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막을 내린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인들의 응원을 주도했던 파란도깨비(단장 신욱)가 26일 해단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정재엽 부단장 박평식 후훤회장 신 단장. 〈신현식 기자>
2009.03.26. 20:44
◇방담 참석자 명단 김문호 팀장 원용석 기자 황준민 기자 이승권 기자 지난 20일간 한인팬들을 잠못들게 한 WBC의 야구 열기도 23일 결승전을 끝으로 사그러 들었습니다. 일본에 져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한국 야구가 눈부시게 성장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슴 뿌듯한 기회였습니다.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오른 한국 야구에 LA를 비롯한 미주 한인 동포들은 야구장을 찾아 "대~한민국"을 외치며 어려운 경제 사정과 힘겨운 이민생활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잔치마당이기도 했습니다. 샌디에이고 펫코파크 LA 다저스타디움으로 뛰어 다니며 경기 현장을 취재한 스포츠팀 기자들과 함께 지면 사정상 미처 전하지 못한 WBC 대표팀과 경기 뒷얘기 등을 방담으로 정리합니다. -아무래도 결승전 당시 이치로에 결승타를 맞은 장면을 그냥 넘기기 어렵겠네요. "어렵게 3-3 동점까지 쫓아간 상황이라 더욱 아쉬웠는데요. 연장 10회 2사 주자 2 3루에서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 섰을 때 솔직히 고의사구를 던지길 바랐습니다. 이치로는 이전 타석 때까지 타격감에 물이 올라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무리 임창용이 정면승부를 걸었고 결과적으로 뼈아픈 승부처가 됐습니다. 김인식 감독이 "볼넷을 줘도 좋으니 유인구를 던지라"고 사인을 줬다는 말도 있지만 이치로는 유인구 조차 잘 걷어내는 선수이기에 고의사구로 걸렀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경기 후 임창용은 사인을 보지 못했다며 승부를 하고 싶었다고도 말했다니 승부가 그렇게 돌아갈려고 했나 봅니다." -톱타자 이용규가 메달 수여식에서 홀로 은메달을 목에 걸지 않았다구요. "이용규는 한국 덕아웃쪽만 쳐다보며 일본의 축제 분위기를 외면했습니다. 이용규는 2라운드 순위결정전때 일본 선발 우쓰미가 던진 빈볼에 헬멧 뒤쪽을 맞았고 결승전 때는 6회에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감행하다가 상대 유격수의 왼쪽 무릎에 얼굴을 들이받히는 또 한번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한동안 일어나질 못했던 그의 헬멧은 앞 뒤가 완전히 부서져있을 정도였습니다. 몸도 아팠겠지만 일본에 진 게 너무도 분한 표정이었습니다." -한국 야구 응원단 '파란 도깨비'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는데요. "파란 도깨비 신욱 단장과 정재엽 응원대장은 지난 12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연습경기부터 줄 곧 선수단을 따라 다니며 응원을 하느라 목이 다 쉬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한인들의 호응이 좋아 큰 격려가 됐다구 하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일부 체육 단체장들은 서로 공을 다투려고 알력싸움을 해 눈쌀을 지푸리게 하기도 했다는 군요. 쯧쯧. 그런 사람들은 어디를 가도 있어요." -신 단장이 선수로 오해를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면서요. "네. 신 단장은 응원을 이끌기 위해 대표팀의 고영민 선수 유니폼을 하나 얻어 입었데요. 그런데 경기 후 인파에 섞여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데 저지 뒤의 이름을 본 팬들이 달려 들어 너도 나도 사인을 해달라고 해서 곤욕을 치렀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와의 4강전을 앞두고 김성한 수석코치가 선수들을 모아 놓고 미팅을 했다던데. 그 때 나온 얘기가 재밌었다구요. "1회 대회 때도 한국은 4강에 진출했었죠. 그 때 선수들은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한인타운 술집에서 술을 먹는 등 나태해진 모습을 보였어요. 다음날 결과는 뻔한 것이었구요. 그 때 선수들은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던 기억이 지금도 나는데요. 그런 일 때문에 김 코치는 선수들을 모아 놓고 일장 훈시를 했다고 합니다. 여기가 어떤 동네인지 아느냐. 바닥이 좁으니 감추지도 못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돌아가자고 했답니다. 그런 정성이 모여 결승전까지 간 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한국팀이 결승에 진출할 때까지는 병역특례를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는데요. 일본에 지고 나니까 그 말이 쏙 들어갔습니다. "이기고 지고의 차이가 그렇게 큰 가 봅니다. 국방부는 23일 경기 후 "병역특례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고 합니다. 매몰차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만약 우승을 했다면 추신수 등 4명의 면제대상자들이 특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승부의 세계에 2등은 없다는 말 글쎄요. 어쨌든 한국 야구팀 정말 잘 싸웠구요. 4년 뒤에는 꼭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9.03.24. 21:03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막을 내렸다. 