단"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정치인에 대한 공개 지지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대표단은 지난 달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2027년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RN의 마린 르펜(56) 의원은 유럽연합(EU)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3월 1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5년간 공직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르펜 의원은 즉각 항소했고, 각국의 극우 세력들은 프랑스 사법부의 판결이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르펜 의원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면서 그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 대표단은 지난 달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르펜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RN 고위 당국자들과 만났지만 이런 제안을 거절당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RN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개 지지가 2027년 대선에 승리하는 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또 르펜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조르당 바르델라(29) RN 대표가 대신 출마해 승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국 정부가 르펜 의원을 지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런 RN의 반응은 유럽의 일부 극우 세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 표명이 일종의 골칫거리로 여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강경한 난민 추방 정책과 자국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유럽 극우 진영과 트럼프 행정부는 이념적으로는 사실상 동일선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유럽의 극우들에게는 트럼프 행정부와 지나치게 밀착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만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최근 유럽에서 관세장벽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치권에서 오랜 '문제아' 취급을 받아온 르펜 의원과 RN도 대외적으로는 가족적인 가치와 일자리, 프랑스 정체성에 대한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며 EU에 회의적인 국수주의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편,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당시 RN 측과 회담을 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해당 논의의 성격이 미국 정부의 도움 제안을 RN이 거절하는 내용이었다는 것은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지우
2025.06.24. 18:25
"머스크 챗봇 '그록', 이스라엘-이란 전쟁 팩트체크 부정확" "정확하고 신뢰성·일관성 있는 정보 제공 능력에 결함"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이 이스라엘-이란 전쟁과 관련해 부정확하고 앞뒤가 안 맞는 답변을 내놓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AFP통신은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디지털 포렌식 연구 랩'(DFR랩)이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하면서 팩트체크 도구로서 그록의 신뢰성에 대해 또다시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DFR랩은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의 초기 며칠간 그록의 동작을 연구해 보니, 이 AI 챗봇은 위기 시점에서 정확하고 신뢰성과 일관성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능력에 상당한 결함과 제한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록은 이미 확인된 사실들을 확인하고, 가짜 비주얼을 분석하고, 미확인 주장을 회피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DFR랩은 그록이 내장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다양한 언어들로 올라온 13만개의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그록이 AI로 생성된 미디어의 진위를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똑같은 AI 생성 영상을 보고 1분 간격도 안 되어서 '파괴되지 않았다'와 '파괴됐다'는 서로 모순되는 결론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AI 챗봇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데 앞장서는 경우도 있다는 게 가짜뉴스 감시기구 '뉴스가드'의 지적이다. 중국이 이란을 돕기 위해 군용 화물기를 보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자 그록은 사용자들의 질문에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고 답했으며, 경쟁 챗봇인 퍼플렉시티도 같은 답변을 했다. 머스크는 그록이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데에 진보 성향 미디어 감시단체 '미디어 매터스 포 아메리카'를 종종 정보 소스로 쓰는 데에 대해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일 엑스(X)에 "부끄러운 줄 알아라, 그록"이라며 "너의 정보 소스는 형편없다"고 썼다. 머스크는 미디어 매터스 포 아메리카가 X에 대한 광고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최근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단체는 FTC의 조사가 트럼프 2기 정권 실세인 머스크의 입김에 따른 보복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장을 23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화섭
2025.06.24. 18:25
유엔 인권최고대표 "스리랑카내전 범죄책임자들 처벌해야" 튀르크 대표 "폭력의 극단적 발작 끝내고 정의실현 노력해야"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과거 26년 동안 최소 10만명이 희생된 스리랑카 내전 기간에 전쟁범죄를 저지른 책임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전날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2022년 경제난 이후 스리랑카는 지금 '면책의 덫'에 빠져 있다"며 "가장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범죄는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26년 동안 벌인 내전 때 발생했다. 1983년 시작해 2009년 정부군 승리로 끝난 스리랑카 내전 당시 타밀족 반군과 민간인 등 10만여명이 숨졌다. 그동안 유엔은 내전 막바지에 다수 싱할라족이 주축인 정부군이 소수 타밀족 민간인 4만명을 학살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법원을 설치하라고 스리랑카에 요구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정부는 학살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았고, 2015년에는 유엔 인권 이사회와 전쟁 범죄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이 약속마저 번복했다. 지난해 9월 소수 타밀족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집권한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의 좌파 정부도 전쟁범죄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공약을 아직 이행하지 않았다. 튀르크 대표는 "(가해자 처벌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국가 미래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며 스리랑카가 "폭력의 극단적 발작"을 끝내고 정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사흘 일정으로 스리랑카를 방문 중이며 디사나야케 대통령을 비롯한 장관들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한편, 스리랑카는 경제정책 실패와 부패 등으로 2022년 5월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가 됐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지원으로 버티고 있다. 스리랑카는 2023년부터 IMF에서 29억달러(약 4조2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고 긴축정책을 시행 중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손현규
2025.06.24.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