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Review - 워터 포 엘리펀트 (Water For Elephant)] 30년대 유랑 서커스 단원들의 사랑과 배신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있던 1930년대 기차를 타고 북미 대륙 전체를 떠돌며 발길 닿는 곳에 텐트를 치고 묘기를 펼치던 유랑 서커스단의 사연이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펼쳐진다.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출연: 로버트 패틴슨, 리즈 위더스푼, 크리스토프 왈츠 장르: 로맨스, 드라마 등급: PG-13 그 안에는 사랑과 우정이 있고 폭력과 배신도 있다. 그리고 동물과 사람의 아름다운 교감도 있다. 영화 '워터 포 엘리펀트(Water For Elephant)'가 담고 있는 이야기다. 영화는 노년의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된다. 코넬대 수의학과 학생이던 제이콥(로버트 패틴슨)은 졸업 직전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으며 졸지에 거리에 나앉는 신세가 된다. 정처없이 걷다 무작정 올라탄 기차가 유명 서커스단의 보금자리란 사실을 알게 된 제이콥은 이들과 합류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전공을 살려 동물들을 보살피고 트레이닝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 거기서 제이콥은 서커스의 히로인이자 단장 오거스트(크리스토프 왈츠)의 부인인 말레나(리즈 위더스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변덕스럽고 폭력적인 남편 오거스트에 지쳐 있던 말레나 역시 함께 코끼리를 돌보며 특별한 우정을 나누던 제이콥의 젊고 순수한 매력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새라 그루먼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워터 포 엘리펀트'는 배우들의 매력에 기대는 바가 큰 영화다.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10대들의 절대적 우상으로 떠오른 로버트 패틴슨은 창백한 피부에 차가운 눈빛을 지녔던 뱀파이어에서 따뜻한 마음씨와 순수한 열정을 지닌 청년으로 무난히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거기에 두 아카데미 수상 배우 리즈 위더스푼과 크리스토프 왈츠가 만났다. 세 사람이 빚어내는 연기 앙상블은 환상적이다. 서로 팽팽한 긴장을 이뤘다가는 어느 순간 부드럽게 상대방에게 스며든다. 삼각 관계의 세 꼭지점을 이루는 이들은 멋진 서커스를 만들기 위한 동료로 둥근 원을 이루었다가는 한 여자를 사이에 둔 연적관계가 되어 끊어질 듯 팽팽한 일직선을 이루기도 한다. 다소 어린 로버트 패틴슨과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리즈 위더스푼은 연인이 되기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지만 스토리에 몰입해 갈수록 그럴듯한 화학작용을 이룬다. 제이콥과 말레나 사이에 사랑의 다리 역할을 하는 서커스단 코끼리 로지를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자그마한 태국 코끼리가 연기를 제법 한다. 그 재롱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