한국팀은 결승에서 일본에게 분패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태극전사 28명의 '위대한 도전'으로 인해 남가주 한인들은 꿈같은 날들을 보냈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과 불경기로 시름하던 한인들은 한국팀의 선전으로 인해 잠시나마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또한 경기초반 약체로 평가됐지만 정신력과 단결력으로 강팀들을 연이어 격파하는 모습에 한인들은 환호와 감격을 쏟아냈으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말 2아웃에서 동점을 만들어 내자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한국팀의 저력과 끈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1.5세 2세 자녀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부모들에겐 '조국 코리아'를 알려 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교육의 장이 되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한 40대 가장은 "주변 대부분이 일본 관중들이어서 조용히 응원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아들이 큰 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뿌듯했다"며 "입장권이 비싸서 오지말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아들에게 애국심도 길러주고 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인사회는 '대~한민국'이란 이름아래 다시 한번 하나가 됐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경기규칙을 모르는 사람들도 조국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비록 한국팀은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들이 한인사회에 남긴 열매는 우승 트로피보다 더욱 값진 것이었다. 4년뒤 열리는 3회 대회에선 우승까지 기대해 본다. 신승우 기자 <탐사 보도부>
2009.03.24. 21:01
그는 불편한 오른쪽 다리를 끌면서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2004년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해 몸이 불편한 김인식(62)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는 "세계가 주목하는 대회인데 다리를 저는 내가 꼭 나가야 하느냐. 외국 사람들이 '한국엔 그렇게 감독할 사람이 없느냐'며 수군거릴까 봐 걱정된다"고 곤혹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감독직을 수락했다. 지난해 11월 김 감독은 김경문 두산 감독 김성근 SK 감독이 고사한 대표팀 사령탑에 등 떠밀리듯 올랐다.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는 말을 남긴 채.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일본에 3-5로 졌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너무 잘해 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말 잘 싸웠다"고 그는 말했다. 김 감독이 스스로 표현한 '위대한 도전'은 이렇게 끝이 났다. 무척 이기고 싶었을 것이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 숙적 일본과의 대결에서 석패한 노장의 마음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김 감독은 패자가 아니다. '우린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또렷하게 심어 줬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WBC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하며 한국인의 역동적 에너지를 보여 줬다. 지난해 대표팀을 꾸릴 때부터 김 감독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대표팀 코치로 선임하려던 김재박(LG).김시진(히어로즈).조범현(KIA) 감독이 "소속 팀에 전념해야 한다"며 합류하지 않았다. 이어 에이스 박찬호(필라델피아)와 중심 타자 이승엽(요미우리).김동주(두산) 그리고 수비의 핵 박진만(삼성)이 이런저런 이유로 빠졌다. 기둥이 없었다. 뺄 선수를 빼고 모인 대표팀 선수 28명의 평균 나이는 26.4세. 메이저리거는 추신수(클리블랜드) 하나였다. 평균 연봉은 3억원이 되지 않았다. 숫자로만 보면 16개 참가국 중 최하위권에 속했다. 시작이 미미했기에 환경이 열악했기에 김 감독의 지도력은 더 빛을 냈다. 9경기를 치르면서 선수 기용 작전 구사 상대 분석에서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김 감독에게 패한 적장들은 자국의 비판에 시달렸다. 상대는 한국 야구를 '스몰볼'로 예단하다가 홈런을 얻어맞았다. '롱볼'에 대비하다 현란한 작전에 당했다. '타짜' 김 감독은 버릴 때는 과감했고 손에 쥘 때는 악착같았다. 그는 선수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야구 이른바 '토털 베이스볼'을 세계 무대에 알렸다. 김 감독은 "야구도 사람이 하는 거다. 사람에게 맞는 전략을 짜야 이긴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는 코치 7명과 선수 28명을 자신의 야구 도구로 삼지 않았고 그들의 마음부터 움직였다. 그래서 선수들은 절뚝이는 감독을 충심으로 따르고 그라운드에서 몸을 던졌다. 그래서 김 감독의 야구는 '휴먼볼'로도 불린다. 대한민국은 경제의 위기 정치의 위기다. 국민은 강력한 리더 존경받는 영웅을 기다린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마음을 얻어 행동을 이끌어 내는 김 감독에게서 위기관리형 리더의 해답이 보인다. 김식 기자
2009.03.24. 20:59
23일 다저 스타디움에서 한국-일본이 격돌한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결승전에는 5만명이 넘는 대회 최다관중이 운집, 4시간동안 목청껏 ‘대~한민국!’ 함성을 퍼뜨렸다. 비록 한국이 10회 연장전 끝에 5-3으로 석패했지만 후회없는 허슬 플레이로 한인들에게 잊지 못한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경기장 주변 곳곳의 장면을 화보로 꾸며 보았다. <다저 스타디움 = 글·사진 신현식 기자>
2009.03.24. 20:32
아쉽지만 잘 싸웠다. 한국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연장패했다. 일본은 2006년 초대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 일본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도 2회 연속 MVP를 수상했다. 한국은 끝까지 잘 싸웠으나 3-3으로 팽팽한 승부를 벌이던 10회초 일본의 간판타자 스즈키 이치로에게 2타점 결승타를 맞아 분루를 삼켰다. 2사 주자 2 3루서 이치로를 거르지 않은 게 패인이었다. 이치로는 한국 마무리 임창용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파울 4개를 연속으로 친 뒤 결국 한 가운데로 들어오는 8구째 85마일 스플리터를 2타점 적시타로 두들겼다. 한국은 이에 앞서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1 2루에서 이범호가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 동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고영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추가득점하는 데 실패했다. 10회말 마지막 공격을 얻은 한국은 강민호가 볼넷으로 걸어 나갔지만 이어 나온 세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비록 졌지만 한국팀의 미래는 밝다. 이번 대회 2라운드에 진출한 8개 팀 중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 팀이 바로 한국이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WBC 준우승까지 거머쥐어 야구강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국은 지금 한 발 물러서지만 '미래의 한국호'는 희망 그 자체다. 다저스타디움=원용석 기자
2009.03.23. 23:55
아쉽다. 그렇지만 너무도 잘싸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상 첫 결승 진출로 승승장구하던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아깝게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한국은 23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제2회 WBC 결승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3-5로 무너졌다. 일본은 1회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비록 일본과의 5번째 대결에서 아깝게 물러나긴 했지만 예선과 8강전서 두 번씩이나 격파했고 4강전서는 중미의 강국 베네수엘라까지 물리치는 등 한국 야구의 달라진 위상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한국 야구는 분명 힘이 있었다.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마지막 공격. 한국은 1사 후 김현수가 일본 마무리 다르빗슈 유로부터 볼넷을 골라 1루에 나가면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김태균도 볼넷으로 출루해 1 2루. 믿었던 추신수가 삼진아웃으로 물러났지만 이범호가 끈질긴 승부 끝에 3ㆍ유간을 꿰뚫는 적시타를 날리며 기어코 동점(3-3)을 만들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이범호의 동점타가 터지자 한국팀 덕아웃은 화색이 돌았고 다저스타디움의 한인팬들도 감격스런 표정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다저스 구장엔 WBC 사상 최다인 5만4840명의 관중이 몰렸고 한국 야구 응원단인 '파란 도깨비'와 일본 '사무라이 재팬' 응원단이 펼치는 장외대결도 뜨거웠다. 일본 선발투수인 이와쿠마 히사시의 공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이와쿠마는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삼진 6개를 뽑았고 4안타 2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들어 일본을 상대로 2승을 올린 봉중근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볼끝의 위력이 떨어졌고 투구수도 많았다. 1회와 2회 실점 위기를 힘겼게 넘긴 봉중근은 그러나 3회초 선두타자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아오키 노리치카를 2루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1사 13루에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5회엔 무사 13루를 자초해 결국 정현욱으로 교체됐다. 정현욱이 마운드를 지키는 가운데 한국은 5회말 유일한 메이저리거인 추신수가 동점 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에서 3점홈런을 날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듯 했지만 정현욱은 7회에 갑자기 흔들렸다. 정현욱은 무사 13루에서 나카지마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2로 뒤졌고 8회에는 1사 뒤 우치카와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한국 벤치는 류현진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실점을 막아내진 못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이나바에게 1루를 타고 넘어가는 2루타를 맞은 뒤 이와무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점수차가 1-3으로 벌어졌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호락호락 주저앉지는 않았다. 한국은 8회말 이범호의 2루타와 이대호의 희생타로 2-3으로 따라 붙었다. 9회에도 다시 이범호가 극적인 좌전 적시타를 날려 동점을 만드는 뒷심을 발휘했다. 다저스타디움=원용석 기자 [2009 WBC 특집 바로가기] '가자! 결승으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보여주는 야구 대표팀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세요!
2009.03.23. 23:49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합니다.' 베네수엘라와의 경기 관람을 위해 아내와 함께 지난 20일 LA에 왔다는 한인은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는 바람에 며칠 더 친구집 신세를 지게 됐다"며 웃었다. 이 한인은 '일본은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나라'라며 '다섯번째든 여섯번째든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씨티종합보험(대표 브라이언 정)은 직원 30명 모두가 다저스타디움에서 단체응원을 펼쳐 부러움을 사기도. 정 사장은 "사무실에 대형 태극기가 마련하고 직원들이 얼굴에 태극문양을 그려넣는 등 준비 과정부터 흥분의 도가니였다"며 "한국팀도 응원하고 직원 사기도 올리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이 비싸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네요." 친구들과 함께 중앙티켓매스터에서 141달러짜리 티켓 5장을 구입한 한인 2세 대니얼 김군은 "다저스 경기면 이처럼 비싼 티켓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동행한 아이삭 이 메튜 정군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할 것"이라며 "독도는 무조건 한국 땅"이라고 강조하기도. ○…아주관광은 한국팀이 우승하면 이를 기념해 이달 말까지 그랜드캐년 여행상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1명 예약하면 1명은 공짜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경기장이 LA 다저스 구장에서 치러지면서 타운 식당들은 한국팀 특수를 누렸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은 20일 점심은 소향 20일 저녁은 조선갈비에서 대구지리와 구이로 체력을 다졌다. 22일에는 대복과 강서면옥을 찾았다. 또 용수산은 20일부터 23일까지 한국팀의 아침식사를 책임졌다. 특히 일본과의 숙명의 대결이 펼쳐진 23일 한국대표팀의 점심메뉴는 삼계탕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라운드부터 대표팀의 점심과 저녁 식사를 맡아온 옥스퍼드 팔레스 호텔의 관계자는 "대회 기간중 메뉴 구성은 육류 위주로 해왔다"며 "특히 결승전 날 점심은 선수들이 더욱 힘낼 수 있도록 삼계탕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WBC 한일전은 특유의 라이벌전이다 보니 주류언론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형 TV가 설치된 타운업소 팜트리에는 LA타임스 기자들이 한인들의 열렬한 응원 모습을 신기한듯 취재하기도. ○…대형 TV중계 등으로 단체응원전이 펼쳐진 한인 음식점 술집 커피샾의 업주들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소주타운 미셸 이 대표는 "불경기 속에 스포츠 열풍으로 평소보다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무엇보다 오랜만에 한국사람들끼리 이렇게 단체응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김연규(29.LA)씨 일행은 뒤늦게 표를 구하려다 포기하고 타운 식당인 큰가마돌솥설렁탕을 찾았다. 업소에는 이미 100여명이 자리를 잡기도. 김씨 일행은 응원 중간중간 다저스타디움에 가 있는 친구들과 전화를 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해들었다. 장열.진성철 기자
2009.03.23. 23:48
WBC 이모저모 ○…WBC 결승전에서 한국은 홈팀으로 말공격을 했다. 결승전 홈팀은 대회 전체 승률로 정하게 되는데 한국과 일본은 각각 6승 2패로 승률이 같아 규정에 따라 동전던지기로 홈팀을 정했는데 한국이 이겨서 말공격을 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은 이날 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전 때와 마찬가지로 원정팀이 사용하는 1루쪽 덕아웃을 사용했다. 다저스타디움은 홈팀이 3루 덕아웃을 쓰게 돼있지만 한국이 1루 덕아웃을 사용한 것은 지난 21일 룰미팅에서 결승 직전 경기 승자가 그날 썼던 덕아웃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계를 이끄는 양대 축인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대한야구협회장이 WBC 대표팀의 병역 혜택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유영구 KBO 총재와 강승규 야구협회장은 한국-일본의 결승전에 앞서 LA 모처에서 한국취재진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이 대표팀으로부터 받은 감동이 크다"면서 "군 미필 선수들의 병역 혜택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표팀에서 군 미필 선수는 추신수와 박기혁 최정 임태훈 4명이다. ○…유명한 야구광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WBC 조편성 '음모론'을 제기했다. 카스트로는 쿠바가 WBC 4강 진출에 실패한 뒤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쿠바를 한국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한 것은 문제가 많다"고 불평하며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쿠바를 탈락시키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스트로는 "우리가 왜 샌디에이고로 가 한국 일본과 싸워야하는가. 우리는 분명히 중남미 국가이고. 마이애미에서 (2라운드) 경기를 치렀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대표팀 좌완 우쓰미 데쓰야가 이용규의 사구 논란에 대해 사과를 표했다. 김성한 대표팀 수석 코치는 23일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젯밤 호텔 로비에서 우쓰미를 만났는데 손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우리말로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용규는 지난 19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일본전에서 우쓰미의 공에 머리 뒷부분을 맞고 쓰러졌었다. ○…결승전에 앞선 식전 행사엔 16개국 국기가 교항악단의 장엄한 음악에 맞춰 다저스타디움에 나란히 들어섰다. 태극기와 일장기가 앞에 나왔고 필드에서 폭죽이 터지자 관중들은 함성을 터트렸다. 이어 1회 WBC 우승 감독인 일본의 오 사다하루가 3루 라인에 도열한 일본팀 하라 감독 또 1루 라인의 한국팀 김인식 감독과 악수를 나눴다. ○…야구 대표팀은 24일 오후3시50분에 출발해 일본 도쿄를 거쳐 2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일본항공(JAL) 전세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직항이 안되고 일본을 경유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의 WBC 결승전이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주최측은 이날 총 5만4846명이 다저스타디움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대회 총 누적관중 수는 80만1408명으로 기록됐다. 다저스타디움=원용석 기자 *결승전에 앞서 한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이 도열한 가운데 다저 스타디움 위로 오색 색종이가 휘날리고 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입장하는 한국대표팀. *태극기 문양으로 온몸을 치장한 한인팬의 모습. *파란도깨회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09 WBC 특집 바로가기] '가자! 결승으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보여주는 야구 대표팀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세요!
2009.03.23. 23:47
○…연장 10회 말 정근우 선수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자 3만5000여명의 한인 관중들은 일제히 안타까운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나 곧 "잘했다"를 외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팀을 격려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한 한인은 "비록 숙적 일본에 졌지만 한국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또 기회가 올 것"이라고 발길을 돌렸다. ○…23일 LA다저스타디움은 온통 파란색 물결. 한인응원단이 파란색 디셔츠와 모자로 복장을 통일한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무국측도 파란색 수건을 제작 입장하는 관중들에게 나눠줬다. 머리까지 파란색으로 염색한 한 열성 한인은 "다저스타디움이 마치 한국팀의 홈구장 같다"고 한마디. ○…1960년대 독일로 간호사 취업을 떠났던 재독 한인동포들도 감격스러운 응원전을 펼쳤다. 총 38명이 미국 관광길에 나섰다 결승전 소식을 접하고 일정을 조정해 LA로 온 것. 하지만 대부분이 60~70대인 이들은 시차 등으로 인해 6명만 경기장을 찾았고 아쉽지만 나머지는 숙소인 가든스위트 호텔에서 단체 응원으로 대신. ○…이날 다저스타디움에는 5만4800여명이 입장 WBC 신기록을 세웠다. 2라운드 총 입장객이 14만여명의 30% 이상이 이날 입장한 셈. 이날 한인은 3만5000여명으로 추산돼 일본 응원단보다 3~4배 많았다. 한인 응원단은 1루쪽 덕아웃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대형 태극기 등을 흔들며 열렬한 응원전을 벌였으며 한국팀 공격 순서에 흥겨운 한국가요가 나오면 한목소리로 따라 부르며 열광했다. ○…'튀어야 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이 열린 다저스태이움엔 다양한 응원 의상이 등장해 눈길. 온누리 교회 청년부 소속 17명은 앞뒤로 태극기가 그려진 셔츠를 맞춰 입고 열띤 응원을 벌였다. ○… 결승전이 월요일 오후 6시에 열려 많은 '넥타이 부대'도 등장해 눈길. 직장 동료들과 퇴근 후 야구장을 찾은 이정훈(32.LA)씨는 "퇴근과 동시에 야구장으로 와 제대로 응원도구를 챙기지 못했다. 그나마 넥타이를 파란색으로 하고 와 다행"이라며 안도하기도. ○…3대2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9회말 1아웃 김현수와 김태균이 연속 포볼로 1 2루 찬스를 만든뒤 이범호가 극적인 동점타를 터뜨리자 관중석은 마치 한국팀이 우승한듯 환호성을 질렀다. 신승우.곽재민 기자
2009.03.23. 23:46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취재하면서 한가지 분명하게 느낀 점이 있다면 미국 언론의 한국야구에 대한 뜨거워진 관심이다. 23일 한국과 일본의 결승을 앞두고도 미국언론에서 무려 5명이 기자에게 연신 한국야구에 대해 물었다. 뉴욕 타임스의 잭 커리 야구기자 윌리엄 로든 스포츠 칼럼니스트 LA 타임스의 케빈 박스터 야구 전문기자등이 줄기차게 묻고 또 물었다. "한국에는 프로팀이 몇개 있는가" "누가 촉망받는 선수들인가" "최고 스타는 누구인가" "한국야구는 언제 시작했나" "작년 프로야구에서 누가 MVP를 받았는가" 등의 질문이었다. 이들은 또한 한결같이 한국야구에 대해 무지했음을 인정했다. 박찬호 김병현 등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선수들 외에는 한 선수도 몰랐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의 커리는 "한국은 정말 뛰어난 야구를 한다"라며 칭찬했다. 특히 커리는 "왜 메이저리그에 한국 선수들이 더 많이 뛰지 않는 지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로든 칼럼니스트도 "솔직히 이번 대회에 나온 선수들이 누군 지 전혀 몰랐다"며 "그동안 미국에서는 일본야구가 아시아 야구의 전부인 줄 알았던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커리는 또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태균 윤석민 김광현 류현진 등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베네수엘라의 루이스 소호 감독의 말이 가장 의미심장했다. "왜 한국 메이저리거들이 더 많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는 듯 "분명 많아질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저스타디움=원용석 기자 [2009 WBC 특집 바로가기] '가자! 결승으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보여주는 야구 대표팀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세요!
2009.03.23. 22:51
LA가 들썩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이 열린 23일. 이날 한인들은 하루종일 WBC를 화제로 보냈다. 경기가 열린 LA다저스타디움을 직접 찾은 한인들은 물론 집에서 음식점에서 한인들은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한결같은 바람은 이번 대회에서만 5번째로 맞붙은 숙적 일본을 반드시 이겨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양팀은 2승2패의 팽팽한 접전을 기록해 한인들의 응원열기는 어느 때보다 더 뜨거웠다. 다저스타디움에는 3만명에 가까운 한인응원단이 대형 태극기를 앞세워 북과 꽹과리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경기장을 압도했다. 이런 응원 열기에는 중가주와 북가주는 물론 타주의 한인들도 합세했다. 이외에도 남가주 한인타운 곳곳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대한민국' 구호가 울려퍼졌다. 주점 식당 등 대형 TV가 마련된 장소에는 친구 또는 직장동료들과 모여 한마음이 돼 응원을 펼쳤다. 서기원 기자[email protected]
2009.03.23. 21:43
'Pride of Korea'. 한국 야구팀의 선전은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에게 조국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야구하면 메이저리그를 떠올리던 2세들은 한국 야구팀이 탄탄한 기본기와 짜임새 있는 팀플레이로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멕시코ㆍ베네수엘라를 차례로 연파하는 것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 핏줄'이라는 자긍심은 경기 안팎에서 뜨거운 응원으로 연결됐다. USC에 재학중인 제이 김(21)은 "한국이 야구 종주국인 미국에서 메이저리거들을 줄줄이 아웃시키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묘한 감정이 들었다"며 "단순한 기쁨이 아닌 뭔가 꽉 찬 기분이었다. 처음 느껴본 이런 감정이 모국에 대한 애국심인가"라고 말했다. 라캬냐다 고교에 재학 중인 김선민(16)은 "미국에 온 지 2년 됐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고 우리 한국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감격해 했다. 이번 기회에 한국을 알려주기 위해 2세들과 함께 한국팀 경기를 보러 온 부모들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WBC 결승전이 열린 23일. 11살 난 아들 데이비드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았던 최정식(41)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말도 서툰 아들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응원단과 함께 또렷한 발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을 보며 흐뭇했다. 최씨는 "특히 국가가 연주될 때 발음은 시원치 않지만 애국가를 따라부르는 것을 보고 오히려 내가 감동했다"고 대견해 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아들 저스틴(14)과 함께 다저스 구장을 찾은 이우식(55)씨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한 번 경기를 보는 게 한국에 관해 백번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이전에는 한국 이야기를 하면 지루한 표정이 역력했는데 앞으로는 축구나 야구 등 스포츠 이야기를 통해 한국을 조금씩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최상태 기자
2009.03.23. 21:39
"대~한민국" 함성이 LA밤하늘을 뒤덮었다. 한국응원이 미국의 명문 구단 다저스에서 이렇게 울려 퍼진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미국에서 태어난 5살된 꼬마도 70살이 넘은 할아버지도 한마음으로 조국의 이름 '대~한민국'을 힘차게 소리쳤다. 미국 응원이라는 것은 경기장측이 가끔 음악을 틀며 응원을 유도하고 관중들은 그저 선수의 이름을 산발적으로 부르면서 응원하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이번 WBC 한국응원단의 태극 응원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에서 기존의 응원문화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북을 치는 리더의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박수를 치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은 상대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충분했고 상대 응원단은 기를 펴지 못했다. 게다가 태극 응원은 경기 초반부터 경기 끝까지 울려퍼지는 강한 지구력까지 겸비했다. 주변에 앉은 외국인들이 그 체력과 열정에 혀를 내두를 정도. '짝짝 짝 짝짝' 수만 명이 동시에 치는 태극 박수에는 '중독성'마저 있다. 그 중독성은 상대팀 응원단도 흥얼거리게 만드는 위력을 갖고 있었다. 일부 외국인은 어쩡정한 발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을 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정도면 WBC가 내건 '야구가 공용어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대~한민국이 공용어입니다'로 바꿔야 할 판이다. 확실히 대한민국의 응원은 재미있고 신나고 열정적이고 감격적이다. 똘똘 뭉치는 효과는 월드챔피언급이 확실하다. 신승우 기자
2009.03.23. 21:38
전세계 한국인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다. 힘들고 주저앉을 것 같아도 기회는 있고 그 기회를 잘 활용하면 점수를 낼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귀중한 진리를 태극 야구가 가르쳐 줬다. 경기 침체에 시름하던 한인들은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치면서 각종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렸다. 남녀노소가 하나되는 감격이 뒤따랐다. 자영업자 최종협(56)씨는 "올들어 업소 매상이 확 줄어 마음이 침통했는데 승리 소식을 들으며 이를 떨쳐버렸다"며 "어려운 시기에 희망과 기쁨을 준 이 선수들이 진정한 우리들의 영웅"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주부 김서영(40)씨는 "경기도 안 좋고 세상 살기가 힘들었는데 선수들 덕분에 가족들이 정말 오랜만에 웃었다"며 "주위에서도 한국팀 응원하느라 신바람이 났었다"고 말했다. 특히 장신의 메이저리거들과 조금도 위축됨 없이 당당하게 경기를 펼치던 한국팀을 보며 한인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던 베네수엘라를 대파하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던 날 LA는 들썩거렸고 한국민들은 열띤 환호를 보냈다. 유학생 김민석씨는 "기숙사에서 친구들이 '코리아가 베네수엘라를 이겼냐'고 연신 물어와 자랑스러웠다"며 "이젠 한국을 모르던 미국인들도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본다"고 말했다. 자부심 상승효과는 매출로 이어졌다. 오랜 부진에 시달리던 한인업소들도 WBC기간 동안 '반짝 경기'를 타며 오랜만에 대박의 기쁨을 맛보았다. 대형TV를 갖춘 식당들은 야구 중계가 있는 날이면 북새통을 이뤘고 티켓판매와 교통편을 연계한 관광상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또 파란도깨비가 뜨면서 의류업계도 모처럼 수십 만장의 티셔츠를 찍어댔다. 한인들이 하나의 일체감을 느끼며 똘똘 뭉친 것도 큰 수확이었다. 평소 지역적으로 흩어져 있는 한인들이 경기날 만큼은 태극기를 흔들며 '파란 물결'을 이루는 것은 보기만 해도 장관이었다. 특히 관중석을 뒤덮은 대형 태극기의 물결과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의 함성은 '하나의 민족'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감격의 울림이었다. 최상태 기자
2009.03.23. 21:35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LA 다저스를 포함한 일부 구단의 '자선 강요'에 불만을 드러냈다. 선수노조는 최근 자선납부를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LA 다저스에 대해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저스는 최근 거액의 입단 계약을 하는 선수들에게 자선 단체인 '다저스 드림 파운데이션'에 일정 금액을 기부할 것을 의무화했다. 최근 다저스와 2년 4500만 달러의 계약을 한 매니 라미레스는 울며 겨자먹기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다저스 구단주 프랭크 매코트는 20일 "앞으로 다저스와 계약하는 선수들은 모두 빈 칸(개인수표를 의미함)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매코트 구단주는 "메이저리거들의 수입은 엄청나다"며 "얼마를 기부하라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선수노조 자문 마이클 와이너는 "선수들은 스스로 기부할 단체를 결정할 자유가 있으며 노사협약에 따르면 구단은 계약에 따른 기부를 요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메이저리그의 노사담당 부사장 롭 멘프레드는 "1차적으로 구단과 선수 개인이 개별적으로 합의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선수노조가 자선 행위에 대해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매코트 구단주도 선수노조의 반발 소식에 대해 "이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선수들이 자신을 성원해주는 지역사회에 보답하는 선행에 불만을 갖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당혹스러움을 표시했다. [2009 WBC 특집 바로가기] '가자! 결승으로!' 한국 야구의 저력을 보여주는 야구 대표팀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세요!
2009.03.23. 21:22
세계적 금융위기의 악재 속에 무산 위기에 놓였던 경기도 안산시의 국내 첫 돔구장 건설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안산시는 문화복합 돔구장과 관련한 용역 결과 3만석 규모의 돔구장과 구청사 상업시설 주상복합아파트를 동시에 건립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시의 이런 결정 배경에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성적으로 돔구장 건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시는 2013년 WBC 대회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시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용역 결과를 최종 납품받고 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4월) 사업자 공모(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10월) 특수목적법인 설립(11월)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돔구장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안산시가 계획한 문화복합돔구장은 현재 공터로 남아 있는 초지동 안산종합운동장 바로 옆 시가화 예정부지 36만㎡ 가운데 19만7천㎡에 들어선다. 돔구장은 이 중 6만㎡에 연면적 15만㎡(3만석 또는 3만2천석) 규모로 건립되고 1만5천㎡에는 연면적 2만8천㎡ 규모의 공공청사 건물이 들어서 단원구와 보건소가 입주하며 초등학교와 공원도 함께 들어선다. 돔구장 사업자는 단지 안에 최고 59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9개 동 2700가구와 백화점 등 6만3천㎡ 규모의 상업시설을 건립하게 된다. 돔구장을 포함한 복합단지 개발에는 총 1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용역 보고서는 3.3㎡당 아파트 분양가가 1100만원 공사비가 380만원 소요된다고 가정할 경우 3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설하면 157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며 분양가가 1200만원으로 오르면 657억~887억원의 이익을 예상했다. 시는 돔구장 건설 후 프로야구단은 물론 각종 콘서트와 전시회 광고 임대 등을 적극 유치할 경우 건설 후 5년이면 운영 수지를 흑자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당초 2007년 현대컨소시엄과 돔구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관련법 저촉 등 악재로 양해각서를 공식 파기했다. 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가 설립한 공기업인 안산도시개발과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돔구장이 건설되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최단기간 내 흑자운영을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이웃나라 일본은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에 6개의 돔구장을 보유하고 있다.
2009.03.23. 21:19
'야구 종주국' 미국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체면을 구겼다. 미국은 22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WBC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4-9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1회 대회에서도 준결승에 오르지 못한 데 이어 이날도 엉성한 플레이를 남발하며 대표팀은 팬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의 결승 진출 실패는 이미 예정된 결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대회 전부터 마크 테셰이라(뉴욕 양키스).로이 할러데이(토론토) 등 정상급 선수들은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다. 선수들은 WBC를 정규리그를 시작하기 전 시범경기 정도로 여겼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소속팀 선수들이 혹시나 부상을 당할까 염려해 사사건건 개입하기도 했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본이 미국 선수들의 습성을 파악하고 타자마다 수비 위치를 바꾼 데 비해 미국은 선수들의 개인 능력만을 믿고 그대로 밀어부쳤다. 전원이 메이저리거였지만 모래알 같은 조직력에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는 경기 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미국은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푸에르토리코에게 1-11로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베네수엘라에게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 1패 씩을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치퍼 존스(애틀랜타).더스틴 페드로이아(보스턴) 등 주축 선수들은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제외되며 분위기마저 어수선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미국은 일본을 상대로 3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최고의 유격수라는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는 어이없는 송구 실책을 범했고 8회 나카지마의 안타 때는 우익수 애덤 던(워싱턴) 타구를 따라가다 갑자기 제자리에 주저앉기도 했다. 경기 내용에 크게 실망한 팬들은 9회 선두타자로 나선 지터에게 거친 욕설을 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한편 2회 WBC는 한일전의 흥행 성공으로 1회 WBC 관중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날 미국-일본전에 4만3630명이 경기장을 찾아 총 관중은 74만6562명을 기록 지난대회의 73만7112명을 돌파했다. 지난 6일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한일전에는 4만5640명이 경기장을 메워 대회 최다관중을 기록하는 등 한일전은 대회 최고의 노른자위였다. 오명철 기자
2009.03.23. 21:18
“WBC 한국팀의 결승전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어요” 23일 결승전 티켓 구입하러 온 고객 중 이날 가장 비싼 티켓을 구입한 장본인은 챔피온 골프 프레드 최 헤드 프로다. 최 프로는 이날 250달러짜리 티켓 11장을 구입했다. 총액은 무려 2750달러. 평소 친하게 지내는 OB베어 이희수 사장 가족 및 최프로 가족, 직원 등 11명이 함께 한국야구팀의 역사적인 순간을 장식할 결승전 현장에 함께 있기 위해서 거액을 투자했다. 최 프로가 뽑은 이번 대회 최고 선수는 4번타자 김태균 선수. “장타를 치면서 걸음이 느린 것에서 김태균 선수의 자신감이 묻어나온다”며 “안타를 치고도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재미로 본다”고 자신 나름의 묘미를 설명했다. 최프로가 예상하는 이번 결승전 점수는 3대1로 아슬아슬한 승리다. 벤치의 다양한 작전과 세밀한 주루 플레이 및 수비로 결승까지 올라온 일본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유다. 그래도 한국팀의 WBC 결승 축포는 분명히 터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석패하더라도 결승까지 올라와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팀을 위해 뜨거운 박수로 격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은영 기자
2009.03.23. 21:18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야구는 해방 이후 18년 만인 1963년 서울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일본을 눌렀다. 결승에서 4번타자 김응용의 120m짜리 중월 2점홈런 포함 3타점 원맨쇼에 3-0 완승을 거두며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한국야구는 일본을 넘자 세계로 눈을 돌렸다. 한국이 처음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1977년 니콰라과 수퍼월드컵 대회. 한국은 결승리그에서 니콰라과.콜롬비아.푸에르토리코.일본을 누르고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982년 세계 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나온 김재박의 개구리번트에 이은 한대화의 역전 3점홈런은 지금도 야구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영광과 환희의 순간이다. 90년대 한국야구는 국제대회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으나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깨졌다. 박찬호.서재응으로 구성된 '드림팀'은 6연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일본을 넘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3.4위전 8회 나온 이승엽의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일본을 3-1로 물리쳤다. 일본만 만나면 한국은 더욱 강해졌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은 일본을 연파하고 4강에 올랐다. 하지만 비상식적인 대진 탓에 준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에 패하며 4강에 만족해야 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무적의 팀이었다. 9전 전승 우승 신화를 쓰며 한국스포츠 남자 구기종목 사상 첫 금메달의 기쁨을 전국민에 전했다. 2회 WBC 대표팀은 세계 야구지도를 바꿨다. 1회 대회 우승팀 일본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결승까지 오르자 한국야구를 보는 세계의 시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한국은 2회 WBC 대표팀에 빅리거라고는 추신수(클리블랜드)단 한 명 뿐이다. 일본 프로야구로 시선을 넓혀도 임창용(야쿠르트)만이 '해외파'다. 그럼에도 한국은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중미의 강국들까지 연파했다. 지난 21일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2-10으로 대패한 베네수엘라의 루이스 소호 감독은 "왜 한국에는 메이저리거가 많지 않은가"라며 의아해 한 것에서 '팀 코리아'의 높아진 위상을 체감할 수 있다.
2009.03.23.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